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Calgary) 曠野
벵쿠버에서 1시간 30분, 논스톱 15시간
캐나다에서 4번째로 큰 도시
몽골 후예들이 빙하기 때
알라스카를 건너와
벤프(Banff - 인디언어. 천정 뚫린 천막) 치고
말 타고 거침없이 내달리며
가슴에 부둥켜안고
자연에 순응하며 오순도순 모여 살던 터전
록키산(左로 130㎞ 右로 400㎞) 동쪽으로
질펀하게 펼쳐진 벌판
문명이란 거센 파도
개척이란 미명아래
이악한 인간들의 총부리에
도륙된 삶의 터전
록키산 동쪽 중부의 광활한 초원
150㎞로 2시간 가도 한 농장이 끝나지 않는다니
Sand Oil(沙油) 매장양이 쿠웨이트 40배
불길이 치솟는데
우리 형제들은 어디로 쫓겨나가
흩어져 살고 있는가?
‘알팔파’ 녹초가 하늘대는 초지
제멋대로 노닐며 풀을 뜯는 소떼만
한가로이 깔렸구나.
※ Send-oil : 모래에 혼재한 기름, 열처리로 모래와 기름을 분리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세계 10대 절경 중 하나 루이즈 호수
"돌아오지 않는 강" 촬영하다 발부상 당한 몬로가 5개월 치료했던 호텔
수천 년이 흐른 태고의 장소
한 인간을 위해
눈발은 날렸고
다시 수천 년의 날들을 잠재워
빙하로 덮고 기다렸구나
영험스럽도록 맑고 고결한
얼음이 흘러내려 고인 빙하호수여!
천고의 신비를 품은
에메랄드 호수여!
다시 억겁의 흐름 속에서
내 몸은
무엇으로 태어날까
다시 천 년 후
사랑하는 당신 곁에
다소곳이 피어날
한 송이 에델바이스
어머니 빅토리아 여왕과
공주 루이스의 정겨운 대화는
물결 따라 속삭이며
오늘도 반짝이며 흐르는데
엘크와 불곰, 흑곰 들이 목축이고
늑대와 독수리가 다녀간
생명의 젖줄
오늘은
우리가 영혼을 적시러 왔노라.
록키산맥(Rocky Mountains)
험준하게 깎아지른 신비한 산
끝없이 펼쳐진 침엽수 바다
수없는 호수를 안고
은은한 옥색으로 빛나는 만년설의 빙하
덩치 큰 야생동물들이 활보하고
3천 미터 이상의 봉우리만 수십 개 거느린 산
겨울이면 영하 40~50℃
천지가 숨죽이고 있을 때도
휘몰아치는 찬바람을 안아 되돌리는
천년의 방풍벽 록키산 (wind far area)
신묘한 자연의 변화 현장
세계인구 3% 정도만 다녀간다네
3,917m 산꼭대기에서 굴러 내린
조개껍질 화석(化石)은
습곡활동에 의해 솟아올라
몇 번의 빙하기를 거치며
빙하의 침식으로 다듬어진 해저(海底)가
융기하여 만들어진 록키산맥
2,700m까지가 나무 성장의 한계선
쭉쭉 뻗은 삼나무가 무성하고
옥색을 담고 계곡으로 흐르는 물줄기
보우강을 이루어 대서양까지 7,000 km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
엄청난 자연의 조화는
또, 우리에게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가?
벤프(Banff) 국립공원
2,495m의 높이에 서있는 전망대를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인디언어로 ‘천막’이란 공원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분지
저 속에서 이루어진 수천 년의 역사
상상의 날개 속에 삶의 숨결 아련하다
오늘같이 청명한 날엔
건넛산 2,776m 캐슬마운티 산자락에
이름 없이 살다 가는 들꽃들의
마음 여는 소리도 들리고
즐비하게 깔린 천막 앞 뜨락에
잠깐 머물다 가는 인디언의 함성도 들리고
여기서는 상상과 감성만이 조화되고
기우제를 올리는 인디언이 되었다가
한 마리의 독수리가 되었다가
말을 타고 달려가는 전사가 되었다가
날아가는 화살이 되면 그만이다
발아래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
침엽수 가슴을 풀어헤치고 들리는
애절한 소리가 왜 눈물인지는 모르지만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초혼(招魂)하여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떠나보내는
인디언 여인의 진혼곡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바닥없는 바닥에 풍선을 타고
아예 내가 없는 날이다.
보우강 폭포 (Bow falls)
수천 년의 세월을 흘려보내고
빙하가 다 녹을 때까지
또 얼마나 흐를 것인가
록키에서 발원하여
캘거리를 감싸고
대서양까지 7,000㎞
숱한 밀어를 싣고 흐르는데
또 다시 지구에
제2의 빙하기가 온다니
그때는 예 와서 볼 수는 있을까
세기의 연인 마르린 먼로가
매혹적인 몸매로
세계인의 넋을 빼내간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지
바탕을 벗어나면 앙상한 뼈대일 뿐
생각은 제각각 가쁜 숨 몰아쉬며
어깨동무 얼싸안고 서로를 다독인다
우리가 여기를 다시 올 수 있겠냐고
하얗게 하얗게 쏟아지는 물보라
손잡고 바라보며
파뿌리 되도록 살면서
흐르기를 멈춘 살아있는 물이 되자고
만년설 등에 업고
나뭇잎을 띄운다.
"돌아오는 강"이 되자고.
미네완카호수(Lake Minewanka)
벤프 국립공원 안에서
가장 큰 호수
길이 44㎞ 너비가 23㎞
짙은 옥색으로 얼굴을 내민다
버스가 서자마자
40여명을 토해낸다
순식간에 촬영장으로 변한다
태고의 신비를 품고
남실대는 에메랄드 빛 물빛을 담아가려
저렇게
환한 얼굴과 경이의 눈빛이려니
손을 담그니 손가락이 시리다
속인들의 범접을 막으려는
호수의 몸짓인가
호수 끝에 울창한 삼나무 숲
숲 뒤로 회색빛 바위산
그 위로 구름이 흐르는 하늘
문득 호수를 바라보니
경이로운 풍경이
거꾸로 물속에 떠오르네.
영혼의 호수여 !
신비의 호수여 !
* 미네완카(인디언어 "죽은 자의 영혼이 만나는 곳"이란 뜻)
나이아가라폭포(Niagara falls)
-이리호수에서 온타리오호수로 흐르는 강
고우트섬에서 캐나다쪽은 높이 48m 너비 900m
미국쪽으론 높이 50m 너비 305m
1초당 2,830톤(화장실 욕조 250만개)을 물을 퍼붓는단다.-
고막을 찢을 듯
쏟아져 내리치는 물줄기
인간의 잡다한 소음은
송두리째 빨아드리고
자연의 거대한 모습만 존재한다
인디언들은 해마다 한 명씩
아릿다운 처녀를 뽑아
저 폭포 속에 제물로 바쳐
한 해의 재앙을 막으려 했다니
원혼은 소리 내어 물보라로 솟구쳐 울고
애절한 눈물은 무지개로 바뀌어 떠 있는가
절벽 가운데 물살 가르며 버티고 앉아있는
고우트아일런드(Goat Island=염소 섬)
끝까지 가지 않으려
팔은 찢겨 퍼렇게 멍들고
발바닥은 벗겨져 피가 흐르도록 항거하던
인디언 처녀의 처절한 몸짓인가
해마다 수백만이 다녀가건만
웅장한 굉음에
할 말을 잊고 입만 벌린 채로
머리는 보얗게 안개로 차고
날려 오는 물방울로
입술만 적시고 서있네
오 ! 온개리아여 !
나이아가라여 !
천둥소리를 내는 물줄기여 !
자연의 웅대한 모습이여 !
그 앞에
내가 서 있노라.
※ 나이아가라(인디언어 “Ongeara= 천둥소리를 내는 물"에서 호전된 이름)
토론토(Toronto) 대학
미시사가 위성도시 지나
온타리오(Ontario) 호수를 지난다
직선으론 80㎞, 돌아가니 120㎞란다
한반도를 그대로 들어다 넣으면
퐁당 빠져버린다니
이게 바다지 무슨 호수냐?
온타리오 주 수도, 캐나다의 최대 도시
다양한 인종들의 집합소
다국적 문화의 도시
그러면서도 조화를 이루어 간다는
상업의 도시
2백년 남짓한 역사의 나라
동량을 길러낸 요람
입학은 마음대로인데 졸업이 문제
수많은 인재들이 밟고 간
녹색 잔디 위를
몸을 피하듯 가로질러 본관으로 간다
앞엔 181층(551.3m)짜리
C.N(Canada National) 타워가 버티고 서있다
찬란한 웃음으로
꺾을 수 없는 사랑이 눈부신 교정
하루해가 지기 전에
사랑에 굶주린 사람을 만나
환하게 웃어주어야 한다.
※ 미시사가 = 고기 잡는 사람, 온타리오 = 반짝반짝 빛나는 물,
토론토 = 사람 만나는 장소 ⇒ 모두 인디언어
선상 파티
배에 오른다
온타리오 호수에 배를 띄운다
마지막 날을 장식하는 행사
석양을 등지고
바다가 아닌 호수를 돌며
연회는 막이 오른다
내일의 해가
어느 쪽에서 떠오를지 모르지만
방향감각이 잡히지 않는 호심에서
망아의 경지를 맛보며
흥겹기만 하구나
꿈을 말로 옮겨놓고
말을 달로 바꿔
록키산 꼭대기에 휘영청 걸어놓고
하늘 아래 호수를 빙빙 가르며
보름달 뜨는 뽀얀 밤
새까만 마음벌엔 별도 떴건만
멀리 달아난 생각의 토막들 불러 모아
줄거리 세워 이어 맞춘다
삶은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
작아질수록 커지는 오늘
이렇게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물속에 남실대는 달을 보는 것만으로도
오늘은 오늘로 족하다.
첫댓글 갑자기 한번더 가고싶어집니다.같은곳을 여행하고도 어쩌면 이런글을 남길수있단 말인가.
그동안 소식 궁금했는데 이렇게 대하니 반갑습니다.풀기 있을 때 많이 다니려고 했는데 과찬의 말씀 거두시길 ~~~~~~ 고기는 씹을수록 맛이 있다는데 여행도 그런가 싶더군요. 평생 땀을 많이 흘리셨으니 신나게 떠나보시라구요.
여행story 詩寫展을 잘봤습니다. 새로운 장르인것같아 신선했습니다.
격려의 말씀으로 받겟습니다. 계속 연마하겠습니다.
멋진 사진 배열 그리고 詩語로 연속되는 여행후기 . 참 훌륭한 작품.다음(Daum)측에서 2008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했다는 통보가 곧 올겁니다.
과찬의 말씀. 나 쑥스럼 많이 탄다구요~~~~
위에서 모든 찬사가 나왔으니 나는 그저 읽고 보고 감격 스런 마음으로 물러 갑니다
전대감님 !! 오랫만입니다. 건강하셨죠? 항상 여유있는 미소의 주인공 ! 여유있는 인격의 소유자 ~~ 전대감이 보고 싶다.
참으로 멋진 두분 행복이 철철 넘쳐흐릅니다 우리일행이 2001년에 갔던 기행문을 답글로 참고삼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