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U-20 대회를 통해 두각을 나타낸 후 청소년레벨의 각급 대표팀에서 핵심선수로 자리잡고, 이후 1~2년 이내 성인대표팀까지 이름을 올린 선수들. 이들의 공통점은 대표팀에서의 크고작은 국제경험을 통해 클래스가 올라섰다는 것.
그리고 현재 이 라인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는 선수는 장현수와 백성동. 이 중 백성동이 짧은 시간 안에 올림픽팀의 여타 프로선수들을 넘어선 존재감을 과시.
프로무대에서의 증명? 물론 필요하고 중요하겠지만, 여러 사례를 통해 선수의 프로무대 증명이 유망주의 기량을 평가하는 데 있어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이미 증명됐음. K리그 신인왕 이승렬 등.
그렇다면 몇 가지 기준을 통해 선수의 잠재성을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런지.
기술과 육체적 스피드면에서는 이미 U-20 대회 스페인 유망주나 프로에서 주전으로 뛰는 올림픽팀 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높은 수준에 올라있음을 확인했음. 이미 많은 팬들이 이 부분에 열광하고, 기대하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백성동의 진정한 잠재성은 다른 부분에서 기대해 볼 수 있음.
우선 한국의 축구문화에 대한 공유가 필요할 듯. 박성화 감독이 2005년 청소년대표팀을 이끌고 세계대회를 준비할 당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음. "세계축구의 흐름을 따라가고, 국제대회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포지션에 관계없이 많이 뛰어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은 자신의 팀에서 대체로 핵심선수들이라 이 부분을 극복하는 게 힘들었다". 이들이 있고 없고에 따라 대회에서의 최종성적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이 선수들이 과잉보호를 받는다는 이야기. 부상을 피해 몸을 사리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뭐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
특히,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플레이메이커, 공격형미드필더나 전방공격수의 경우 이런 현상은 더 심한데 대부분 프로에 들어서면 여기서 부침을 겪음. 윤정환, 이관우 등은 반쪽선수라는 오명에서 끝까지 자유롭지 못했음. 이동국은 히딩크 감독에게 외면당한 이후 노력했음에도 남아공월드컵 직전에도 허정무와 최강희 감독의 논쟁 중심에 있었음. 기성용, 윤빛가람 역시 최근까지 고생.
1년~6개월 전 백성동의 연세대, 대표팀 경기를 보면 그 전형적인 모습이 드러남. 그걸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스스로 극복했다는 거. 좀 더 구체적으로 최성국, 김두현과 비교해 보겠음.
최성국은 자타 공인 최고의 드리블러였음. 하지만 실제 그의 경기를 보면 리그에서조차 시원스런 돌파장면은 보기 쉽지 않음. 일단 볼을 잡아두고 그 다음 플레이를 펼치는 성향과 과감성 부족 때문에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함. 더군다나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에 상당히 취약했음.
김두현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이견이 없는 선수. 잉글랜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고. 다만 성남시절 김두현을 중심으로 팀을 만든 김학범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김두현에게 최고 선수의 영광을 가져다 줬지만 한편으로는 대표팀 혹은 국제적 경쟁력이 부족한 선수로 남게 했음. 많은 팬들이 김두현의 잉글랜드 실패를 감독의 탓으로 돌리지만 개인적으로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보는 편. 이후 김두현 자리를 대신하는 제임스 모리슨과 비교했을 때 일단 김두현의 볼터치횟수 자체가 1/3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원톱과의 접근성이나 수비가담이 너무 취약했음. 문제는 웨스트 브롬이 하위권 팀이였기 때문에 누구 한 선수를 위해 다른 선수들을 절대적으로 희생시키는 시스템을 사용하기 쉽지 않았다는 거. 그래도 김두현의 능력이 아까웠기 때문에 포지션 실험을 계속했다고 보는 편. 수원으로 복귀했을 당시 분명 이런 부분들이 어느정도 보완되긴 했지만 역시 허정무의 국가대표팀에 적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음. 이후 셀틱에서 같은 감독을 만난 기성용 역시 한동안 쉽지 않았고.
백성동이 현재 잘 극복하고 있는 게 다음 플레이에 대한 빠른 판단, 과감한 드리블로 상대진영 깊숙히 밀고들어가는 도전성, 자신의 개성을 버리지 않는 선에서 동료도 적절히 활용하는 점, 활발한 공간창출, 그리고 수비가담의 적극성까지. 카타르전만 보더라도 백성동이 다른 선수에 비해 패스를 받을 때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음. 거기에 상대의 역동작까지 잘 이용하면서 스피드까지 있다보니 막기가 까다롭다는 거.
측면미드필더로서의 경쟁력도 확보한 게 드리블러에서 대각선으로 최종수비라인의 배후 공간을 침투하는 움직임까지 옵션으로 장착했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쌍용의 그 나이 때보다 경기운영능력은 부족하지만 활동량이나 도전성, 수비가담은 더 뛰어남. 김보경과 비교하면 다음 플레이 진행속도와 민첩성이 더 좋고. 김호 전 감독도 얘기했지만 생각의 속도 역시 동나이대 최고수준. K리그도 그렇고 아시아권에서는 성인무대에서도 상당부분 통할 듯.
슈팅이나 마무리패스의 강도와 세밀함이 좀 아쉽고, 더 큰 무대에서의 압박에 대처하는 능력이 관건일 듯 한데 올림픽에 간다면 그때 진짜 잠재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듯.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습관을 고치는 걸로 봐서는 멘탈적인 측면에서 유연성이나 강인함도 갖고 있는 듯하고 성장속도도 굉장히 빠른 편인데 과연 국제대회에서 이청용처럼 피지컬적 약점을 넘어서는 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백성동의 경기운영능력이 떨어진다는 소린가요? 그게 백성동 장점중 하나인데... 그리고 김두현 얘기를 조금 해보면 기술은 좋지만 볼을 갖은상태에서 움직이는 드리블이 부족한게 단점이죠 플레이를 계속보면 자신에게 볼이오면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스텐딩플레이를 많이 합니다.
첫댓글 김두현 얘기 심히 공감된다... 김두현이 국대만 오면 리그에서 보여주는 기량의 반도 못보여준 이유가 잇엇지...
그렇져..김두현 이야기는 나름 공감이 가네요..
김두현 선수는 국대에서 전형적인 양민학살 스타일을 보여줬죠.. 해트트릭을 많이 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는 ㅠㅠ..
백성동의 경기운영능력이 떨어진다는 소린가요? 그게 백성동 장점중 하나인데... 그리고 김두현 얘기를 조금 해보면 기술은 좋지만 볼을 갖은상태에서 움직이는 드리블이 부족한게 단점이죠 플레이를 계속보면 자신에게 볼이오면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스텐딩플레이를 많이 합니다.
이 글 쓰신 분은 기준이 성인 무대인 거 같 군요 님이랑 기준 점이 다른 거 같아요 ㅎ 더 하이클래스에서 지켜보면 경기운영능력이 뛰어나다고 보진 않습니다. 하지만. 드리블과 공간을 찾아가는 능력 등은 매우 뛰어나고. 킥력이나 다른 능력등은 그냥 준수한 편이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