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지난 주에 교회에서 봤지만,
카페에 글을 쓰는건 오랜만인지라 낯선 기분이 드네요.ㅎ
하루에 한번씩은 교회 카페에 들어오지만,
항상 조용하길래, 저도 한번 글을 남겨봅니다.^^;
휴가가 끝나고 블로그에 올렸던 것들을
조금씩 수정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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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연구실.
공부도 하고, 밥도 먹고, 잠도 자는 내 책상.-_-
워낙 이것저것 쌓아 놓고 하는게 습관인지라
정리와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두대의 컴퓨터
하나는 싸이월드,
하나는 스포츠 신문...이 아니라
바쁘게 공부하는 용도 입니다.;;
어쨌든, 저는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며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찾아온 슬럼프
뭔가 허전한 느낌.
괜히 축축 쳐지는 기분.
아무래도,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나고, 체력 소모가 심한
여름에 몸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런듯 합니다.
중년의 몸관리 비법
아. 네....;;;
어쨌든. 슬럼프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주어진 일들을 꾸역꾸역 해나가는 일상이 계속 됩니다.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
이제는 풀지 않으면 '삐뚤어질테다 모드'로
돌입하게 될 것만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휴가가 시작되기 하루전 교수님이 해외학회 때문에
출국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저는 주저없이 일탈을 감행합니다.
바로 야반도주.
저녁 마지막 차를 타고, 가장 만만한 친구가 있는 대구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래도 되는건가 싶으면서도 (뭐..그래봤자 휴가를 몇시간 땡긴것 뿐인데 -_-;)
기분좋게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우하하하하~
자유다 자유~
자유다 자유~
고속버스를 타고,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안동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휴게소에 갈때마다 사먹는 통감자구이를 먹고 싶었는데,
늦은 시간이라 영업을 하는 곳은 편의점과
식당코너 몇 군데뿐.
결국, 평소 즐겨보던 잡지를 하나 샀습니다.
훗. 이번달은 지금의 제 상황과 비슷한 주제가 나와있네요.
"생활의 꼼수"
내용은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백수의 꼼수
면접의 꼼수
직장생활의 꼼수
술자리의 꼼수
외국생활의 꼼수
논쟁의 꼼수
여행의 꼼수
연애의 꼼수
주옥같은(?)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지만,
버스아저씨가 버스의 불을 끕니다. ㅜ_ㅜ
불꺼진 버스안에서 독서등에 의지해서
작은 글씨의 책을 읽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잡지는 일단 패스하기로 합니다.
요즘 눈이 침침해서 =_=..
대구도착 예상시간은 10시 반~11시.
늦게까지 놀기 위한 체력을 미리 보충하기 위해
주스 한잔먹고 다시 잠이 듭니다.
왠지 핏빛으로 보이는 토마토 주스..후달달달..
대구에 도착해 친구가 살고 있는 원룸으로 들어가니
친구 대신 고양이 한마리가 먼저 저를 맞이합니다.
"누구냐.넌."
학교에서 바로 온지라, 좀 씻고 싶었는데,
저를 기다리고 저녁을 먹지 않았던 친구는
저를 바로 맛집으로 끌고 갑니다.
"장미와 곱창"
요즘은 하도 "원조" 라던가 "###방송 출연" 이라고 적혀있는
식당이 많아서 큰 감흥은 없지만,
그래도 기대를 하고 들어가 봅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있다고 하던데...
궁금한 분들은
알아서 찾아 보시고,;;;
정말 혼자 알기 아까운
가슴 뭉클 감동 가득 이야기면
저에게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_-;
드디어, 곱창이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숯불에 굽는 곱창.
아흑. 지금 이 순간에도 침이 고입니다.
먹으면서, 오랜만에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곱창은 소주 안주로 좋다는데,
둘 다 술에는 별로 취미가 없어서
다른 걸 마셔줍니다.
우유는 아니고 ;;;
그냥 음료수와 함께 먹었습니다.;
대구에서 만난 이 친구는
원주에서 저와 함께 2년을 동거했던 룸메이트 입니다.
불의의 사고(?)로 (놀다가 어깨빠짐-_-)
군대가 면제되는 바람에 생겨버린 2년을 유용하게 쓰기위해
중국과 캐나다에서 외국어를 열공한데다가,
어학에 재능이 있어서 2개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이 친구는 다른 동기들 사이에서도
손에 꼽히는 연봉을 받고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훗. 이 정도쯤?
어쨌든. 회사를 잘 다니던 어느날.
"이건 아니다" 라고 느낀 순간
미련없이 회사를 때려치고, 수능을 본 뒤.
수의대에 다시 입학을 하게 됩니다.
늦게 다시 시작한 만큼,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은지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야식을 먹었습니다.
야식을 먹고 방으로 돌아오자
"너네 뭐 먹고 온거냐?" 라는 듯한 눈빛으로
킁킁 냄새를 맡는 고양이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고양이의 이름은
"샤나"
"샤방가르드 나만잘났어" 의
약자라고 합니다.
뜻은 저도 모릅니다.;;
.
.
고양이와 놀다 지쳐 잠이 들고,
다시 아침이 되었습니다.
친구가 아침으로 만들어준
이른바 "바바리안 샌드위치"
빵 사이에 있는 고기가 스테이크 고기라서
칼대신 이빨로 고기를 썰어가며(?) 먹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야만스럽고 추한 모습으로 먹게 되어서
이러한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한입만 달라고 애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샤나.
고기가 질겨서 주면 안된다고 하길래.
그냥 무시하고 혼자 먹었습니다.
원래 고양이가 다 그런지 모르겠는데,
틈만 나면 잡니다.
잘때도 귀여운 고양이
특히, 지우개 같은 저 분홍색 코의 촉감은..
아흑...
왠지 샤방가르드~ 한 느낌?
아침을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친구가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이유는..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런치세트는
점심시간이 지나면 팔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_-;
그래서, 또다른 맛집.
인도 음식점.으로 갑니다.
꿀꺽.
꿀꺽.
꿀꺽.
이 친구는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면
꼭 주방에 들어가서 주방장에게 인사를 합니다.
(심지어 중국집에서도...)
그래서, 이 음식점의 인도인 주방장과도
꽤나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주방장은 인도에서
브라만 계급 (카스트 제도에서 가장 상위)의
집안에서 자라나 대학에서 공부하다가,
학비와 돈을 벌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고 합니다.
나이는 저보다 어린데,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서 자극을 받았습니다.
왠지 슬럼프는 부끄러워집니다.
해야할 일도 있고 해서 일찌감치
다시 원주로 돌아왔습니다.
왠지 친구를 만났다기 보다
식도락 기행에 가까웠던 이틀 덕분에-_-;
몸도 마음도 살찐 기분입니다.
.
.
.
.
여기까지가 주말에 서울에 오기 전날까지의 일들입니다.
서울에서 찍은 사진도 바로 올라갑니다.ㅋ
첫댓글 오호~ 역쉬 사진 쥑이네 ㅎㅎ
상백이 사진은 역시 작품이야~~!! 나중에 내 모형도 좀 찍어줘~~~ 뭔가 포스가 쫘악~~깔리것 같은 기분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