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로스엔젤레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며 뉴욕에 이어 두번째로 인구가 가장 많다. 또 미국에서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은 곳. 과거 미국으로 이주하는 한국의 ‘바둑쟁이’들은 LA로 향했다.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 가장 빨리 바둑이 시작됐다. 한동안 이곳에서 바둑 성장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아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근래 LA는 좋은 기회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한바둑협회기 25일 LA지부현판식을 열고 미국 남부에 바둑의 꽃을 피울 태세를 갖췄다. 로스엔젤레스에서 미국 바둑이 활짝 피어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아카디아(Arcadia) 등 LA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둑 보급활동을 펴고 있는 김명완 9단은 “LA는 바둑의 침체기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생활 수준이 높고 바둑이 좀더 알려져 있는 등 캘리포니아 주에선 샌프란시스코가 실상 더 보급에 편리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루이나이웨이 9단 남편 장주주 9단의 형 장밍주 7단이 이미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바둑세계화사업을 통해 미국 보급을 하게 된 김명완이 미국 보급 활동을 전개한 이래 LA에서 바둑을 배우려는 어린이들은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또 미국바둑협회(Americna Go Association)의 앤드류 오쿤(Andrew Okun) 회장이 LA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LA의 잠재력을 기대하게 한다.
LA의 바둑인구는 몇 명인지 알기 어렵다. 추산조차 쉽지 않다. 넓은 지역 곳곳에 생겼다 사라지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바둑 커뮤니티를 일일히 세기도 어렵고 바둑 애호가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탓이다. 오쿤 회장은 단지 수천명이라고 짐작할 뿐이라고 한다(미국 전체 바둑인구는 미국바둑협회 회원수와 탈퇴자수 온라인인구 등을 합산해 어림잡아 2만 5,000명으로 여겨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미국 바둑이‘ 시들지 않고 ’성장할 결정적 시기에 있음을 직시할 필요성이 보인다는 점이다.
대한바둑협회 LA지부 나성기원의 최건호 원장(66)은 고등학생 시절 프로기사 양상국 9단과 바둑 친구였다. 최 회장은 1971년 미국 LA로 이주했는데 그 해 나성기원이 생겼다(전신이라고 할 만한 곳이 있긴 했지만 생략한다). 1993년부터는 나성기원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말한다.“80년대엔 한국 교민들도 일본이 운영하는 바둑 커뮤니티에 다녔다. 그만큼 일본바둑이 융성한 때였다. 그러나 일본바둑의 쇠락과 함께 하나둘 사라져 갔고 위세를 자랑했던 일본 문화 센터의 바둑 커뮤니티도 모습을 감춘 지 1, 2년 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국계나 중국계 미국인 사이에 그나마 바둑의 명맥이 이어져 왔지만 이민 인구가 적어지면서 여타 미국인들의 관심이 늘고 있지 않는 것이 요인이다. 우리들이 자체적으로 비한국계 미국인들에게 바둑을 전하는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좀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번에 대한바둑협회 LA지부가 생긴 것이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인기우회의 남승우 회장(81)은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의 본격적인 바둑 ’교류’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젠 한미간의 친선교류전 등 각종 활동이 전개되야 할 시기라고 본다”고 강조한다.
서대원 대한바둑협회 부회장은 25일 LA 나성기원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우리 동포사회가 잘 발달된 이곳 나성(LA)에서 대한바둑협회의 첫 해외지부가 성공적인 행보를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최건호 나성기원장 대한바둑협회 대표단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 대바협 남가주지부 현판식.남승우 회장(왼쪽부터), 앤드류 오쿤 미국바둑협회 회장, 신연성 LA총영사, 서대원 대한바둑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