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김연아 선수가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수많은 광고판들중에 유일하게 한글로 (작지만) '마루한' 이라고 써있는 생소한 광고판을 유심히 보았을 것이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지만, 연간 29조엔 규모라는 일본 빠찡코 시장은 일본 전체 미디어 광고액의 6배, 복권 산업의 30배 규모로 일본전체 외식산업 규모를 앞선다. 일본 국민의 10명 중 3명이 즐긴고 하는 이런 일본 빠찡코 시장의 업계 1위를 달리는 회사가 바로 '마루한'이다. 파친코 게임에 사용되는 '구슬'을 뜻하는 일본어인 '마루'와 기업 오너인 한창우(韓昌祐) 회장의 '한'을 합성해 만든것이 회사명이다.
교토(京都)에 본사가 있는 이 회사의 오너는 한국계 일본인 한창우(韓昌祐.74)회장이 다. (4년전 일본국적 취득) 경남 사천 출생으로 14세 때인 1945년 10월, 영어사전한권과 쌀 두 되만 지니고 시모 노세키로 밀항하여 1999년 한국인으로는 두번째로 일본정부로 부터 훈 3등 ‘서보장’을 받았으며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2005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일본 갑부 26위에 올랐다. 30위권 내에는 한국계 기업인 으로는 손정의(孫正義) 소프트뱅크 그룹 오너(9위)에 이어 유일하다. 그의 순자산은 11억 달러(약 1조1,000억원). 롯데 신격호 회장 일가의 순자산은 17억달러,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15억 달러였다.
한 회장의 마루한은 기업의 사회 환원차원에서, 수익금의 1%를(약 1억엔 가량) 지역사회 봉사에 내놓고 있으며, 수익금의 2%를(약 2억엔 가량) 문화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마루한이 전격적으로 후원하는 문화산업의 대상이 바로 J리그 클럽 '오이타 트리니타'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의 1/6이 한국계 오너인 점(롯데, 소프트뱅크)을 감안할때 J리그 전체 클럽의 1/6인 5개 클럽정도의 후원기업이 한국계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확실하게 재일클럽으로 알려진 클럽이 바로 오이타 트리니타다. 2005년 발표한 J리그 30개 클럽 재무보고에서 2개의 적자클럽중 하나가 오이타였다. 재일기업이기 때문에 인기가 없고 적자를 낸것이 아니고 그 만큼 여유있게 써도 될만 큼 스폰서이자 실질적인 오너인 마루한의 지원과 투자를 받고 있다고 설명하는게 맞다. 1994년 프로클럽으로 창단해서 현재 2년째 J리그 잔류를 성공한 오이타는 물론 여러 지역기업과 지역 정치인들이 공동출자 형식으로 창설한 클럽이지만, 클럽의 실질적인 물주이자 오너는 마루한의 한 회장으로 볼 수 있다. 현재의 오심 감독 이후 차기 일본대표 감독으로 JFA가 지목하고 있는 브라질 출신 샴스카 감독 체제로 5명의 브라질 출신 코칭스텝과 4명의 브라질 출신 선수들을 기용해 좋은결과 를 냈지만, 창단 원년감독 부터 현재의 삽스카 감독까지 클럽의 역대 감독 8명중에 일본인 이 2명, 외국인이 6명이었는데 이중에 한국인 감독이 3명이었다 1994-1996 문정식文正植 1997 박경화朴景和 2005 황보관皇甫官 (황보관 전감독은 성적부진과 서포터스의 퇴진요구에 지휘봉을 샴스카 감독에게 넘겼 지만 오이타 구단에 총괄부장으로 잔류중이다.) 몇년전에는 J2 시절에는 루벤의 공격수 김동현과 경남의 미드필더 김성길도 유소년팀과 성인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스폰서 마루한 한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규슈 오이타에 연고한 클럽을 후원하는 사연은 알 수 없지만, 교토(京都)인근의 인구 1만5,000 명의미네야마(峰山)시에서 빠찡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현재 마루한의 등기상 본사 이기도한 사실상의 기업 연고지나 다름없는 교토(京都)를 후원하지 않는 이유는 그 지역 청년들 과 함께 어울리며 지냈했는데, 30여년 전에 그곳의 JC(청년상공회)가 한국인 이라는 이유로 제명 시키고, 전차에 타면 한국인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한국인흉을 보는등 차별과 서러움을 많이 당했 다고 회고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그 지역에 좋은 감정이 남아 있지 않으리라 추측된다. (설기현이 뛰는 레딩의 스폰서 이기도한 쿄세라가 스폰서인 교토퍼플상가는 올시즌 다시 2부로 추락했고, 서포터들은 쿄세라가 기업이미지 실추때문에 스폰서에서 철수하는것을 걱정하고 있다. 액땜이라도 하는지 팀명을 교토 상가 F.C.로 변경했다.)
올해 6월 22일, 도쿄 인근에서 마루한의 지난해 매출 1조엔 돌파와 창립자 한 회장이 일본에 건너온 지 60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회사 임직원과 국내외 인사 6,500명이참석한 대규모 기념파티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와 공노명, 김태지 전 주일 대사, 김덕룡 의원 등 양국의 정치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마술쇼,콘서트,디스코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이날 하루 행사 비용만 15억엔이 들었다. 거기에 모든 점포가 이틀간 문을 닫는 데 따른 기회비용도 10억엔 가량 된다. 25억엔을 하루에 써버렸다는 것이다. K리그 빅3 성남,수원,서울의 1년예산에 버금가는 액수다.
최근에는 오가 노리오(大賀典雄) 소니 명예회장이 이사장,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도요타(豊田) 회장 등이 이사로 있는 도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이사로 취임했고,2년 전엔 런던 필하모니 오케 스트라의 후원자가 됐다. 한 회장은 마루한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현재 금융 당국과 협의 중이다. 하지만 상장 목적은 다른 기업과는 다르다고 한다.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란다. 현재도 연 1조3,000억 엔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이면서도 빚이 500억엔밖에 안 되는 알짜기업이기 때문이다. (빚이 적은 이유는 일본은행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대출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롯데도 그렇지만 부채가 정말 적다) "일본에서 60년 동안 한 일에 대해 사회의 평가를 받고자 하는 겁니다."라는 한 회장의 코맨트와 현재 7남매중 마루한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3자녀에게 미상장 주식 등을 대부분 넘긴 상태라고 한다. 기업의 승계 작업과 빠찡코 사업 이라는 음지에 있던 업체를 양지로 끌어내는 작업을 끝내고 경영 1선에서 물러나 이제는 돈을 쓰고 명예를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올해 매출 1조8,000억엔을 돌파하고 2년 후엔 롯데의 매출을 따라잡는것이 목표 라고한다. 마루한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0년엔 목표 매출액은 5조엔이라고 한다.
"솔직히 전 돈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지금으로 충분합니다. 내 철학은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고, 쓰는 것은 예술이라는 거지요. 그래서 예술로서 영원히 남고 싶습니다. 또한 사회봉사를 하면서 고수하는 원칙은 보답을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지요. 봉사는 어디까지나 봉사여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태어난 곳은 한국이고, 자란 곳은 일본이니 양쪽에 내가 번 것들을 돌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 여기 우리앞에 지갑을 열 준비가 끝난 74세의 재벌 노인이 서있다.
이미 돈냄새를 맡은 사회각계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는 이미 국내대학중 가장먼저 명예박사를 수여했으며 모교인 삼천포초등학교는 2억원의 기부금을 내기로 약속받았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의 국제위원장을 그에게 맡겼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행사의 조직위원장이며, 경남FC 구단주 자격으로도 한 회장과 링크) 골프업계와 피겨스케이팅계, 음악계도 움직이고있다. 한일여자프로골프대회를 주최하는 스폰서는 마루한이다. 27년 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일본 진출을 후원한 것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서혜경, 글로리아오페라단 등 한국 예술인들이 국제 무대에 진출을 지원받았다. 경제인들은 그를 얼마전 창설된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회장으로 선임했다. 정치인들은 진작에 한국 정부의 체육훈장 청룡장, 국민훈장 동백장·무궁화장 등을 수여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호세이(法政)대학 경제학부를 마쳤으며 음지에서 돈을 번 부호이자 오이타 트리니타의 실질적인 오너인 한창우 회장을 보면서 한국의 축구인들 은 떠오르는 사람이 없는가? 첼시의 주인이자 러시아 제1의 석유회사 유스코의 오너 로만 이브라모 비치랑 비슷하지 않은가? 로만은 잉글랜드에서 첼시의 구단주이면서, 모국 러시아의 CSKA모스크바에도 투자하고있다.
마루한의 한 회장은 축구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있다. 한국축구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한 회장이 경남 FC의 창단과정에 상당한 금전적 지원을 한것으로도 알려져있다. 이미 올8월에 고향팀을 오이타로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서 오이타와 경남이 친선 경기를 가졌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격고 있는 대구가 감독교체 과정에서 황보관 전 오이타 감독을 영입 후보에 올려놓았던 이유도 대충 이해가 간다. 경남의 오이타 친선경기에는 박항서 감독을 비롯한 5명의 코칭스태프와 김진용 산토스 등 22명의 선수, 김태호 구단주 (경남도지사)와 전형두 단장(경남축구협회장) 등 29명으로 구성된 경남 선수단이 출국했었다.
그러나, 아직은 한 회장의 돈이 한국에 대규모로 유입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그는 미쓰이(三井)물산과 공동으로 일본 최대 도넛 체인점 '미스터 도넛’을 한국에 들여오겠다는 구상을 국내 언론에 얘기했다가‘마루한 한국 진출’이란 기사가 보도되면서 일본 정부로 부터 미스터 도넛이 탈세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미쓰이 물산으로 부터도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일본 정부의 일본에서 마루한이 번돈을 한 회장이 한국에서 쓰는걸 눈뜨고 보고 있지 는 않겠다는 태도를 예상할 수 있다.
'미스터 도넛'이 한국에 예정대로 진출했다면, 내년 시즌에 가슴에 미스터 도넛을 달 고 뛰는 K리그 클럽을 보는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프렌차이즈 외식업계는 외부 노출 빈도가 매출에 직결되기 때문에 축구스폰서는 최적의 광고대상중에 하나다. 빠칭코가 불법인 한국에서 '마루한'이라는 브랜드로 유니폼 스폰서를 할 수는 없지만 , 한 회장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통한 봉사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던 한국으로 진출 하는건 시간문제로 보여진다.
신격호 롯데 회장과는 만날 때마다 롯데제과에서 나오는 과자를 가져다줄 정도로 절친한 사이라고한다. 1965년 한일 국교가 정상화되면서 롯데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롯데는 1969년 일본에서는 도쿄 오리온스를 인수하여 현재의 일본 롯데구단을 창단했고, 한국에서는 1976년 롯데실업 야구단을 창단하면서 야구붐을 주도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되면서 롯데 자이언츠로 최동원등 실업시절 주력으로 현재까 지도 한국 프로야구의 최고 인기 구단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금도 아쉬운 것이 롯데가 1976년에 실업야구팀이 아닌 실업축구팀을 만들었으면 얼 마나 좋았을까 하는점이다. 여기서 축구인들이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점은 마루한이 일본에서 공식적으로 후원하는 단체에는 NOMO유소년 야구단도 있다. 행여라도 빠따들이 선수쳐서 프로야구 9번째 군단이 경남지역에 창단되거나 해서는 곤란하다.
최근에 국민은행이 승격을 포기하면서 K리그와 한국축구계가 크게 실망했다. 축협 관계자들이 국민은행의 소유권을 고양시에 넘기고 국민은행은 스폰서로만 참여 하는 방식을 제시하며 다시 협상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접했다. 불가능한 일이다. 개인적인 사회 경험상 은행원이랑 변호사 만큼 푼돈에도 깐깐한 직업군이 없다. 만성적자에 허덕일게 뻔한 K리그에 국민은행이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은행만 미워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승격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취소하면 서 축구팬들과 축구계를 실망시킨 부분은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승격거부는 클럽의 자유다. 일본도 JFL에서 J2승격요건을 충족시킨 이번시즌 1,2위팀 혼다FC와 사가와큐빙 도쿄가 재정등의 이유로 승격을 거부했고, 5위를 차지한 롯소 구마모토만이 승격을 희망 했지만, J리그연맹이 순위요건 미충족으로 승격을 거부. 내년시즌도 J2는 13팀만으로 진행되게 되었다. 혼다FC의 공식적인 승격거부는 이번이 세번째다. J2를 2008년에 16팀 이상을 목표로, 2010년에 18개로 만들고자하는 일본 축구계의 목표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차라리 내셔널리그 후기 2위를 차지한 창원시청이 마루한을 업고 승격하면 어떨까? 창원시청팀을 마루한 한 회장이 인수하던지, 스폰서가 되어서 창원을 연고로 승격하고 경남은 마산을 연고로 정학하면 된다. 물론 더비로 두팀이 공존해도 좋다. 지금 K리그 팬들의 염원은 리그 15번째 클럽이다. 축구협회는 당장 정몽준 회장의 재계인맥과, 경남FC 김태호 경남지사겸 구단주의 인맥, 황보관 전 감독의 인맥을 활용해라!
보라. 여기 K리그에 지갑을 열 준비가 끝난 74세의 재벌 노인이 서있다. 달라고 말하지 않는데도 먼저 돈을 꺼내주는 사람은 없다.
국내 축구판이 답답해서 이런저런 망상을 해봤습니다. 편의상 경어체를 생략했으니 양해바랍니다 ^^ |
첫댓글 이런 제길슨... 우리나라도 좀 적극적으로 투자좀 해조..ㅠㅠ제길..옆나라 일본은 왜케 잘 나가!!
구슬을 뜻하는 일본어는 다마 아닌가요? 마루는 동그라미. 아 이런 쓸데없는 태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