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와이프를 설득하고 설득하여, 드디어 올해 처음 캠핑을 갔습니다.
캠핑 7년차, 작년에 늦 장가를 가는 바람에 가을 이후 캠핑갈 일이 점점 줄어들다
올겨울엔 그냥 못가고 쉬어 버렸지요. 4개월만에 꾸려보는 짐
그동안 장만한 장비들을 써볼 요량으로 살짝 들뜬 마음과 함께 가까운 축령산으로 향했습니다. 와이프랑 둘이서..
자리잡은 데크 건너편 이웃 6m*6m데크에, 요즘 후기에 많이 올라오는 초록색'힐레버그 알타이쉘터'가 멋들어지게
설치되어 있더군요. 고가의 등산스틱이 사방을 둘러서,,, 쉘터 주변엔 여러개의 알파인텐트가 둘러싸 있고요.
10여 명, 3-4팀이 함께 오신듯 합니다.
장비며 복장이며 다양한 연령대이며, 언듯 보기에도 비박내지는 캠핑동호회 분들 같았습니다.
저는 주로 휴양림을 많이 다니는데. 휴양림에서 이런 그룹을 만나는건 처음인 듯 합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일이 점점 생기더라고요..
소음..
오후부터 쉘터에서 술자리가 시작되었는지,
왁자지걸, 소음이 커지더라고요..
다른 데크는 대부분 가족단위로 조용했지만... "오직 힐레버그 쉘터에서만,,,"
가장 좋은 장비를 가진, 가장 '매니아'같이 보이던 그룹이 가장 '왁자지껄'하더랍니다.
뭐 좋게 넘겼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 야외에서 보고, 술한잔 하니, 좀 떠들수도 있겠거니..
설마 밤에는 다들 잘텐데 시끄럽게는 안하겠지...
그런데 그중 한분이 음악을 트시던군요.
좋은 스피커를 자랑하듯 마음껏 볼륨을 높여...
정말 참을수가 없어서...'이건 아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웃는 얼굴과 공손한 말투로 무장하고.
다가섰습니다.
'죄송한데요. 옆에 가족이랑 온 사람입니다. 이 곳분들이 다 이 음악 듣고 싶은신건 아닐테니
조금만 볼륨을 줄여주십시요'
약간 멍한듯, 아님 어이 없는듯 잠시 침묵이 흐르곤,
다소 퉁명스럽게 답이 돌아왔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었으니..... (돌아가세요)'
제가 올해로 나이가 40입니다. 아직 많이 젊지요.
그 그룹 분들중 제일 어리신분이 저랑 연배가 비슷해 보였습니다.
긴 백발은 묶고, 수염까지 기르신 정말 산악인 같이 보이는 50대가 훌쩍 넘어보이는 어르신도 계시고,
더 이상 긴 이야기 안하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면서 내가 왜 '죄송하다고' 겸손하게 이야기 했을까 후회 되더군요.
등뒤로 '또 놀러오세요'라는 비아냥스러운 이야기가 슬쩍 들립니다.
(용기없는 놈. 앞에서 이야기 할땐 못하고..)
다행이 더이상 음악은 커지지 않았습니다.
데크로 돌아와 의자에 앉아 잠깐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텐트며 장비며, 복장은 에베레스트나, 적어도 강원도 두메산골 오지에서 비박을 즐길만 포스인데,
왜 단촐하게 조용함을 즐기는 휴양림에 와서 이렇게 놀까. 여기가 유원지도 아니고...'
한마디로 장비가 아깝더군요...
다음날 아침 와이프랑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가벼운 등산을 할 요량으로 나섰습니다.
2-3시간 산행후 점심때 돌아왔지요..
힐레버그를 슬쩍 보았습니다.
쉘터를 둘르고 있는 LEKI며 등등 고가의 등산 스틱들...
고대로 쉘터를 받치고만 있더구요... 등산용도가 아닌가 봅니다..
이곳 카페 많은 분들이 오시니 혹시 지난주말 3/3-4일 축령산에 힐레버그 알타이 가지고 오신 팀분들이
이글 보셨으면 좋겠네요.
'가지고 다니시는 장비가 부끄럽습니다. 다음번엔 관광버스 타고 유원지 같은데 가셔셔 음악트시고 시끌벅적 노세요'
오지회원분들은 이런 분들 아니시라 믿고,
소모적인 감정대립보단 진정한 캠핑에 대한 논의가 어떨까 하고 '자유게시글' 하나 적어 봅니다.
첫댓글 ㅠㅠ....
무엇이 우선인지... 참... 모르고 사시는 분들이 있는것 같아요...
장비에 앞서 마음을 장만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이분들이 이글 읽고 깨우치길 같이 바랄께요....
사람은 기본만 하면 되는겁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기본이라는 단어가 퇴색되어지는거 같습니다.
기본이라는 기준이 어디일까요
그런분들 많이 계시는데 처음 보셨군요. 얼굴 찌푸리게 만드는 때빙족들 때문에 문제죠. 사람이 모이게되면 시끄러워 지는것은 당연지사. 혼자 다닙니다. 남 의식할 필요없이 자고싶으면 자고 걷고 싶으면 걷고. 가끔 쏠캠이 외롭긴 하지만 혼자 오시는 분들 덕에 일면식도 없는 분들과 한잔하는 기분은 묘하지요.
캠핑 다니다보면 그런 모습들 간혹 보이죠. 그래서 오지로 떠나시는 분들이 늘어나는건 아닌지... 고가 스틱이나 장비 자체를 나무랄건 아니죠. 계속 잘 사용하다 그날은 그냥 쉴려고 오셨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할텐데.. 저도 그 음악소리만 좀 줄여줬으면 하고 생각할때가 많더군요.
알타리가 어디가나 문제군요 저도 지난주 산으로 다녀왔는데
알타리 떡하니 설치해두고 맨땅에 불질하고 계곡에서 설거지하고 노래부르고 아주 쌩쑈를 하더군요
어디가서 백패킹 한다고 자랑 아닌 자랑하면서 다닐텐데 챙피한줄 알았음 싶네요
웃고 떠들고 음악 듣고 정 말 좋은 풍경입니다...인생 뭐 있습니까? 즐기며 사는것이지요~^^ㅎ ㅎ ㅏ ㅎ 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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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 야지요~ 노래방을 가시던가 ㅡ,.ㅡ
정말 민폐를 끼치는분들 넘 많더군요..그 분들의 꼬라지가 그러지 하고 넘어 가고 참아야 하지요.
저도 가끔 경험하는 연출입니다.
캠핑장에서 새벽 3시까지 떠들고 싸우길래(처제랑, 와이프랑, 형부인듯)
옆에 텐트 노부부가 "조금 조용하시고 이제 주무시죠" 했더니
형부란 작자 하는말 "조용히 일찍 잘꺼면 왜 야외에 나온거야?' 이러는 겁니다.
얀간업소 다니는지 새벽 3시가 일찍이면...
암튼 스트레스 풀러 갔다가
되려 받고 오는 경우가 요즘 종종 생깁니다.
얼마전에 연인산 휴양림에 갔을 때에는 화로대에다 불질을 심하게 하더군요.
덕분에 연기를 실컷 마시고 왔습니다..
휴양림에서는 아무래도 조용히 쉴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에휴..ㅠ.ㅠ
참으로 서글픈 생각입니다~~에효
왠지 저도 창피해지는데요...
차니화니님... 그땐 더 시끄러운 팀이 옆에 있었잖아요.....ㅎㅎㅎ
이곳은 본래 이런 글들이 올라오는 곳 맞지요?....ㅎㅎㅎ
내용은 스트레스 받은 이야기인데.... 마지막 멘트가 너무 맘에 듭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동료랑 둘이서 용인자연휴양림 갔다가 술취한 동료가 말려도 자제하지 못하고
계속 떠들기에 바로 콜택시 불러서 짐 챙겨서 보낸 적이 있답니다... 이건 너무 까칠한건가요???
하지만 다음날 아침 그곳에서 아는 사람 만났더니...그분 曰 "어제 이곳에서 누군가 엄청 시끄럽던데?"....ㅎㅎㅎ
동감합니다..저부터 더욱 삼가고 조심해야겠습니다. 조용한 캠핑..진정 휴식으로서의 캠핑이 자리잡길 간절히 기대해봅니다.
몽땅 힐레에 돌돌말아서 공구하신 우드스토브에 넣어버리지 그러셨어요?
스피커는 팩박는데 쓰시구요....ㅎㅎ
ㅎㅎㅎ.....해학이 넘칩니다~!!!
뉴우공님.글이 말보다 무섭습니다.거기계셨던 분들이 뉴우공님보다 연배가 한참 위이십니다.
그런분들을 힐레에 돌돌말아 어디에 넣는다구요?
연배와 타인에게 피해주는것과는 우드스토브에 타고남은 재만큼도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네요
남의 잘못을 탓하는것은 개인의 의사표현이니 잘못된것은 없읍니다.글을 가려서 쓰셨으면 합니다.
보시기에 좀 격한 표현같지 않으신가요?
하지 말아야 될 일... 해서는 아니될 일...서글픈 현실...ㅠㅠ
저도 지방에서 팀으로 비박을 갑니다. 물론 휴양림은 아니지만 대부분 산정에서 보내고 잇습니다.
한번쯤 되돌아 보며 반성도 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희 카페도 이글을 올려서 잠시나마 되돌아 볼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남에게 피해가 가면 안되겠지요.
단체로 행동허면 꼭 문제가 발생하죠...
허나 서로를 이해 못해주는 이기주의적인 맘이 더 큰문제가 될수도 있습니다~
내가하는 행동은 맞고 타인의 행동은 틀렸고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중요할듯 합니다
아마 알타이팀도 이글을 보았다면 향후 기본에 대한 자세를 지킬거라 믿습니다~
좋은 캠핑문화를 위해 서로 노력합시다~^^
알타이... 연인산 비박지에.. 그것때문에 한번 가보고 싶어도 안갑니다..^^;
(같이 취급당할까봐)
저도 휴양림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더랬죠.옆 텐트에 묵은 커플인데 밤새 음악을 틀어놓더군요 .처음엔 연인끼리 기분내나싶어 시간이 지나면 어련히 끌까 싶어 참았지요.어느 순간 음악소리가 안나길래 이제 자려나 싶어 안도했겄만 이번엔 큰 볼륨으로 영화를 보며 희희낙거리는겁니다.그때가 새벽 한시쯤이고 주변에는 모두 조용히 잠드는분위기인지라 옆 텐트에 다가가서 소리좀 줄여달라고 부탁하니 다행히 바로 끄시더군요...매너있는 캠핑문화가 빨리 정착되었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