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빛나는 정치인들의 공적은 대개 학자들의 조언과 협력에 의한
것이 많았으며 대개 功은 집권자에게 돌리고 자신은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나 현실 사회에 있어서나 소위 최고의 지성인들이라
할 수 있는 학자 층의 인간들이 비지성적으로 처신한 예 또한 허다하다.
좀 더 심하게 말하자면 모든 정치인들의 과오는 예외 없이 허울만 학자
이지 속은 정상배 보다 못한 먹물들이 저질러 놓은 것이라고 까지 할만
하다.
예를 들어 세종조의 기라성 같은 집현전의 학자들이 전자에 속한다면
폐주 燕山이나 光海를 둘러싼 문신들이 후자에 속한다 할 수 있을 것
이며 전자나 후자나 다 그 당시로서는 최고의 인텔리요 모두 뛰어난
두뇌와 깊은 지식의 소유자들로 당대의 쟁쟁한 학자요 선비들 이였다.
그러고 보면 역사는 역시 지성인 대 지성인들 투쟁 속에 굴러 가는 것
이라고도 할 수 있다.
논어에 나오는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라는 구절을 두고 知者는 仁者와 달리 움직이지 않는 산 보다 변화
무쌍한 물을 좋아하며 靜적이기 보다는 動적인 존재라고 풀어 놓은
것을 어느 책에서 보았는데 일리가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사물의 이치를 살피기에 사고를 물 흐르듯
유연하게 가져야 한다 하더라도 知者不惑이라는 말도 있으니 아무래도
정상적인 지성을 갖춘 학자라면 시비곡직을 제대로 가릴 줄 알 것이고
따라서 권력과 야합하여 헐값에 지식을 팔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동안 반부패 투명사회를 구축하는 것은 확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요즘 나의 주요 점검사항은 국정지지도와 대통령 지지도인데 수치를
보면서 아주 열심히 챙기고 있다”고도 했다.
이 사람은 대학에서 총장까지 하다가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얼싸 좋다
하고 하루 아침에 강단을 떠나 들어 앉은 사람인데 이렇게 세상을 보는
눈이 비뚤어져 있다는 말인가? 정녕 자기 눈 과 귀에는 이토록 분열과
혼란을 격심하게 겪으며 신음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보이지도 듣기지도
않는다는 말인가?
이 처름 학자가 권력에 매력을 느끼고 돈에 구미가 동할 때 지성과 권력이
야합하게 되는 것이며 따라서 지성은 마비되고 비판력과 공정성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탈선 학자들이야 말로 반지성적인 지성인들이요
역사의 반역아인 것이다.
지식인의 아성은 대학사회이며 대학교수는 연구실과 강단을 지켜야하고
학생들에게 진리를 전수해야한다 학자가 연구와 강의라는 본직보다 자문
이니 고문이니 전문위원이니 하는 정치인들의 수족 노릇을 더 영광으로
생각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진정한 지성인을 배출할 수 있겠는가?
자유당시절 四捨五入이란 기발한 해석도 다 그 잘난 학자들 머리통에서
나온 것이며 그 외 정치인들의 주문에 따라 온갖 부정을 그럴싸하게 포장
하는 정책을 만들어 준 것도 모두 학자들이다.
거리의 약장수라 할 지라도 돈만 준다고 마약이나 독약을 함부로 팔지는
않는다 하물며 학자로서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학자가 지켜야할 지조는
바로 진리이다. 진리는 무엇보다 邪와 惡을 불의와 부정을 배격할 수 있어
야 한다. 그것을 알고도 못 본체 듣고도 못들은 체 하는 자는 학자이기
이전에 이미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잃은 자이다.
최근에 속 시원한 지성인의 일갈을 한번 들어보라면
“누가 뭐래도 386은 이 정권의 중추세력이며 지금 이 나라를 일대 소용
돌이로 몰아넣고 있는 역사 바로 세우기의 전위부대이다.”
“나는 박정희가 일본군 중위였다는 것을 안다. 광복 직후 좌익 활동을
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나는 박정희를 조국 근대화의 아버지, ‘한강의
기적’을 이끈 지도자로 기억하고 싶다”고 말한
서강대학교 신지호 교수의 칼럼을 들고 싶다. 같은 386세대로서 배신자
변절자라는 융단폭격을 각오하면서까지 용기있게 학자적 양심을 밝힌
신지호 교수 그리고 시류에 따라 권력에 빌붙어 먹는 김우식이란 자를
대비해 보면서 무한한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학계건 언론계건 종교계든 간에 원로들이 바른 소리를 잘 하지
않는다 가끔 위정자들에게 뜻 깊은 충고를 해보기도 하지만 귀담아 듣지도
않을 뿐 아니라 곧 바로 반대파를 내세워 공격하고 폄하해 버리니 이젠
그마저도 하지않고 숨어버린다. 집안이고 나라고 간에 큰 어른이 있어
바른 길로 인도하여야 하는데 그런 풍토가 사라져버리고 없다.
절대왕권시대에도 언관들은 목숨을 걸고 간언하였으며 왕도 三司(司憲府
司諫院, 弘文館)에서 일어나면 뜻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그러한
언로 마져 막혀버리고 대통령 주위에는 얼굴만 살피는 자들 뿐인 것 같다.
여기서 우리 역사에 잘 알려지지 않은 충신 한분을 소개하며 횡설수설을
그만 마칠까 한다.
김처선(金處善)은 연산조의 환관이다. 일찍이 연산이 궁중에서 주색에 빠져
인도(人道)를 차리지 않자 처선은 집을 나설 때 “오늘 내가 죽으리라”하고
들어가서 간곡히 말하기를 “늙은 놈이 네 조정을 계속해서 섬겼사오나 고금
에 군왕과 같이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연산주는 크게 노하여 활을 당겨
어께에 맞히니 처선은 말하기를 “늙은 환자(宦者)가 어찌 감히 죽음을 아끼
겠습니까? 다만 한스러운 것은 군왕께서 오래 국왕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한 화살을 쏘아 맞히고, 그 다리를 자르고 일어나서 걸으라 하니 처선이
올려다 보고 말하기를 “그대는 이렇게 다리를 끊고도 걸을 수 있겠소?”
이에 연산주는 혀를 끊고 친히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어 범에게 주고 조야
(朝野)로 하여금 차후에는 處 . 善이란 글자를 쓰지 말라고 하였다.
비록 환관의 신분이지만 어느 사대부 못지않은 충신이기에 다시 한번 기리는
마음에서 옮겨보았거니와 이 시대에 이렇게 처절하게 간언하는 사람을 기대
하기는 거의 불가능이라 하더라도 진정 대통령을 위하고 국민들을 위한다면
주위에서 직언하는 자가 나와야 이 정권도 희망이 보일것이고 그래야 국민들
에게도 희망이 있는 것이다.
첫댓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님왈 김 대중 전대통령이 추천하여 노통밑에 대학총장이 비서실장으로 갔다고 처신 똑바로 하라고................
좌파는 가난한 아빠의 사고다...돈을 좋아하면..안된다...부자는 나쁘다라고..교육했다...로버트 기요사키의 아버지는 대학 4학년 과정을 2년만에 수료했다..그러나...자산과 부채...수입과 지출의 개념을 공부못한 평생 가난한 선비로 살았다...
부자아빠는 돈을 사랑한다..돈이 몰려든다...가난한 아빠는 돈과 부자를 증오한다....돈과 부자와 투자가들이 떠난다...사랑은 부메랑이 되어 사랑으로 돌아오는 농장의 법칙이다...지금 현 정부는 가난의 씨앗을 뿌린다..부자에 대한 적개심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