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벽, 내리는 비를 보고 '역시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구나'라는 원망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날에 내리자 어느새 비는 그쳐있었습니다. 8시 출발 버스에 친구와 셋이 함께 하는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잠시 후에 유리창엔 빗방울이 줄을 그으며 달리는 버스를 집요하게 쫓아오고 있었습니다.
터널을 빠져 나오면, 또 해가 반짝하고 언제 비가 내렸는지 거짓말처럼 날씨가 개이기도 하며,
비,개임,먹구름,또 비... 이런 변화무쌍함이 경북 포항 바로 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우리는 '야,날씨는 좋겠다'고 좋아하다,'비를 만나겠네.'라며 날씨 만큼이나 희비가 오락가락하는
새에 12시 조금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친구가 마중나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바로 친구네로 이동했습니다.
친구는 점심준비를 완벽하게 했고,또 한 친구는 오전 일정을 마치자 말자 바로 우리를 데리러
와서,점심밥을 싣고,한 친구네 과수원으로 향했습니다.
이층 원두막에 두 친구가 준비한 웰빙식으로 맛있는 건강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친구네 원두막에 차린 점심상
포항공대(포스텍) 분수대 앞에서 기념사진
친구 차에 동승하여 포스텍 너른 캠퍼스 곳곳과 포스코 주민들 사택이 있는 아름다운 주택가를
구경했습니다. 울울창창 우거진 숲 사이로 아름다운 건물이 들어선 포스텍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이렇게 조경이 잘 된 대학은 처음 봤습니다.이 좋은 환경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공부에 열중한다니
우리 나라의 앞 날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포스코 가족들의 사택,유럽에 온듯 착각할만큼 깨끗하고 조용하고 아름다운 환경입니다.
포항여고 교정을 둘러보고 사진 몇 장을 찍고는 바로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포스텍 內 철강대학원 원장 사모님인 친구는,포스텍 안에서만 운전을 한다는데, 복잡한 시내를 통과
하여 포항여고에,또 해안도로를 달리게 했으니, 너무 무리한 부탁이지 싶어 미안했습니다.
저녁식사로 자연산만을 취급한다는 지인의 횟집에서 푸짐하게 한 상 받았습니다.
예약해 놓은 호텔 '영일대'
우리가 투숙한 301호실은 박정희 대통령과 육여사님이 투숙 하셨던 아주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호텔 주위 산책길 전경
산책을 마치고 포스텍 카페에서 쥬스를 마시며, 차례로 남편과의 인연 이야기를 하며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습니다.하루 반나절 운전하며 애쓴 친구가 고맙게도 쥬스를 샀습니다.
이튿날 새벽 산책길에서 담은 풍경
소나무와 대나무가 주종을 이룬 아름다운 숲길
어디든 수풀이 우거져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튿날 아침,호텔로 우리를 픽업하러오신 친구 남편되시는 박사장님을 따라 다시 친구네로 이동.
친구가 끓인 전복죽으로 아침을 잘 먹고 약식과 참외까지 먹고는 포스코 구경에 나섰습니다.
참외와 약식은 박사장님께서 이렇게 예쁘고 반듯하게 깎아 썰어 놓았습니다.
포스코 홍보관에 도착하여 홍보요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박사장님은 포스코 임원으로 퇴직하신 포스코 가족입니다.
요원의 설명이 끝나고 박사장님의 보충 설명이 더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포스코의 역사적인 순간을 재현한, 홍보관에 전시된 밀랍인형
이 미니버스로 280만평이나 되는 포스코 관내를 이동하며 도우미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마지막 코스로 용광로에서 쇳물이 나와 강판으로 제작되는 과정을 관람할 때,쓰는 모자가 좌석에
하나씩 놓여 있었는데,너무나 더워 마지막 코스는 생략하기로 해 이 모자를 쓰는 일은 없었습니다.
홍보관 앞에서 기념촬영
두 시간에 걸친 관람을 마치고 다시 홍보관 앞에 도착
포스코 식당에서 점심식사,한식,중식,양식, 세 가지 메뉴가 있어 각자 선호하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었고,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식사였습니다.
점심 식사 후 카페에 들러 차와 팥빙수까지 먹고는 호미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바쁘신 박사장님께서,출근부에 싸인만 하시고는 하루내내 기사임무를 자청하셔서,너무 황송하고
미안했습니다.동갑내기 금슬좋은 부부인 친구내외는, 나이만 같은 것이 아니고,대화가 잘 통하고,
사람 좋아하고, 인정 많고,베풀기 좋아 하는 것까지 꼭 닮았습니다.
서울 사람들을 계속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 포항 인심에 느끼는 바가 많은 여행이었습니다.
호미곳에서 기념촬영
돌아오는 도중에 예쁜 돌이 깔린 해수욕장에서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한 컷.
오후 4시 58분 신경주역에서 서울행 기차표까지 친구가 예매를 해놓아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호사를 했습니다.포항 터미날에서 작별인사를 나누려는 사이,친구는 신경주역까지 시외버스 표를
끊고 있었습니다.친구 덕분에 이틀동안 호사를 하고, 날씨까지 좋아서 좋은 추억으로 길이 남을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포스코에서 받은 선물.
실크 넥타이와 카우스보턴,그리고 거울.
함께 간 서울친구들이 초대한 포항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동기로 우리를 초대할 생각을 했니?"
"전에 동기 카페에 리리화가 올린 글에서 40년전에 근무했던 곳,20년 전에 친정 아버님이 정년퇴임
하셨던 곳인 포항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한 글을 읽고,꼭 초대하고 싶었단다."
단지 이런 이유만으로 친구를 초대하고 이렇게까지 극진하게 대접을 할 수가 있을까요?
다시 친구의 말이 이렇게 이어집니다.
"웰다잉하려면 복을 많이 지어야 하지 않겠니?"
그렇습니다.
이 친구의 그 한 마디에 저도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나이에 너무나도 큰 교훈을 준 친구에게 감사하고,나도 복을 지을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친구가 아들이 있는 서울에 오면 친구랑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복 지을 기회로 삼을 것입니다.
친구란 의미를 다시 새겨 보게 하는 계기가 된, 즐겁고 아름답고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첫댓글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는데 옥덕님의 사람됨됨이가 이런 좋은 친구들이 있읍니다.
또한 재경홈의 위력이 이렇게 장마비도 멈추게 한것 같습니다.
즐거운 여행을 하고온 옥덕님의 글을 보니 내마음도 흐뭇합니다.
마음씀씀이가 태평양 바다 같은 친구 덕분에 호사를 제대로 했습니다.
이틀 동안 친구로부터 받은 것은 호사뿐 아니라 큰 교훈을 함께 받았습니다.
인복이 있나 봅니다.
이때까지 보아오건데 옥덕아우는 인덕도 인복도 우째 그래 많은지.... 항상 글을 읽으면서 흐뭇하구나. 내가 받을 만한 인품이 있으니 오는것이라... 옥덕 아우가 자랑스럽네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언니께서 좋게 봐주시네요.
인복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동호회 언니들과 아우님들과의 좋은 인연도,같은 맥락이지요.
아우님 여행 기행문을 읽어니 아우는 덕이 많구나 생각이 듭니다 .자세한 사진과 설명이 그날의 정이 넘치는 우정을 볼 수있네요. 좋은 친구가 많은 것은 자산입니다. 사진 안에 표정들이 행복해 보입니다
좋은 친구덕분에 호사스런 여행이 가능했습니다.겁고 행복했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거운 추억도 쌓았네요.
서울에서 함께 내려간 두 친구들도 니덕분이라며,
저는 이래저래 좋은 친구들 덕분에 함께 여행도 다니고
자연산회도 맛있었겠지만..원두막에서 드신 웰빙 식사가 더 맛있어 보여요....
에고고...웰다잉 ...허긴 복이 많아야 겠군요..우짜면 복을 지을라나....
호텔인데 아무나 돈만 내면 투숙가능 하죠.로 좋아 하지 않으니,접심 식사가 훨씬 맛있었죠.
더 깊숙한 곳의 하얀 건물은 대통령만 투숙하는 곳이라더군요.
회는
호박잎쌈에 강된장(포항에서는 빡빡된장이라 하더군요) 올려 놓고 쌈싸 먹으니 꿀맛이더군요.
그러게요,이제부터라도 웰다잉을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착하게,남을 배려하고,베풀고...
선배님의겁고 뜻깊은 추억여행길에 힘찬 를 보냅니다^^* 짝짝짝
추억여행길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했는지 몰라요.
통 큰 친구 덕분이죠.
이 번에 많이 느끼고 배웠어요.
옥덕님~좋은 친구덕에 호사한 이야기 재미있게 읽으며 함께 즐거웠어요.덕은 그냥오는것은 아니지요.옥덕님이 뿌린 씨앗입니다.포항공대에 조카사위가 교수로 있어 조카가 사택에 살고 있어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대단하군요.조카가 초청하면 한번 가봐야겠습니다.호미곳도 아직인데...ㅎㅎㅎ
초대하시면 지체없이 바로 응하세요.
그렇게 좋은 환경의 캠퍼스는 처음봤습니다.
날씨걱정을 하드니 이렇게 좋은 친구가 있어 호사를 하고 즐거운 여행을 하고 왔으니 옥덕님이 친구복이
많은가 봅니다. 포항에 이렇게 좋은곳이 있네요.특히 영일대 한번 투숙해 보고 싶습니다.
'영일대'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조용하고 아늑하고,주위 산책 코스가 환상적이었어요.
숙박료가 조금 세다는 단점이 있지만,좋았어요.
원두막에서의, 친구의 정성스런 음식준비가 인상적임니다.
다채롭고 알찬여행에 박수를 보냄니다.
지난봄에 호미곶을 지나 바닷가 7번 국도를 간적이 있습니다.
두 친구가 정성스레 준비한 웰빙음식이라 더 맛있었습니다.로 볼 것이 없었어요.
호박잎과 머우잎을 쪄서 강된장에 쌈싸 먹는 맛은 옛날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호미곳은 손 조각 외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