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먹는 생선회의 맛은 정말 유별나다. 다른 음식에 비해 다소 값이 비싼 게 흠이지만 말이다. 얼마 전 '얼마나 맛있기에 사람이 이리도 많을까?'란 기사에 소개했던 여수 소호동의 그 횟집과 바로 이웃하고 있는 횟집을 지난 12일 찾아가봤다.
▲ 싱싱한 새조개 회
이집에서도 역시 뼈꼬시회를 주문했다. 가격대에 비해 비교적 양이 풍성하고 해산물이 다양하다. 바다를 끼고 있어서일까. 여수 횟집의 특징은 어느 곳이나 다 물이 좋다는 것이다. 싱싱하다. 초콜릿 색상이 선명한 새조개회, 향긋한 내음이 그윽한 멍게, 꾸죽과 소라 생선회,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것 없이 신선도가 뛰어나다.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에 빠져, 본 메뉴는 소 닭 보듯
▲ 뼈꼬시회
'상에 가득한 곁들이 음식을 좀 줄이면 어떨까. 그러면 회를 값싸게 먹을 수 있을 텐데.'
횟집에서 회를 먹을 때마다 하는 생각이다. 어느 횟집이나 마찬가지로 곁들이 음식은 가짓수만 많았지 별로 먹을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집은 달랐다. 나오는 음식마다 하나같이 입에 와 닿는다. 도리어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가 있다. 본 메뉴인 뼈꼬시회가 나왔는데도 힐끗 한번 쳐다보고 곁들이 음식을 먹었으니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이만하면 괜찮은 맛집이다.
▲ 해삼물회
▲ 새고막
▲ 삶은 소라
▲ 대하
전복을 닮은 오분자기는 씹히는 맛이 아주 특이하다. 대부분 제주도에서 잡히며 남획으로 생산량이 감소추세에 있다. 칼슘, 철분, 비타민B, 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오분자기는 내장으로 젓갈을 담아 먹어도 좋다.
새조개와 문어, 키조개관자 맛 또한 끝내준다. 분홍색의 개불은 아삭아삭하다. 달디 달다. "요상하게 생긴 이놈이 남자에게는 왔다라네요, 글쎄!" 멍게의 향은 상큼하다. 그 향이 입안에 오랫동안 머문다.
살이 통통 오른 삶은 소라는 살을 발라내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쫄깃한 새조개와 그릴에 구워내 온 대하, 키조개 날개 살을 넣어 끓인 떡국도 제법이다.
생선회를 시켰는데 생뚱맞은 닭발이네
▲ 화끈화끈 오도독 매꼼한 닭발
생뚱맞게도 닭발이다. "웬 닭발이야" 하고 처음에는 거들떠도 안 봤다. 생선회를 먹은 뒤 그냥 심심해서 먹어 봤더니 아차차 이게 뭐야! 웬걸, 쫀득하고 화끈한 닭발이 오도독 오도독 화끈화끈 사람 잡네. 술을 자꾸만 청하네.
우럭 대가리를 넣고 끓인 매운탕은 개운하다. 매운탕에 밥 한술 넣어 말아먹으니 속이 확 풀린다. 제대로 끓였다. 보글보글 냄비에서 끓고 있는 매운탕 또한 손이 자주 가는 걸 보면 보통 맛이 아니다. 오랜만에 매운탕의 참맛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