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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人의 작가가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한 평면 회화, 조각의 '얼굴' |
[미술여행=윤장섭 기자] 부산 해운대 달맞이길에 위치한 카린갤러리가 3월 16일(토)부터 5월 19일(일)까지 'Faces'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얼굴’이라는 주제를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한 8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 기획전이다.
CARIN GALLERY 'Faces'展에 참여하는 작가는 강목, 곽원, 김한나, 만욱, 손민희, 신광호, 이미정, 조현서 작가로 이들 모두는 얼굴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들이다.
사진: CARIN GALLERY, 8人 'Faces'展 전시알림 홍보용 포스터
●8人의 작가가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한 평면 회화, 조각의 '얼굴'
얼굴은 인간의 현재 상태나 감정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일곱 번째 뇌신경(안면 신경)에 의해 제어되는 사람의 얼굴에는 43개의 근육이 있어 미묘한 감정에도 반응을 한다. 따라서 ‘표정을 짓는 것’은 섬세한 움직임이자 가장 정교하고 풍부한 소통의 도구다.
8人의 작가가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한 평면 회화나 조각의 '얼굴' 은 작가들 각자 각자가 관심사를 반영하는 동시에 생각의 움직임을 여러 형태로 보여주는 전시로 하나의 표현 방법으로서 작용한다.
인류는 고대로부터 초상화를 그려왔다. 주술적의미에서부터 역사적 기록으로 그리고 감정의 표현 등 다양한 이유에서 인간의 얼굴이 그려져 왔다. 카린갤러리는 개막 전시에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이건수 감독을 모시고 "얼굴의 미술사, 왜 얼굴을 그리는가?"를 주제로 연계 프로그램인 토크쇼를 진행했다.
◉Kang Mok 강목(b.1988)
사진: 강목 Kang Mok Today 2023 Mixed media on paper 15 x 21 cm
강목의 오늘의 초상을 표현한 투데이(Today) 시리즈는 ‘영원을 향해가는 순간의 초상’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으며, 작가는 일련의 초상을 통해 연속적인 시간의 스펙트럼 속에서 다양하게 존재하는 관계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어제가 오늘이 되고, 오늘이 내일이 되는 시간의 영속성에서 관계는 찰나의 점 또는 영원한 약속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을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작가는 인간의 본질 그 자체를 포착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된 ‘본질 ’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무의식 속의 자아가 실존하는 자아를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존재 자체의 아름다움을 찾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작가는 이를 위해 자신도 모르게 행한 모든 언행과 습관들을 되 돌아보며 느낀 자아 성찰을 이미지화 하며 작품세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Kwag Won 곽원 (b.1972)
사진: 곽원 Kwag Won 바라보기2 2021 Oil on paper 21 x 30 cm
곽원은 인물의 표면적 형상을 넘어 사회적인 가면 속 숨겨진 감정을 그린다. 작가는 개인들이 사회적 규범 속에서 감정을 날것 그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을 눈 여겨 보고, 인간이 상황과 때에 따라 ‘여러 가지의 자아’로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 (Super-Ego)의 인간 내면의 삼중 구조가 존재함에 착안하여 인간의 원초아와 자아의 충돌, 현실과의 괴리감, 불안함을 표현하고자 의도적으로 이질적인 배색을 이용하여 강조하였다. 작품에 등장하는 얼굴은 작가의 무의식 속 대상과 현실에서의 인물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지는 결정체이다. 작가가 사용하는 색감 중, 파랑과 초록색은 긍정, 신뢰, 믿음의 의미와 함께 불안과 슬픔의 의미가 함께 공존한다.
◉Kim Hanna 김한나 (b.1981)
사진: 김한나 Kim Hanna 휴일 연장 목욕 2023 Oil on canvas 35 x 27 cm
김한나에게 토끼는 단순한 작업의 소재가 아닌 절친한 친구이자 작가의 내면을 지탱해 주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들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여러 에피소드를 함께 겪게 되는데,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작가 작품세계의 기반으로 자리한다.
작가의 이전 작업은 토끼와의 짧고 강렬했던 첫 만남, 의도치 않은 헤어짐 이후 서로를 그리워하며 찾아 헤매는 여정을 그린 것이었다. 때로는 위험으로부터 도망치거나 위장술을 사용해 숨는 등 험난한 모험 끝에 둘은 재회하게 된다.
어렵게 다시 만난 한나와 토끼는 뻐꾸기시계 안에 둘만의 평온한 보금자리를 만들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처럼 이들은 불안정하기에 서로를 갈구하며, 둘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안정감을 느끼는 관계이다. 작가는 이런 관계성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두려움과 불안함, 또는 함께일 때의 안정감을 한나 그리고 토끼의 시점으로 각각 나누어 관람객들에게 감정에 대한 보다 깊은 공감을 하게 만든다.
◉Manwook 만욱 (b.1975 )
사진: 만욱 Manwook 키가 달라도 같은 것을 보고 있지 2023 Acrylic on linen 73 x 91 cm
만욱의 작업은 인간과 비인간 종의 관계, 그리고 사회 구조화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작가에게 사회의 시스템이라는 것은 모두를 단어와 그 쓰임에 엮어둔 것이나 다름없었다. 예를 들어, CCTV는 보안과 감시를 위한 것이라고 통상적으로 생각하지만, 작가의 경험에 빗대 보면 CCTV가 수집한 모든 날의 행동들이 기록으로 저장(Archive)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인류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 기계와 같은 것들, 즉 인간과 비인간 종 모두를 아우르는 ‘본질’을 바라보자는 메세지를 던진다.
작품 속의 인물은 남성의 모습으로 콧수염과 함께 꽃 수영모와 수영복을 입고 있으며, 머리는 양 갈래로 땋은 채 등장한다. 이는 성별 과(Gender) 나이 그리고 사회적 위치와 규범에서 자유로운 가상의 인물이다. 이러한 상징적 인물을 통해 작가는 생각하는 바를 보다 직관적으로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MINISON 손민희 (b.1992)
사진: 손민희 Mini Son 내게도 꼬리가 있다면 2023 Oil, acrylic on canvas 130 x 162 cm
손민희는 우울과 고독을 단지 어둡고 슬픈 것이 아닌 삶의 일부로 여긴다. 더 나아가 때로는 밝기도, 또 어두워지기도 하는 변화의 감정선에서 파생되는 사유와 개인적 변화를 기록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작가는 어렸을적 동경해 왔던 만화 주인공들의 크고 반짝이는, 어쩌면 조악하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과장된 눈을 자신의 상징처럼 여긴다. 특히 눈이 반짝인다는 것은 편두통의 전조 현상 중 하나로 작가의 경험을 담고 있기도 하다.
작품속의 길게 이어진 머리카락과 신체는 연대와 연결을 상징하며 고립 속에서 또 다른 희망을 찾는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은 우울에서 마음속 한치의 걸림도 없는 아주 행복한 감정까지 넘나들며 사람들에게 보다 더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메세지를 주며 자신의 경험과 내적 성장을 그림 속에 녹여낸다.
◉Shin Kwang Ho 신광호( b.1983)
사진: 신광호 Shin Kwang Ho Untitled 2022 Oil on canvas 53 x 46 cm
신광호는 얼굴을 매개로 숨어 있는 감정들과 그 안에서 읽을 수 있는 관계성에 대한 감정을 찾고 정립하는 과정에 흥미를 느끼고, 자아에 관한 끊임없는 탐구를 한다. 특유의 독특한 회화적 언어로 정확한 묘사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색을 배제하고, 강렬한 색감과 두터운 질감(Matière)으로 그 자리를 대신한다. 이는 우리 내면에 자리한 다양한 감정들, 즉 분노, 환희, 슬픔 등이 얼굴로 솟아올라 만들어진 형상처럼 보이게 한다.
작가는 인물의 원초적 외형마저 무시하는 듯한, 성별은 물론 이목구비 마저도 구분할 수 없는 왜곡된 결과물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다양한 감정 변화를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Lee Mijung 이미정 (b.1988)
사진: 이미정 Lee Mijung Autonomous Feature(s)_01_Yellow wig and pearl necklace 2023 Acrylic on canvas 65 x 91 cm
이미정은 자신의 삶에서 흥미롭게 다가온 경험에 착안해 작품으로 옮긴다. 또한 자신의 삶과 교차하는 동시대의 이미지들을 관찰하며, 이에 내재되어 있는 보편가치를 독해해 나간다. 대표적으로는 동시대 주거 환경 이미지를 토대로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장식과 사물의 이미지를 자신의 조형 언어로 번역한 작업을 살펴볼 수 있다.
공간의 구성에도 유행이 존재하고, 이러한 유행을 통해 점점 더 유사해지는 공통의 풍경에 흥미를 느낀 작가는 ‘전형적인 이미지들을 새롭게 감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작가는 웹에서 수집한 각기 다른 인물들의 이목구비 사진을 수집 후, 고정적인 미의 기준과 다르게 작동하는 얼굴 이미지를 제작한다. 작가는 사진에서 트레이싱(Tracing)한 라인으로 이목구비를 표현하며, 불규칙한 재구성과 색을 이용하여 시각적 교란을 의도한다.
화면 위에서 파편적으로 존재하는 검은색의 라인들은 특정한 생김새를 재현하는 동시에 신체의 부분, 사물의 이미지 등으로도 읽히기도 한다. 이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품을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방향성의 열린 결말을 제시하는 것으로 얼굴을 이미지로써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Cho Hyunseo 조현서 (b.1961)
사진: 조현서 Cho Hyunseo We are 2006-22 Machine drawing on canvas 160 x 140 cm
조현서의 작품은 세대 간의 관계 변화와 감정을 사랑이라는 화두로 풀어냄과 동시에 유머러스(Humorous) 한 표정과 생동감 넘치는 장면들을 작품들로 담아낸다. 관계 안에서의 정체성은 상황과 환경에 따라 그 자리가 또는 역할이 달라진다.
작가는 가족과 사회, 자신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극복하는 순간을 포착하여 보다 익살스럽게 표현한다. 극복의 과정은 힘들지라도 모두가 승리한다는 희 망 적 인 메시지의 위 트 있 는 표 현 이다.
얼굴과 몸짓은 언어적 설명 없이도 그 자체만으로 소통의 도구가 되며 레이어처럼 쌓여 가는 감정을 머신 드로잉(Machine Drawing) 기법을 통해 극복해 나간다. Machine Drawing이라는 기법은 재봉틀을 작업의 도구, 실을 소재로 삼아 실의 굵기와 재봉틀의 속도 등을 조절하며 만들어낸 다양한 바느질 선으로 대 상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작가는 더 나아가 표정과 제스처 등의 동세를 살리기 위해 Fashion Draping을 응용한 방법으로 재단한 조각들을 덧붙여 나가며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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