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조끼가 어울리는 남자가 있다
소매없는 옷~크고 작은 주머니가 누더기 기운것 처럼 달려 있는 옷
저 많은 주머니가 다 필요 할까?
10년 넘은 지친 해외생활에 활력을 주려고 한국에 왔다
비행기안에서 많은 지인들의 반가운 얼굴들이 떠 오르곤 했지만
막상 만나보니 대부분 반가운 시간은 한 두시간이면 끝난다
그리곤 다시 연락하기 주저하게 된다
그런데 무관심 한듯하면서 도
10여년의 세월을 한페이지 책장을 넘기듯 훌쩍 넘겨 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는 어색한 시간의 공백이 있을 수 없다
그와의 10여년의 공백은 그져 아이들이 크고, 자라서 새로운 가정을 이뤘다는
그래서 좀더 가족수가 늘었다는 일 빼 놓고는 달라진게 없다
자존심을 지키고 가족의 군왕으로 군림했던 생활이나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저렇게 노년의 삶을 즐기는 걸 보면
참 부럽기 짝이없다
그의 생활을 가만히 들어다 보면 그 중심에는
헌신적인 ~ 정말 헌신적인 아내가 있다
어머니와 아내라는 이름이 정말 어울리는 여자, 그건 온전히 그친구의 복이었다
그 친구가 조끼를 늘 입고 다닌다
사진 기자라는 직업이 만들어낸 산물이기 보다
그가 가꾸어온 마음의 씀씀이가 언제나 조끼 주머니, 주머니마다
꽉 꽉 채워 나누워 주고 베풀고 그리고 주워 담는다
사진은 모든 과거를 보여주는 산물이다
과거를 보며 미래의 발전을 염원하거나 기쁨을 담아두는 작업이다
그와 함께 동구능을 다녀왔다
아홉개의 왕릉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어 뜨거운 한나절 힘든 취재 였으나
그는 언제나 풍요롭게 앵글을 돌리고 있었다
나는 그의 조끼 주머니에 무엇이든 꽉 채워 주고 싶었다
작은 향수병처럼 매달리는 프리지아의 꽃을 몇송이 주고 싶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모르는 조끼 안 호주머니 깊숙이에 넣어주고 싶다
어제를 담고 있는 사진 속에
물방울같은 소리들이 서서히 정지해가 내일을 깨워주는 그런 침묵을 주고 싶다
나는 그에게 주고 싶다
취하지 않는 술을, 입안에서 녹지않는 신화 같은 별사탕을
그래서 그가 작업하는 모든 일과
사진과 말의 의미가 굴절되어 되돌아와 가슴에 상처된것에 치유되도록
쓰였으면 좋겠다
정말 주고 싶다
몇개의 언어를 사랑,행복,평화,그리고 자유란 말들을
얼굴의 주름을 감안 사진이 선명치 못하게 하였음 ( 실은 내 사진기가 문제 임 ㅎㅎ )
저 멀리 외로운 늑대처럼 취재를 하는 이혁주 기자
가족들과 식사 시간에도 이렇게 취재자료 검색에 삼매경 ㅎㅎ
점심먹은 지 얼마 않되었어도 또 다시 삭삭 비운 착한식당의 추어탕 ( 이 빈그릇에 감사의 마음을 듬북 담아 ~당신께 드리리 )
댓글과 함께하면 언제나 즐거워...
첫댓글 혹시..울 카페지기님과 기뿜님은 칭구?? 맞아요??? 지기님을 뵌적이 없어서...
오랜 친구고 말구요 ㅎㅎ 언제 한번 모임에 나와 보십시요~이것도 인연인데 지기님과 통성명이라도 하셔야죠 ~
늦은밤 들어와 보고 깜놀 했네요.
목릉 인목왕후능에서 내려다 보고 담으신 풍경...넘 시원하게 멋집니다.
무더운 오후시간속 왕릉 산책이 나름 즐거웠습니다.
고국에 머무시는동안 좀더 알차고 뜻있는 아름다운 추억 많이 담아가시길 바랍니다.
어디~ 빛그림자님의 사진 솜씨에 비하겠습니까 .. 저도 즐거음 가슴에 가득 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