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가 집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돌덩이를 매단 털신을 좀 벗겨 볼까 하고 델꼬 들어왔지요.
거의 한 달 전 부터 오른쪽 뒷다리를 들고 다녀서
아 저거 큰일인데 하면서도 마음 만 가득하니
어떻게든 편안하게 해 줘야 할텐데
마음 속에 묵직한 것이 눌러 밤에 잠도 안 오고 여러가지로
편안하지 못한
그런 상황이 가중되어서
눈꺼풀도 무겁고 땅 속으로 꺼져 들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가위로 조금씩 띠어 내 볼려고 시도 했지만 어림없었습니다.
얼마나 아펏을지요.
그래서 어제 사료를 떨궈주시고 가시는 길에
미루를 이동장에 넣어서 사료차에 동승하여
여주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마취를 해도 뒷탈이 없을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
혈액검사를 한 결과 사상충도 음성이고 간기능도 정상이라고 해서
마취를 하고 털 덩어리들을
제거 한 후에 남겨진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불안한 마음 가득 안고
미루를 맡겼습니다.
발목에 뼈가 드러 날 정도 였지만 수의사님이
아래 위 두 방울씩 꿔매 주셨습니다.
미루가 겁을 잔뜩 먹었습니다.
입마게를 아주 쎄게 해서
꼬옴짝도 못하고 피 뽑히고 마취 주사 맞고
제가 미루를 이동장에 넣을 때 살짝 물릴 정도로
들어가지 않으려 반항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원장수의사님이 이동장으로 넣으니까
군소리 없이 순순히 들어가더군요.ㅎㅎ
털 자르는 작업이 꽤나 오래 걸렸습니다.
이렇게 미남이었네요.미루가요.
첨엔 불안한 마음에 여주 나온 길에 목욕을 할 계획을
포기할까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안심해도 될 상황인거 같아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조금이나마 냄세가 나지 않는 꼴이 되어 미루와 함께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까 밤 8시가 되었습니다.
좀 어두운 쪽에 울타리를 두르고
넣어 두니까 사진이 핀트도 맞지않고 흐릿합니다.
다 열어서 찍으면 그렇지요.
암튼 사료를 주니까 먹었습니다.
약도 먹이니까 잘 받아 먹었구요.
어제 밤에는 계속 오른쪽 다리를 들고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 부터 오늘 아침 저녁 약을 먹어서 그런지
네 발을 다 딛고 섰습니다.
아이고 밥 먹고 살기 심드네 이러는 것 같아요.
카라 때문에요
물도 밥도 잘 먹어요.
그래서 안심입니다.
카라를 띠어 낸다고 어찌나 머리를 흔드는지...
아무리 흔들어도
카라는 벗을 수 없어서
안됬구만...
계속 흔들다 딱 멈춘 순간이 잡혔습니다.
미루야 미안해 정말 너무 미안해
니가 다리 털을 자르지 않으려고
공격적으로 나온다고 그냥 둔 내가 너무너무 미안해
이젠 봉사자 언냐들께 너의 발목털을 맡기도록 할께
니 덕분에 내가 한 번 나갈려면 한달을 별려야 했는 데
목욕탕에서 번게불에 콩 궈 먹으면서
목욕이란 것을 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제자리로 돌아가겠지만 잠시나마
냄세 풍기지 않는 깨끗한 몸을 유지 할 수 있어 좋구나
이제 미루는 이쁜 누나들에게 맡기도록 할께
첫댓글 미루가 많이 아팠겠어요. 소장님 마음도 무거웠겠고....하루 애쓰신 보람이 있네요.
소장님 목욕까지 하실수 있었다니 더욱 좋고요....
4월까지 견사 옮기는 일도 기운 잃지마시고 조금씩 해결해나가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어요.
그저 죄송하다는 말씀 밖에 할 말이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