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머물 수 있도록 허락하는 몽블랑. 이 정도면 잠시도 좋다. 알프스 가는 친구
부럽다.
한 번으로 만족한 장가계. 바라만 보는 산
내가 죽기 전 꼭 한번은 가고 싶고 찾아가면 나를 바라다 봐 줄 것 같은 죤무어트레일코스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는데 그 때까지 힘이 남아 있을려나....
내가 바라보면 산도 바라보아 주고 또 언제든 찾아갈 수있는 산. 한라산
5월엔 친구들이 또 곰배령에 가는구나.
그렇다. 보고 싶은 곳.
지난 2월 22일
두어 번 몸을 쉰 적이 있던 곰배령의 펜션(풀꽃세상)에 전화를 했다.
눈이 어느 정도 쌓였으며 또 오를 수 있냐고. 도로의 제설작업이 잘되어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이 곰배령을 떠나지 못했다.
50대가 지나고 나이가 들면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줄어들고 그만큼 가족과의 관계를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덧 갱년기를 지나가나 했는데 김정운 교수의 말대로 조금씩 씩씩해지는
아내가 서서히 두려워(?)진다. 한편으론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감사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노후 보장보험으로 아내가 쉬는 첫째와 셋째 주말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내
와 함께 하려하고 또 어김없이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ㅠㅠㅠ...
산행은 아내가 힘들어 하고 두 딸내미 눈치도 보이고하여 생각해 낸 것이 온 가족이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을 찾는 것이 완벽한 자유를 누리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나에 대한 위로다.
눈 쌓인 곰배령 산행 계획은 작은 딸내미의 심한
두통으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곰배령과의 인연은 7년 전 양양에서 진동리를 거쳐
인제로 나가기위해 그 당시 임도였던 조침령을 넘어
서면서 우연히 만난 ‘곰배령’이라는 이정표
하나로 시작되었다.
야생화 탐방객이나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진 곳으로 그해 바로 실행으로 옮겼다.
친구 구대회와 하태성
지금에 와서 친구 대회에게 물어보면 곰배령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별 기억이 없다고 한다.
그도 그렇듯이 강선마을을 지나 계곡의 징검다리
를 건너야 했는데 산나물 채취를 위해 생긴 마을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건너지 않고 그대로
오른쪽 방향으로 오른 것이 화근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정상엔 올랐지만 무엇인가 쫓기듯 오른 것으로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여유
가 없었다. 내려오면서 비로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여운이 길지 못했다.
이듬 해 2007년 5월 중순에서 하순으로 넘어갈 무렵 1박2일 일정으로 가족과 함께 다시
찾은 곰배령. 연두색의 잎을 피우면서 잠에서 깨어나고 그 아래서는 나뭇잎이 걸러주는
부드러운 햇볕을 받아 양치식물과 야생화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본격적으로 숲을 완성하고
있었다.
기어코 봄이 왔구나 했는데 이미 많은 야생화는 지고 얼레지는 적당한 간격을 유지한
채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5월의 곰배령은 연두색의 작은 잎을 달면서 하늘을 열고, 활엽수의 나무들은 지난
겨울 수고했느라고 서로 위로하면서 계곡과 함께 검푸르게 깊어질 준비를 하는 때다.
곰배령가는 길
두 딸내미 6월의 곰배령 정상
2주일이 지난 6월 초. 도시생활로 적당히 앓고 있는 몇몇 친구에게 제대로 된 풀 한
포기, 야생화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만나고 나면 한 달 정도는 서울생활을 가뿐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동행에 참석케 하여 오른 곰배령.
봄 야생화는 이미 자리를 비껴주고 여름은 땅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곰배령의 정상은 5월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계곡과 숲에서 뿜어내는 표현할 수
없는 향기가 더 깊어졌을 뿐이다.
동행한 친구들에게는 미안했고 난처했다. 내 속
마음을 읽었는지 주위의 풍경에 만족하면서 마음
응달진 곳에 봄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새로워졌다
고 오히려 위로해준다.
빈말일지라도 맛으로 말하자면 달착지근했다.
초상권 문제로 뽀샵 처리된 친구들
이러한 지난 날을 안고 다음 해 2008년 8월 초엔 말없이 귀둔리에서 시작하여 곰배령
-강선마을 진동리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여 곰배령으로 갔다.
천상의 화원은 8월에 있었다.
8월의 곰배령
바람이 불면 소란스러우면서도 보고 있으면 경이롭다.
내려오니 감시초소(지금은 점잖게 생태탐방안내소라고 써지만 그때는 입산통제가 주
목적이었는듯)에서 입산신고 확인 여부를 묻는다.
새벽에 올라 그렇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미 올라있는 입산 신고명부에 서명하고
집으로....
지금도 눈을 감고 곰배령에 서면 가칠봉과 작은 점봉산이 물러서는 듯하다 가까워지고
옅어지는 듯 멀어진다.
참고 : 지금은 입소문과 매스컴 영향으로 많이 알려져 탐방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고
입산신고를 한 사람에게는 2009년부터는 노란조끼, 홈피보니 작년부터는 출입증
목걸이를? 그리고 4/16~5/15일 까지는 봄 야생화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로 반드시
숲 해설가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고.
그리고 이 시기가 끝나면 봄 야생화는 끝 무렵일 수 있어 야생화 천국 정도로 잔뜩
기대를 하고 올랐다가는 실망하기가 일쑤. 그래도 참 좋은 산이다.
(5월에 곰배령으로 가는 친구들의 일정을 보고는 잠시 지난 날 기록을 들쳐보고
일부 수정하여 올림)
첫댓글 그렇지요!
나이 들어감에 조금씩 더 씩씩해져가는
아내가 두려워(?)지지요!!
걱정도 되고 무서웁기까지 하지요!!!
곰배령..
누워있는 곰의 배 형상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봄이면 산 전체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야생화가 아름다워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워진다.
작년 10월, 단풍이 막 시작될 무렵..
30여 명의 친구들과 이곳을 찾아 좋은 추억을 담아오면서
다음엔 꽃을 보자며 올 봄에 다시 한번 가자고 약속했다.
화윤이가 올린 친숙한 사진과
구수한 된장내음이 풍기는 맛깔나는 글 ...
4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 봄 야생화가 절정을 이룬다는데..
5월 20일로 잡힌 곰배령 탐방일정을 조정해야되지 않을래나..?
무뚝이 하숙생두명 키우는사람에겐 마냥 부러운
딸딸이 아빠!!!!딸딸이 아빠칭구들 홨띵!!!
규섭아 그대로 괜찮을 듯 하다.
산골의 날씨에 따라 개화시기가 달라지고 . 4월 복수초를 시작으로 얼레지·한계령풀·홀아비바람꽃, 5월 매발톱·노루오줌·미나리아재비가. 6월은 은방울꽃·털이풀·초롱꽃이.....한 번에 다 볼 수 있으면 좋으렴. 5/20일이면 숲 해설가 안내없이 조금 자유롭게 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는 확인이 필요한 사항임..
두 따님이
곰배령보다 더 화사하다.
5월 곰배령 갈때
마님, 따님 모두 동행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광화문 대문위치는
제대로 잘 잡았는지....^^
세계 최대의 중앙분리대를 늘 바라보는 것 같아 착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