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나는재미있게살기로했다을 읽었다. 시내버스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여행을 하고 표정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는 가성비가 낮아 그리 좋지않다. 그냥 패키지가 아닌 배낭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이었을 수도 있다. 20 서양 연극에 생명이 15분밖에 남지 않은 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한 ‘Only 15 minutes’ 라는 작품이 있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총명했고 뛰어난 성적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 심사에서 극찬을 받았다. 이제 학위 받을 날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의 앞날은 장밋빛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건강 검진 결과 청청벽력과 같은 진단이 떨어졌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남은 시간은 단지 15분이라는 의사의 말에 그는 망연자실했다. 이 모든 상황이 거짓말 같고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는 동안 5분이 지나갔다. 이제 그에게 남아있는 인생은 10분뿐이었다. 그때 그가 누워 있는 병실에 한 통의 전보가 날아들었다. “백만장자였던 당신의 삼촌이 방금 돌아가셨습니다. 그의 재산을 상속할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속히 상속 절차를 밟아주십시오.” 그러나 죽음을 앞둔 그에게 재산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운명의 시간은 또 다시 줄어들었다. 그때 또 하나의 소식이 전해진다. “당신의 박사 학위 논문이 올해의 최우수 논문상을 받게 된 것을 알려 드립니다. 축하합니다”
그러나 이 축하 소식도 그에게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았다. 다시 절망에 빠져 한숨을 쉬고 있던 그에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왔다. 애타게 기다리던 연인으로부터 온 결혼 승낙이었다. 하지만 그 승낙 소식도 그의 시계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마침내 정해진 15분이 다 지나고 그는 숨을 거두고 만다는 내용이다. 물론 시간의 소중함을 알려주기 위한 연극의 극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게도 귀하고 소중했던 것들... 백만장자의 상속재산도, 최우수 박사 학위 논문상도, 사랑하는 연인과의 결혼 승낙도 눈앞에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는 것들일 뿐이다. 이 연극은 한 인간의 인생을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응축하여 긴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 청년의 15분 인생은 바로 우리 모두의 남은 삶의 모습을 영화의 예고편처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젊은 시절 꿈을 쫓아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 새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 지고 팽팽하던 얼굴 피부는 탄력을 잃고 주름이 고랑처럼 패여 고달픈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즈음이면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그때에 대부분 후회들을 하는데 사실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시간은 흐르는 강물과 같아서 막을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다. 그러나 이 강물을 어떻게 흘려보내느냐에 따라 시간의 가치와 질량도 달라질 수가 있다. 루시 세네카는 말했다.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을 하면서도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 한다”. 라고
한 해 한 해 흘러가는 시간을 피부로 느끼며 정말 세월은 빨리도 지나가는구나 생각해 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매사에 멈추는 법도, 또 더디게 흘러가는 법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저축하거나 남에게 빌려주거나, 빌릴 수도 없다. 또한 시간은 우리에게 무한정으로 베풀어지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길게 살아 장수한다면 고작 1세기, 100년을 살 것이다. 그 중에 1/3인 33년은 잠으로 소비하고 (8시간 수면)낭비하는 자투리 시간들을 제하고 나면 우리가 정말 효과적으로 요긴하게 사용할 시간은 100년 중에 50년도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죽을 때 후회하는 것은 1)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2)참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3)좀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라고 한다. 바울 사도는 로마의 감옥에서 에베소 교인들을 향해 “세월을 아끼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남은 시간만이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시간을 복되고 유익하게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혹시 15분이 너무하다고 생각하면 15개월 혹은 15년으로 해도 결과는 같다. 그냥 쉽게 오늘 하루가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면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을 잘 사용하는 것이 잘 사는 방법이자 또한 잘 죽는 방법이기도 하다. 85
15분은 너무 짧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가성비가 최고일 듯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15분보다는 15일정도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이니 나는 2주를 어떻게 보낼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역시 같이 하고 싶은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거나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일 듯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15일이 남았다면 매일 미식가인 사람들과는 점심을, 음악이 취미인 친지들과는 감상을 그리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는 간단한 저녁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듯하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의 먹방데이는 좋은 발상이다. 그리고 과정은 우리 것이지만 결과는 우리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좋다. 204
짐 캐리는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회계사인 아버지는 반대했고 회계를 배운다. 하지만 대공황으로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그는 생각을 바꾼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다 실직하는 것이 더 좋다고. 사실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대학진학을 했다면 우등생이 될 사람이 대신 사업을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즉 선택이 아닌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선택은 가볍게하되 자신이나 주변에 좋은 것을 고르고 대신 실행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나도 실행에 비중을 더 주는 것에 동의한다. 그리고 선택을 너무 세심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방향은 중요하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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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들고 싶다면
1장 오십이 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남의 얼굴을 벗고 나의 얼굴을 찾아야 한다; 인생을 숙제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어떤’이 중요하다; 은퇴한다는 생각에서 은퇴할 수 있는가
교수라는 꿈을 이루고 내려놓기까지; 걱정과 후회 속에 오늘을 살지 못하는 이들에게
타인에게 관대하려면 나에게 먼저 친절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찾는 이들이 많은 사람의 특징; 오십 이후를 풍성하게 하는 버킷 리스트
2장 30년 동안 3만 명의 인생을 만나며 배운 것들
‘상처’라는 열차가 지나가는 중입니다; 이혼 직전의 부부가 울게 된 까닭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들의 비밀; 감당할 수 없는 짐을 내려놓고 나서야 깨달은 것들
인생의 어려움을 대하는 태도 “풍선을 세 개나 다셨네요.”; 잘 울어야 잘 웃을 수 있는 이유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어른과 꼰대의 차이; 한 사람 안에 모든 사람이 있다
“소주는 있었잖아요.”라는 한마디; 말하는 데 돈 드나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질문
3장 인생의 파도를 즐기며 유쾌하게 사는 법
내가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이유; 랍스터에게 배운 스트레스 관리법
늦게 시작한 공부가 제일 재미있었던 까닭; 돈도 안 되는 모임을 왜 계속 만드냐고요
인생의 된장찌개와 쓴 약을 구분하는 방법; 아침마다 두뇌 헬스장에 가는 이유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는 잘 쉬어야 한다; 재미가 없어도 의미가 있으면 된다
부부 사이에 절대 하면 안 되는 말; 아이가 좋아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면; 오십 이후를 즐겁게 하는 취미 생활
4장 죽을 때까지 설레고 재미있을 수 있다면
재미있게 살겠다는 것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행복한 유년 시절이 없어도 행복한 중년 시절은 가능하다
어떤 선택을 해도 결국은 51 대 49; 내 묘비명에 적고 싶은 한 문장 “이번 생은 요기까지.”
결혼식장은 가지 못해도 장례식장은 꼭 가는 이유; 편안하고 재미있는 할아버지가 되기로 했다;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주변 사람들
에필로그: 이젠 to do list가 아닌 My favorite list를 써야 할 때; 부록: 나만의 재미 목록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