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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실 展
THE OTHER SELF
19862012_78x45cm_ceramic_2012
포네티브 스페이스
2012. 5. 12(토) ▶ 2012. 5. 28(월) 초대일시 | 2012. 5. 12(토) pm 5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345 | T.031-949-8056
20042012_132x47cm_ceramic_2012
몸을 떠난 옷 주름
더 이상 입지 않을 옷, 즉 버릴 옷을 모티프로 작업한 것이 도예 아티스트 한영실의 이번 개인전이다--The Other Self. 옷을 왜 버리려 하는지는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자켓 속에 누워있는 거대한 스패너, 치마 사이로 머리를 보이는 볼트, 혹은 부러진 몽키스패너가 수수께끼의 힌트라 할까. 또 블라우스와 치마 세트엔 가시가 돛힌 나무 가지가, 그리고 열려져 있는 다른 한 자켓 속엔 엉킨 실타래가 그려져 있지만 궁금증만을 돋굴 뿐이다. 반면, 비천의(飛天衣) 시리즈는 해독을 요구하지 않는다. 니트 자켓의 소매는 이름 그대로 하늘을 나는, 춤을 추는 승리적 모습을 보여준다. 누가 그랬던가. 기쁨의 얼굴은 다 비슷해도 슬픔의 그것은 다 각기 다르다고.
아티스트는 본인의 옷 하나하나가 불러 일으키는 개인적인 기억과 의미를 재료 삼아 흙을 빚어 구워 내면서 자문한다: “이것이 재생인가, 아니면 박제인가?” 여기서 셀프(self)를 보는 것은 아티스트에게 당연한 일이다. 바닥에 던져진, 아니, 버릴 옷에서 보이지 않는 무엇을 본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만이 아는 어떤 그 것이다. 하지만 같은 것을 보고 있는 필자에게 보이지 않는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물론 인체( body)다. 그리고 바닥에 던져진 옷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주름이다.
옷 주름에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조각상이 처음 나타난 곳은 고대 그리스다. 그 주름이란 인체를 떠나선 생각할 수 없는 언어였고,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기 시작한 그리스 철학과 더불어 인체에 대한 정확한 관찰이 만들어 낸 성과였다. 그리스가 물려준 이 예술적 언어는 간다라 지방(지금의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을 거쳐 한반도까지 들어오는데 그 형태는 다름아닌 불상이었다. 인체와 옷의 관계를 놓고 고민한 후대의 조각가들은 이 전통과 씨름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한영실 또한 예외가 아니다.
흥미롭게도 이번 전시에서 한영실은 그 전통 선상에 서 있되 그 패러다임을 문제시하는 기발함을 보여준다. 다시 말하자면, 조각상을 놓고 인체와 옷 주름에 대해 우리가 통속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일체감을 와해시키고, 옷 주름을 그 자체로 감상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특히 비천의에서 느낄 수 있는 주름의 힘은 짜릿하며 매우 성공적이다.
분리된 인체가 다시 찾아 들어오는 예도 볼 수가 있는데, 이 경우, 생동하는 인체라기 보단 손 한 짝이나, 샌달에 신겨진 발목 없는 발 등 부분적인--허나 의미있는--디테일로 한정되었다.
홍진휘 (건국대학교 강사)
20092010_150x50cm_ceramic_2012
19942004_60x60cm_ceramic_2012
20032008_105x117cm_ceramic_2012
■ 한영실
이화여대 도예과, 동 대학원 | The Academy of Art University M.F.A.
개인전 | 1990 | 갤러리 현대, 서울 | 1993년 ESPACE BATEAU LAVIOR 파리 | 1995 | 금호 갤러리 서울 | 1997 | 예술의 전당 서울 | 2001 | 종로 갤러리 “clear & ruminate" 서울 | 2005 | 학고재 아트 스페이스 “ Sky Blue " 서울 | 2008 | 포네티브 스페이스 “Solitude Standing" 파주 헤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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