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멜론 품종 ‘백자’ ‘설향’ ‘하니원’ ‘양구’ ‘하미과’ ‘캔털루프’ ‘머스크’가 놓여 있다. 이희철 기자
[맛대맛 ⑩] 멜론
그물무늬 유무 따라 네트·무네트 계열 나뉘어
균일한 그물 모양 … 표면 광택 여부 잘 봐야
꽃자국 눌렀을때 되돌아와야 후숙 잘된 멜론
박과의 덩굴성 한해살이식물인 멜론은 4월부터 추석쯤까지 출하된다. 특히 여름철인 요즘은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품종의 멜론이 나온다. 지역별로 특정 품종을 독점적으로 생산하기도 하고, 지역마다 고유한 재배 역사와 기술을 내세워 멜론의 본고장임을 자처하고 있다.
멜론은 ‘네트(Net·그물무늬)’ 유무에 따라 네트 계열과 무(無)네트 계열로 나뉜다. 네트 계열 멜론에는 <머스크> <캔털루프> <하미과> <하니원> 등이 있다. 무네트 계열에는 <양구> <설향> <백자> <파파야멜론>, 그리고 충남 천안시 수신면에서 주로 나 ‘수신멜론’으로 불리는 <홈런스타> 등이 있다.
멜론을 고를 땐 네트가 균일하게 퍼져 있는지, 색이 선명하고 광택이 나는지 잘 봐야 한다. 또 ‘꽃자국(과실 아래쪽 배꼽 모양)’은 작은 것이 좋으며, 꽃자국을 눌렀을 때 3㎜쯤 들어가다가 되돌아와야 후숙이 잘된 것이다.
멜론은 건강에도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해소를 돕는 한편, 칼륨이 많아 고혈압 예방과 노폐물 배출에도 효과적이다. 미국에선 폐암 발생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멜론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7월초 시장에서 볼 수 있는 7가지 멜론 품종을 비교해봤다.
사향 닮은 향기 품은 ‘머스크’
멜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품종은 바로 <머스크>다. 달처럼 동그란 모양에 네트가 퍼져 있는 표면은 외관상 아름답고 ‘사향(麝香·Musk)’과 닮은 그윽한 향기도 알아준다. ‘머스크’라는 이름도 그 향에서 따온 것이다. 7가지 품종 중 과실이 가장 큰데, 한개 무게가 2㎏을 넘는 것도 있다. 후숙이 필요하며, 후숙 후 과육 색깔은 황록색을 띤다. 식감이 부드럽고 당도는 13브릭스(Brix) 정도 된다.
전남 나주시 세지면에서 나는 <세지멜론>이 대부분 <머스크> 품종이다. 전남 곡성에서는 <머스크> 개량 품종인 <얼스>를 주로 재배한다.
진한 주홍색 과육 ‘캔털루프’
프랑스 아비뇽이 주산지로, 최근 국내에서도 많이 재배되고 있다. 베타카로틴 함유량이 높아 와인·코코아와 함께 세계 3대 장수식품으로 꼽힌다. 베타카로틴은 인체에 해로운 활성산소로부터 신체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활성산소억제효소(SOD)’라는 항산화 물질도 풍부해 기능성 식품의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모양은 길쭉한 타원형이며, 울퉁불퉁한 네트가 있는 과피에는 세로로 줄무늬가 나 있다. 과육은 진한 주홍색을 띤다. 후숙이 필수로, 후숙하면 호박 같은 단맛이 나기도 한다. 당도는 15브릭스 이상 된다.
중국 황제가 즐기던 ‘하미과’
중국 신장 하미지구에서 유래된 품종인 <하미과>는 중국 황제가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은색 과피에 짧은 네트가 촘촘히 새겨져 있다. 물이 많고 당도가 15브릭스 이상이라 단맛이 강하다. 후숙하지 않고 아삭한 식감으로도 즐길 수 있다. 무게는 보통 1㎏대다.
춘천 독점 재배 ‘하니원’
세종바이오를 설립한 이태익 박사(전 강원대학교 겸임교수)가 일교차가 큰 강원 춘천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개발한 품종으로, 현재 춘천에서만 독점 재배되고 있다. 농가들이 15브릭스 이상만 출하하기 때문에 당도가 보장된다. 후숙하지 않아도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우윳빛에 가까운 옅은 연두 과피에는 네트가 있고, 과육은 맑은 연두색이다. 참고로 <하니원>의 뒤를 이어 개발된 <하니원Ⅱ>는 강원 인제에서만 독점 재배되고 있다.
양구에는 없는 ‘양구’
국내 멜론 산지 중 한곳인 강원 양구에는 <양구> 멜론이 없다. 네트 없이 매끈한 노란빛 과피와 흰빛의 과육이 특징인 <양구>는 지역명이 아니라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의 이름이다. ‘영(Young)’을 일본식으로 발음하면 ‘영그’로 들리는데, 이것이 우리나라에선 ‘양구’가 됐다고 한다.
< 양구> 멜론의 주산지는 경북이다. 무게는 보통 1㎏ 초반이고 당도는 15∼17브릭스다. 끈적할 정도로 촉촉한 과육이 특징.
겉과 속 모두 새하얀 ‘설향’
과피와 과육 모두 눈처럼 새하얗고 부드러운<설향>은 모양이 타원형이라 언뜻 참외와 비슷해 보인다. 무게가 700∼800g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국내에서 육성된 신품종으로 15∼17브릭스의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껍질이 얇고 당도가 균일하게 퍼져 있는 것도 장점이다. 후숙하지 않고 깎아서 바로 먹어도, 후숙해서 먹어도 맛이 좋다.
참외처럼 아삭한 ‘백자’
경남 함안에서 주로 재배되는 <백자>는 보드라운 흰색 과피에 녹색 호피 무늬가 찍혀 있다. 옛 가야의 도자기와 비슷해 흔히 ‘가야 백자멜론’으로도 불린다. 참외와 멜론의 교배 품종이고 후숙이 필요 없다. 당도는 16∼18브릭스이며, 식감은 참외처럼 아삭아삭하면서도 부드럽다.
첫댓글 오직 머스크만 먹어봄.
요즘은 과일마다 종자가 어찌나 많은지요.
얼마전 먹어본 스윗토라나 뭐라나 하는 토마토는 너무 달아서 토마토 같지가 않았다는...
토마토는 토마토 고유의 맛이 최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