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 감감이 | 천송이 만그루 글, 그림
200㎜×208㎜ | 양장 | 40쪽 | 2024년 5월 6일 | 14,000원 | ISBN 979-11-93138-43-4 77810
주제어 우정, 수다쟁이, 친구, 관계, 채소, 동심
한줄카피 서로 다른 채소 친구들의 슬기로운 우정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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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수다쟁이 감자 감감이,
듣다 듣다 뚜껑 열린 버섯 버버!
색깔도 모양도 성격도 모두 다른
채소 친구들의 슬기로운 우정 생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안녕, 얘들아! 나는 이야기하는 걸 제일 좋아하는 감자, 감감이야. 내 얘기 좀 들어 볼래? 혼자 있으면 무얼 하든 심심한데,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하루가 끝나 있다니까? 실은 오늘도 그랬어. 친구들이랑 놀다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가 됐는데, 문득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이 난 거야. 신이 나서 친구들에게 말해 주고 있었는데, 어느새 해가 져 버린 거 있지? 그런데 그때 갑자기 버버가 화를 내며 집으로 돌아가 버렸어. 무무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데 꾹 참는 표정이었지. 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려 한 것뿐인데… 버버는 왜 집에 가 버린 걸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난 정말 이유를 모르겠어!
더 이상은 못 참아!
나는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 버섯 버버야. 그런데 오늘은 감감이 때문에 열이 받아서 버섯 뚜껑이 확 열려 버렸지 뭐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오늘은 놀이터에서 친구들에게 훌라춤 을 배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어. 그런데 감감이가 갑자기 끼어들어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야. 물론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꾹 참고 다 같이 다른 놀이를 하기로 했지. 그런데 감감이가 또…! 술래를 하다간 딴 길로 새서 자기 이야기만 하다가 해가 다 져 버렸지 뭐야? 놀이는 시작도 못하고 말야! 나는 이번에는 진짜 정말 참을 수 없었어. 그래서 그만 꾹꾹 참았던 화를 펑! 터트리고 말았지.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일기를 쓰면서 마음을 가다듬었어. 내일은··· 감감이와 잘 놀 수 있을까?
다 같이 사이좋게 놀 방법이 없을까?
어제는 친구들과 무궁화 꽃 놀이를 못 해서 아쉬웠어. 그런데 오늘 감감이가 유치원에 재미있어 보이는 나뭇잎을 가져온 거야. 그 순간, 반짝하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바로 ‘나뭇잎 떼기 놀이’라는 건데, 잎사귀를 한 장씩 뗄 때마다 이야기를 하나씩만 하면서 순서를 지켜 말하는 놀이야. 이 방법이라면 말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끝을 모르는 감감이와도 이야기를 잘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성공하면 선물로 감감이가 좋아하는 네잎클로버를 주기로 했어! 그렇게 우리는 놀이를 시작했는데··· 야호, 성공이야! 드디어 다 같이 사이좋게 놀 수 있게 됐어. 어? 그런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감감이가 보이지 않아!
알록달록한 만큼
알쏭달쏭한 우리 사이
무 모양 무 마을, 당근 모양 당근 마을, 가지 모양 가지 마을, 버섯과 마늘 마을까지! 채소 마을에 모여 사는 귀여운 채소 친구들이 『무무의 선물』에 이어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어요.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동글동글 노란 얼굴에 까만 선글라스, 바로 감자 마을에 사는 감자 감감이에요. 감감이는 이야기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수다쟁이랍니다. 연못에서 우연히 본 개구리 이야기, 좋아하는 네잎클로버 이야기, 무궁화 꽃 이야기, 나뭇잎 이야기…. 감감이가 한번 입을 열면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요. 때론 친구가 이야기하고 있는 와중에도 눈치를 못 채고 끼어들어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내 이야기에 심취해 다른 친구들의 감정은 미처 살피지 못한 감감이와, 꾹 참았다가 감정을 표현한 버버. 관찰력이 좋은 무무와, 친구들에게 공감을 잘하는 당당이. 먹는 걸 좋아하고 엉뚱한 사차원 매력을 가진 가가까지! 알록달록한 생김새만큼이나 성격도, 생각도, 개성도 각양각색. 『수다쟁이 감감이』는 이렇게 내 주변의 세상을 서로 다르게 느끼고 받아들이는 개성 강한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관계를 맺어 가는 모습을 그려 낸 이야기입니다. 함께할수록 마주하게 되는 여러 차이와 갈등 속에서, 서툴지만 힘차게 관계 맺는 법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지요.
관계는 언제나 완성형이 아니라 과정 속에 있음을
친구들은 감감이로 인해 불편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할지언정 감감이를 무턱대고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감감이는 그저 자신보다 조금 더 말이 많고 이야기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친구라는 것을 이해하니까요. 무엇보다 감감이와 친구들은 갈등과 그 해결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해 고민하고 궁금해합니다. 하루가 저물고 새날이 밝도록 말이지요. 관계 속에서 갈등을 마주했을 때, 물러서기보다 이를 풀기 위해 생각하고 노력해 보는 것은 어렵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버버가 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가 버리자, ‘버버는 왜 화가 난 걸까?’ 밤늦도록 고민을 하던 감감이처럼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해 홀로 시무룩한 감감이를 보며 ‘감감이를 기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무무와 당당이와 버버와 가가처럼요. 함께 살아가는 일은 곧 서로를 향한 수많은 질문과 고민을 마주하고 풀어가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고민 끝에 시도한 방법은 또 언제든 실패할 수 있습니다. 감감이와 친구들은 그렇게 잘해 보려 했다가 잘 안 되고, 이해해 보려 했다가 오해가 생기고, 우당탕탕 손과 발, 마음을 맞추어 가는 과정 속에서 저도 모르게 햇살 아래 눈부신 채소들처럼 무럭무럭 자라나는 중입니다. 이런 과정들을 겪고 나서야만 비로소 새로 열리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까요? 어느 날엔가 저녁놀 아래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 더욱 견고하게 반짝이는 우정의 빛이 드리우는 골목 위에서 슬며시 미소 짓게 되리라는 것을요.
나의 울타리 바깥에서 너를 헤아리는 마음
내 마음을 살피듯 친구의 마음을 살피는 마음. 나의 기쁨만큼이나 친구의 기쁨을 소중히 헤아려 주는 마음.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고민하는 아이들의 마음으로 가득 채워진 마지막 장면은, 천송이 만그루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아주 특별한 선물인 것만 같습니다. 너는 나와 다르지만, 때로는 그 다름이 때로 나를 화도 나고 답답하게도 만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그 다름이 나와 같아져야 한다거나 네가 나에게 혹은 내가 너에게 무조건 맞춰주어야만 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네가 너로서, 있는 그대로의 내가 나로서 마주하는 길목 위에서 만나 서로의 이야기에 더 잘 귀 기울일 수 있는 방법을, 안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 뿐이지요.
작은 나뭇잎 하나에도 즐거워하며 눈을 빛내는 아이들. 새로운 놀이를 떠올리고 함께 시도해 보는 아이들. 그 안에서 서로에게 열심히 귀를 기울이며 눈을 맞추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토록 반짝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지 모릅니다. 서로 마음을 맞춰가는 과정을 ‘놀이’로 만들고, 한바탕 웃으며 어제를 잊고선 오늘을 조물조물 새롭게 빚어가는 마음이 녹아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마음을 주고받으며 이어지는 하루하루가 모여 우리는 ‘관계’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갑니다. 그 울타리가 넓어져 하나의 사회가,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이루어 가겠지요.
내 기쁨과 네 기쁨이 공명을 이루는 무지갯빛 세상
빨강 주황 노랑 초록 보라… 채소 친구들이 사는 알록달록 채소 마을과 사랑스러운 ‘포기하지마’ 유치원 풍경이 책장 가득 펼쳐집니다. 그 안에는 아이들에 대한 천송이 만그루 작가의 투명한 사랑과 관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전작 『무무의 선물』에서 ‘우정은 서로가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것임’을 이야기한 천송이 만그루 작가는 『수다쟁이 감감이』 이야기로 돌아와 갈등 속에서 서로 다름을 아우르는 아이들의 오색빛깔 표정을 담아냅니다. 그림의 여백마다 곳곳을 채운 아이들의 몸짓과 대화는 현실의 빈 공간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이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닮아 있어 우리를 절로 미소 짓게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우리의 손에 소중한 나뭇잎 하나를 쥐여 줍니다. 채소 친구들처럼, 서로에게 기쁨과 웃음을 선물해 주고픈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우리에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서로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우리가 함께이길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세상은 조금씩 넓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갈 방법은 채소 친구들이 함께 찾은 나뭇잎의 수만큼이나 다양할 테고, 이 너른 세상에서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이유만큼이나 무궁무진할 테니까요. 그리고 그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조금씩 함께 나의 세상에서 너의 세상으로, 그리하여 우리의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반짝이는 노력 끝에 우리는 알게 되겠지요. 내가 전부라 여기던 세상을 너와 함께할 때 내 기쁨과 네 기쁨이 모여 우리의 기쁨이 된다는 것을요.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따뜻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요?
작가 소개
글·그림 천송이 만그루
아이들은 ‘많음’을 표현할 때 종종 ‘천 개, 만 개’로 말합니다.
그림책을 보고 아이들의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천 송이의 꽃처럼 피어나고, 만 그루의 나무처럼 뻗어 나가길 바랍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무무의 선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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