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살이 된 우리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눈을 깜박이는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어느 때보면 틱인지 모를 정도로 경미한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면 눈에 띌 정도로 틱 증상이 많이 나타나요... 이것도 틱 증상인지 궁금한데 만약 틱이라면 고칠 수는 있을까요...?"
세계적인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는 뚜렛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고, 얼마 전에 한국에서는 유튜버로 활동하던 틱 장애 환자가 증상을 과장해 유튜브 조회수를 늘리려고 해 사회적 질타를 받은 바 있습니다. 틱에 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우리 주변에도 원치 않은 틱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틱 증상과 틱 장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틱에 대해서 아시나요?
틱(tic)이란 반복적으로, 빠르게, 갑작스럽게, 조절할 수 없게 근육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으로 얼굴, 손, 다리 등 몸의 어떤 부위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틱이 일어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빠르게 반복적이며 비율동적이고 상동증적인 운동이나 음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틱은 자기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지만 잠시 동안은 의지로 멈출 수 있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심해지고, 다른 활동에 몰두하면 약화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잠이 들면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틱은 초기에는 심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나 주위에서도 잘 알지 못하지만 심해지면 자주, 심하게 나타나 생활하는 데 많은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틱 중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을 운동 틱(motor tic), 소리를 내거나 음, 단어 혹은 문장 등을 반복하는 것을 음성 틱(vocal tic)이라고 부릅니다.
운동 및 음성 틱을 단순형, 복합형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그 기준은 명확치 않습니다.
단순 운동 틱: 눈 깜박임, 목 젖히기, 어깨 들썩이기, 얼굴 찡그리기, 기침하기이며, 음성 틱은 헛기침, 툴툴거림, 킁킁거림, 콧바람내기, 큰기침하기 등
복합 운동 틱: 얼굴 움직이기, 몸치장하기, 펄쩍 뛰기, 만지기, 발 구르기, 냄새 맡기 등
복합 음성 틱: 단어나 문맥에 어긋나는 글귀의 반복, 욕설증(coprolalia, 주로 외설적인 말), 동어반복증(palialalia), 반향어증(echolalia) 등
틱의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지만 중추신경계 신경전달물질의 이상(특히 도파민, dopamine)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틱 장애(tic disorder)는 증상의 지속기간, 틱의 다양함, 발병연령 등에 의해 일과성 틱 장애, 만성 틱 장애, 뚜렛 장애 등으로 구분합니다. 이 가운데 가장 심한 형태로 뚜렛장애가 있는데 이 같은 증상으로 해서 사회적으로, 직업상 혹은 그 외의 여러 영역에서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거나 심하게 고통을 받습니다.
틱 장애는 중추신경계 중 전두엽과 대뇌기저핵에 병변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1970년도에 할로페리돌이라는 약물이 틱 증상을 억제한다고 알려짐에 따라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이상이 원인이 된다는 학설이 설득력 있다고 판단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충주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 중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의 발생이 틱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틱 장애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한 가지 증상이 없어지고 다른 증상이 새로 나타나는 식으로 증상의 종류가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틱의 발생부위, 숫자, 빈도, 복잡성, 심각도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데 흔히 머리에서 시작하여 신체 다른 부위로 퍼져 나갑니다. 음성 틱은 여러 가지가 일어나는데 그 중에서도 욕설증은 환자의 약 10%에서 동반됩니다. 복잡한 운동 틱도 흔한데 만지기, 주저앉기, 다리 구부리기, 이상한 걸음 등도 나타납니다. 약 절반에서는 한 가지 틱이 일시적으로 몰아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흔하게 눈 깜빡임이 나타납니다.
틱 증상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정도가 변하게 되는데 어떤 날은 증상이 심해졌다가 며칠 뒤에는 잠잠해지는 식으로 증상의 변화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한 가지 행동에 몰두할 때 증상이 완화될 수 있으며 보통은 긴장상태나 흥분상태에서 더 심해지고, 부모가 아이에 대해 기대수준이 지나치게 높거나 가정 분위기가 강압적일 때 더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성 운동 또는 만성 음성 틱 장애는 같은 가족 내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봤을 때 유전적/생물학적 원인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 얼굴이나 신체의 다른 부위에 틱이 나타나는데 혀 내밀기, 주저앉기, 코 킁킁거림, 한쪽 발로 뛰기, 헛기침, 말더듬기, 말 우물거림 등이 나타납니다. 틱 장애는 빠르면 2세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대개 아동기나 초기 청소년기에 발병하는데 발병연령의 중앙값은 7세경입니다.
틱 장애는 일생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청소년기와 성인기를 지나면서 증상의 심각도, 빈도, 다양성이 줄어들어 호전됩니다. 일부는 보통 성인기 초기에 완전히 없어지기도 합니다. 틱 장애에 대한 교육을 통해서 의도적으로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대부분은 성인이 되면 호전되며, 정신분열병이나 치매와 같은 심각한 질병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으로 안심을 시킵니다.
## 우리 아이가 틱일까?
틱 장애가 심한 아이들은 지능검사를 받게 되면 동작성 지능(시지각/시공간적 정보를 입력, 분석, 처리하는 인지기능)이 언어성 지능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는 결과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작성 지능은 우뇌의 기능과 관련이 깊은데 언어 이외의 비언어적 단서들을 학습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 비언어성 학습장애나 아스퍼거 증후군인 아이들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보고됩니다. 틱 장애가 심한 아이들 중에는 비언어성 학습장애와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는 것이 이러한 연관성에 의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우뇌 인지기능인 시지각 발달이 부족한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능력들의 결여가 나타납니다.
l 시각적으로 입력된 정보를 분류하고 조직화하는 능력(지각적 조직화 능력)이 떨어진다
l 시각적으로 입력된 정보를 대뇌에서 지각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시공간적 지각 능력)이 떨어진다
l 글씨를 쓰거나 젓가락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시각-운동 협응능력이 부족하다
l 학습을 하거나 과제를 수행할 때 빠르게 정보를 처리하는 정신-운동 속도가 떨어진다
위와 같은 아이들이 보이는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학습과 관련된 측면
l 주어진 다양한 정보나 자극들을 중요도에 따라 핵심적인 부분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으로 분류하지 못한다.
l 유사한 것끼리 유목화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l 수학(특히 분수)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l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하다.
l 새로운 과제를 수행하는 상황에서는 수행속도가 느려진다.
생활과 관련된 측면
l 젓가락질을 하거나 연필을 쥐고 글씨를 쓰거나 모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l 체육이나 스포츠 활동을 싫어하여 회피한다.
l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도구 사용, 옷 입기에 필요한 눈과 손의 효율적인 협동이 좋지 않다.
l 정확하게 그림을 그리거나 단어를 쓰는 데 요구되는 손의 동작을 인도하는 데 자신의 눈을 사용할 수 없다.
l 색칠하고 있는 줄에 시선을 고정할 수 없다.
l 필체는 꾸불꾸불하고 띄어쓰기가 잘 되지 않는다.
l 조각그림 퍼즐 맞추기, 인형집의 가구를 재배치하기, 선 따라 오리기 등과 같은 공간 관계성에 관련된 과제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l 계단 오르내리기, 공차기 등과 같은 것에 어려움이 있다.
사회적 상황과 관련된 측면
l 상황을 파악하여 문제를 대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l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거나 자신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문제를 풀기 시작해야 할 지를 몰라 당황한다.
l 상대방의 얼굴표정과 몸짓을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l 사회적 맥락에서 상황을 연결하여 파악하고 인과관계를 이해하여 결과를 예견하는 등의 상황 판단력이 떨어진다.
l 사회적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보인다.
l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없다.
l 대화의 방식이 직설적이고 은유나 비유적인 표현에 익숙하지 않고 유머스러운 대화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특성을 보인다.
##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라면 이렇게…!
부모들은 틱 증상을 아동이 일부러 증상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녀의 틱 증상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보이고 매번 지적하려고 하는데, 이와 같은 행동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가 틱 행동을 보일 때 그 행동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말고 무관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녀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제거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틱의 유전성, 신경생물학적인 것과 심리적인 면을 설명해 주고 학교 교사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함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학업수행이나 대인관계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틱 행동에서 생긴 자녀의 위축, 열등감, 학습 부진, 낮은 자아개념은 자녀의 정상적인 적응의 어려움을 초래합니다. 그러므로 아동의 사소한 장점이라도 찾아내어 인정해주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격려해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틱 장애는 증상에 대한 오해와 편견, 주위에서의 압력 때문에 심리적 문제로 확대되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울, 불안, 자신감의 결여 등에 대한 지지적 상담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틱 증상이 고민이라면 다음의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틱 증상을 보일 때 무조건 다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학교에서 다른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게 노력하면서 참았던 스트레스를 한 번에 폭발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집에서 틱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에 있으면서 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아이들에게 여가 시간을 주세요.
적당한 신체활동으로 심리적인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틱 증상을 참기 힘들어할 때, 혼자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놀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히 바깥 활동을 하는 것 또한 틱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주세요.
틱 장애 치료의 가장 큰 핵심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여 심리적인 위축과 긴장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활동을 하게 함으로써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4. 주변 사람들에게 틱 장애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들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틱 장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 아이들은 특이한 행동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등 대인관계에서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이때 받는 상처는 틱 장애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또래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아이의 행동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킴으로써 아이가 상처받고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5. 하루아침에 틱 장애를 고치려는 조급한 마음은 금물입니다.
틱 증상은 몇 개월 만에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치료가 1년 이상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틱 증상이 낫기를 바라는 것은 틱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에게 정서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6. 증상에 대해 기록하여 틱 유발인자 회피하기
정확한 기록은 틱 증상을 유발하는 요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틱 증상이 어떻게 나타났으며, 증상의 정도는 어떠했고, 어떻게 치료를 했더니 효과가 이렇더라’ 식으로 쓰면 됩니다. 틱 장애 치료는 장기전으로 가기 쉬우니 간단한 메모로라도 데이터를 만들어 기록해두면 틱 유발인자를 확인하고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전문적인 치료를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약물치료나 심리치료 같은 틱 자체에 대한 치료 이외에도 동반 질환에 대한 치료, 분노 조절이나 사회성 증진 등 동반 증상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아이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더 빨리 증상 호전과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초기에 빠른 개입이 필요합니다.
출처:
1. <아동상담>, 이숙 저, 양서원 출판, 2004.
2. <아동심리치료학개론>, 박랑규 외 9명 공저, 학지사 출판.
3. “틱장애를 가진 아이, 야단보단 관심이 필요합니다”, 현대모비스 이향숙 소장 칼럼.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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