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역사 테마기행 (2007.11/24∼25)
신라역사 유물은 가까운 경주에서 많이 볼 수 있었지만 백제문화와 유물은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 오랜 전부터 공주와 부여를 테마여행 하고 싶었다.
이왕이면 덕산(덕숭산)도립공원과 수덕사도 한번 가볼겸 1박2일 코스로 아내와
복잡한 머리도 식힐 겸 만추의 늦가을 아침9시30분경에 집을 나섰다
대전 통영 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천안나들목을 빠져나오니 토요일이라 천안시내를
벗어나는데 시간이 꽤나 걸린다.
천안-아산-예산을 거쳐 덕을 숭상한다는 德崇山(495.2m) 등산로 입구에 자리 잡은
수덕사에 도착하니 어느덧 오후3시 정상에 갔다 오면 어두워질 것 같아
수덕사는 하산하여 천천히 보기로 하고 급히 산을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오르는 이는 없고 모두 내려오는 사람뿐이다
오르면서 만공탑,마애석불을 보고 정상에 오르니 부부 한 쌍이 있어 반가웠다
그 부부는 카메라 배터리가 다 소모되어 정상사진을 찍지 못해 무척 아쉬워하여
내 카메라 배터리를 빼어주어 찍게 하였으나 크기가 맞지 않아 내가 아쉬웠다
산행은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한 아주 짧고 완만한 코스다
여느 때 하산 길 같으면 서둘러겠지만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간다니 마음에 느긋하다
하산하여 수덕사에 들러니 해는 서산으로 늬엇늬엇 넘어가고 어둠이 조용히 깔리기
시작할 무렵이 되었다
경북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고로 오래된 목조건물인
수덕사 대웅전(국보 49호)을 오랫동안 감상하고 앞마당 뜰에서
한참동안 사진 촬영하였으나 수덕사의 여승은 보이지 않고 스님만 지나가며
대웅전을 향해 합장하고 어디론가 갈 뿐이다
일주문으로 내려오는 오솔길은 길지는 않지만 운치가 있고
어둠이 깔린 저녁 길을 걸어 내려오며 옛날 가수 송춘희가 불렀던
“수덕사의 여승”을 흥얼거렸다
인적 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흐느끼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
속세에 두고 온 님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불 켜고 홀로 울적에
아아∼수덕사에 쇠북이 운다...
일찍 내려가면 무엇 하나 주막에 들러 동동주에 파전 시켜놓고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보니 시간이 꽤 흐르고
오늘 묵고 갈 잠자리도 구해야 겠기에 집사람이 운전하여 10분쯤 가니
유명한 덕산온천단지다 숙소 정하고 부근에서 저녁식사 반주로 충청도 지방 소주에
아까 못 마신 아내와 술 친구되어 술잔 기울이다 보니 오늘 하루가 저문다.
아침에 일어나 대중탕 알칼리성 온천수에 몸 담그니 어제 피로가 가시는 듯 하다
덕산 온천단지는 부곡 온천단지보다 면적은 넓은 듯하나 건물이 띄엄띄엄 서 있다
아침 안개가 심한 도로를 조심스럽게 운전하여 공주로 향했다
백제가 처음 온조왕이 오늘의 서울 부근인 한강 유역에서 한성으로 도읍을 정한 뒤
문주왕이 웅진(공주)으로 옮기고 후에 성왕이 사비(부여)로 옮겨가 서기660년
의자왕을 마지막으로 멸망한 백제의 역사!
그것은 분명 힘없으면 도읍도 옮겨 다녀야 하는 슬프고 뼈아픈 역사의 교훈인가 보다
오전엔 국립공주박물관을 관람한 후 송산리 고분군으로 가서 백제왕들의 무덤을 보았다
특히 무령왕릉은 1971년 다른 왕릉의 배수로 공사로 우연히 발견된 왕릉으로서
도굴되지 않은 채로 백제왕릉 중 유일하게 묻힌 왕의 이름을 알 수 있는 왕릉이며
부장품 중 국보로 지정된 것만도 12종 17점에 달한다고 한다.
오후에는 부여로 가서 국립부여박물관을 관람했다 국립공주박물관 전시품이 무령왕릉
유물이 대표유물이라면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 금동대향로(국보287호)가 대표유물으로서
그 옛날 백제의 세공기술에 감탄사가 절로 났다
이 금동대향로는 2년 전 국립중앙박물관 순회전시회때 보험료를 계산할 때 추정가를
300억원으로 하였다고 하니 그 가치를 짐작 할 만 하다
박물관을 나와 부소산성으로 갔다 먼저 백제 말기의 유명한 충신인 성충,흥수,계백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인 삼충사에 들리고 난 후 지금은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요
중년의 운동코스로 변한 산책길을 한참 걸어 이윽고 슬픈 역사를 간직한 낙화암에 도착하여 절벽 강아래로
쳐다보니 유람선만 한가롭게 떠있고 어디선가 흘러간 옛 노래가 구슬프게 들린다.
백마강에 고요한 달밤아
고란사에 종소리가 들리어오면
구곡간강 찢어지는 백제 꿈이 그립구나.
아∼달빛 어린 낙화암의 그늘 속에서
불러보자 삼천 궁녀를...
지금도 강가에서 절벽을 쳐다보면 붉은 빛으로 보인다니 강물의 핏빛이 아로새겨진
탓일까 그 옛날 궁녀들이 충절을 지키며 떨어지는 꽃처럼 몸을 던지던
그 순간 그 마음이 어떠했을꼬?
이런 저런 상념에 잠긴 후 절벽 아래 선착장 부근에 있는 고란사에 들러 참배하고
절 뒤편 할아버지가 마시고 어린 아이가 되었다는 고란사 약수 떠 마시고 주차장에
돌아오니 기념품 가게도 오늘 장사를 마감하는 양 가게문 닫을 준비를 하니
시간이 꽤 흘렀나 보다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이번 백제역사 테마기행을 하면서 백제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고 교훈을 얻었다
힘을 기르소서!
약하면 나라나 개인이나 망하노니
첫째는 정신의 힘을
둘째는 육체의 힘을
첫댓글 이 값진 여행기를 올려줘 정말 고맙습니다.무령왕릉 발굴후 그당시 "월간중앙"에 특집으로 실렸는데 일본 지방대 고고학과 학생이 그책을 구입하고 현지답사를 하겠다고 중앙일보에 왔었어요.우연히 나에게 물어 공주가는길을 알려줬어요.그때 서울대에 인류고고학과가 생긴지 얼마 안된 시절에 일본은 한참 앞섰다 느꼈는데,퇴계학 연구가 일본이 앞섰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