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교회는 해마다 1월 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성모 마리아께 ‘하느님의 어머니’를
뜻하는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한 것은 에페소 공의회(431년)이다. 지역마다 서로 다른
날짜에 기념해 오던 이 축일은 에페소 공의회 1500주년인 1931년부터 세계 교회의 보편 축일이 되었고,
1970년부터 모든 교회에서 해마다 1월 1일에 지내고 있다. 또한 바오로 6세 교황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1968년부터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세계 평화의 날’로 정하였다. 이에 따라 교회는 평화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께 평화의 선물을 청한다.
▦ 2017년 새해 첫날입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인 오늘, 새해에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참으로
평화롭기를 염원하며 성모님의 전구를 청합시다.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신 하느님의 자녀답게, 가정과 사회와 세계의 평화를 이룩하기로 다짐하며 이
미사에 참여합시다.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고
이르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은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이며 하느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라고 한다(제2독서). 목자들은 베들레헴으로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내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돌아간다. 아기 부모는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한다(복음).
제 1 독서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 민수기의 말씀입니다. 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 2 독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게 하셨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4,4-7
형제 여러분, 4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5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6 진정 여러분이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고 계십니다. 7 그러므로 그대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그리고 자녀라면 하느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 뒤 그 아기는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6-21
그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16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영성체송
히브 13,8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시다.
오늘의 묵상
목자들은 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님을 보고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경축하였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목동들의 이야기와 축하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셨습니다. 아기 예수님으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변화를 마음속에 새기셨습니다. 새해 첫날 우리는
하느님의 어머니와 함께 머물면서 우리 안에 시작되는 새로운 시간과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진정한 행복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머물고자 하시며 우리에게
커다란 사랑과 희망을 주고 계심을 알고 깨닫는 것입니다. 성모님에게서 태어난 하느님의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행복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종’이지만, 하느님의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상속받는 ‘자녀’가 되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행복,
사랑과 희망을 우리 마음 안에 잘 간직하여야 하겠습니다.
행복의 다른 이름은 평화입니다. 우리가 이웃에게 “행복을 빕니다.” 하고 말하는 것과 “평화를 빕니다.”
하고 기원하는 것은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과 평화는 하느님에게서 오지만 고난과 시련의
과정을 견디어야 합니다. 성모님의 삶은 행복과 평화가 충만한 삶이었지만 아드님의 가시밭길을 함께 가신
삶이었습니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
*출처: 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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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스타일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글, 사진)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힘겨웠던 지난 한해였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정말이지
납득하지 못할 기상천외한 현실 앞에서 얼마나 마음고생들이 많으셨습니까?
부디 새해에는 대단하다든지 특별한 해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한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평범하다는 것,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크게 성공하거나 크게 기뻐하지 않지만 크게 실망하거나 크게 좌절하지도
않으니 말입니다. 하루하루 너무 비참해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그럭저럭 하루를 넘기고 일상 안의 작은
것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모릅니다.
특히 새해에는 ‘특권층’ ‘고위층’ ‘금수저’ ‘갑질’ ‘특별대우’ ‘청탁’ 같은 단어들로 인해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소위 ‘특권층’, ‘고위층’ ‘금수저’라고 불리는 분들의 대오각성이 필요합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오랜 세월 정경유착, 뇌물 제공, 대가성 훈방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들, 서민들의 땀과
눈물로 천문학적 재물을 하늘높이 쌓아올린 분들 크게 가슴을 치며 지금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활짝
곳간을 여시기 바랍니다.
직무상 저도 ‘특별대우’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때로 일반인들과 따로 떨어진 곳에 이른바 ‘내빈석’에 앉아
행사에 참여하거나 식사를 할 때가 있는데, 세상에 그렇게 어색하고 불편할 수가 없습니다. 밥맛이 없는 것은
고사하고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딜 가든 그런 어색한 분위기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도 주최 측에서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으면 제가 단골로 쓰는 멘트가 있습니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만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아신다면 저
쫓겨납니다.”
이런 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특별대우 거부 운동의 최 일선에 서 계십니다. 얼마 전 교황님께서
신발을 사러 로마 시내 한 신발가게에 가신 적이 있었습니다. 교황님의 경호를 맡은 분들은 엄청
당혹스러워했겠지만, 그리고 신발가게에서 교황님을 만난 사람들은 경이로운 시선을 보냈겠지만,
교황님께서는 ‘내가 신을 신발 내가 사는 게 뭐 대단한 거냐?’며 아무 거리낌이 없으십니다. 뿐만 아니라
교황님께서는 어딜 가시든 특별대우를 그렇게 싫어하십니다. 해외 순방 시 묵으실 숙소로 엄청 넓고
으리으리한 침실로 안내하면 정색을 하시며 거절하십니다.
저는 이런 교황님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사제나
수도자들은 너무나 편안하다. 교황님께서는 우리에게 봉헌생활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당신께서 몸소
잘 보여주고 계신다. 사제생활 잘 하고 싶은가? 수도자로 모범적인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저 교황님
일거수일투족만 바라보고 그대로 따라하면 되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이런 면에서 교황님의 스타일은 ‘성모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 역시 특권의식이 조금도 없는
분이셨습니다. 세상 사람들 시각으로 볼 때 성모님은 엄청난 분이셨습니다. 메시아 하느님을 자신의 태중에
잉태하신 분이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신 분입니다. 우리가 만일 성모님이었다면 엄청 어깨에 힘이 들어갔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 앞에 엄청 자랑도 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특별대우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언제나 겸손하셨습니다. 오직 하느님의 뜻만 추구하셨습니다. 손톱만큼도 특별대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만일 제가 성모님이었다면 만삭의 몸이었기에 호적등록 작업에 대한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그 무거운 몸을 이끌고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한평생 음지에서 묵묵히
예수님을 뒷바라지하며 외양상으로는 한 평범한 유다여인으로 그렇게 살아가셨습니다.
올 한해는 그간 우리 모두를 괴롭혀왔던 특권의식, 특별대우, 예외적용, 이런 것들을 추방하는데 함께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재산 좀 있다고, 잠시 높은 자리에 앉아있다고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소리 없이 꾸준히 자기 길을 걸어가는 서민들, 평범한 사람들이 대우받고 존경받는 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특권의식이 없는 사람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아야겠습니다. 서민들이 흘리는 눈물과 그들이
하루하루 겪는 애환에 깊이 공감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을 우리의 인도자로 뽑아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