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개최된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Ⅱ-세계 체조 갈라쇼’가 또 한번의 이색적인 스포츠 마케팅 사례를 만들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갈라쇼는 지난해 전국일주 사이클 경기인 ‘투르 드 코리아’를 개최했던 현대캐피탈이 자사 타이틀을 내걸고 진행하는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제2탄. 새로운 스포츠 마케팅을 선보이겠다는 목표 하에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권 최초로 체조 갈라쇼를 기획했고 체조계의 살아있는 전설 ‘나디아 코마네치’가 총연출을 맡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금융권 스포츠 마케팅의 대명사 현대카드 슈퍼매치가 올 여름 다시 국내 팬들을 찾는다. 7월19일부터 이틀 동안 벌어질 ‘현대카드 슈퍼매치Ⅶ- 2008 Superstars on Ice’에 올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9위에 오른 ‘한국 피겨의 미래’ 김나영과 여자 싱글 세계 랭킹 1위 아사다 마오를 비롯해 러시아의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첸코 등 국제적인 스타들이 출전한다.
2년 전 슈퍼매치를 통해 국내 최초의 피겨 갈라쇼를 개최하면서 김연아가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했던 현대카드는 이번 슈퍼매치Ⅶ 역시 참가 선수들이나 시설 면에서 최고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국내 스포츠 마케팅의 고수로 자리매김한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은 언제나 화제에 올랐다. 2005년 9월 샤라포바와 비너스 윌리엄스의 맞대결로 화려한 첫 출발을 한 후, 2006년 9월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의 시니어 데뷔무대도 ‘현대카드 슈퍼매치Ⅱ’였다.
해외 생중계까지 된 ‘현대카드 슈퍼매치Ⅲ’에서는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 2위인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이 맞붙어 최고 수준의 경기를 선사했다. 이어 펼쳐진 테니스 신·구황제 로저 페더러와 피트 샘프라스의 맞대결 역시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현대캐피탈도 지난해 9월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의 시작으로 ‘투르 드 코리아 2007’을 개최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새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올 6월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Ⅱ-세계 체조 갈라쇼’를 통해 국내에 체조 붐을 일으키는 데도 일조했다.
기업-스포츠, 이미지 동반 상승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스포츠 마케팅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국내 기업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종목을 선정한다는 데 있다. 대다수 국내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 대상 종목이 축구, 야구, 농구, 골프 등 인기 스포츠에 편중되어 있는 것에 비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테니스, 피겨 스케이팅, 사이클, 체조 등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에 속하는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고 이를 흥행으로 이끌면서 스포츠 마케팅의 새 이정표를 세워 나가고 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슈퍼매치와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국내 스포츠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그리고 성공했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이 아니면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두 번째 성공 비결은
기업 이미지에 가장 잘 맞는 종목을 선정한다는 점이다. 대중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인기 종목이라고 해서 슈퍼매치나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VIP 스포츠, 수준 높은 애호가 및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종목을 선정해 기업 이미지와 스포츠 종목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있다. VIP 마케팅의 전문가답게, 아무나 접근할 수 없었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스포츠 자체의 이미지까지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세 번째 비결은
‘사회 공헌’.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미래라 불리던 김연아 선수를 슈퍼매치에 초청해 시니어 데뷔 무대의 장을 선보인 현대카드는 슈퍼매치 이후 열린 창립 5주년 행사에서 당시 스폰서나 CF 출연이 없었던 김연아 선수에게 장학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현대캐피탈 역시 인비테이셔널 갈라쇼 무대에 참가한 신수지 선수에게 갈라쇼 바로 다음날 장학금 5000만원을 전달하고 베이징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당부했다. 각각 슈퍼매치와 인비테이셔널 무대에서 빼어난 연기를 보여준 데 보답하는 한편, 비인기 종목인 피겨 스케이팅과 체조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김연아 선수는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프랑스에서 열린 4차 대회에서는 한국 피겨 100년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승승장구했다. 한국 리듬체조선수로는 16년 만에 올림픽에 진출한 신수지 선수 역시 베이징올림픽에서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탁월한 선구안이 사회공헌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치러진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투르 드 코리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유럽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 중 하나지만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인 사이클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를 하며 그간 축적된 마케팅 역량을 발휘했다. 이를 통해 현대캐피탈은 친환경 스포츠를 지원하는 기업, 비인기 종목의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쓰는 기업,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대회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세계에 알리는 기업 등의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돈으로는 환산하기 힘든 기업 홍보 효과를 거뒀다.
또한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투르 드 코리아 2007’은 사이클에 대한 인기 상승과 함께 레이스의 거점이었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8개 거점 지자체는 지역 인지도 상승과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자체로서는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투르드 코리아를 통해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수백억원 홍보 효과
네 번째 비결은 메인 또는 단독 스폰서십을 통해 홍보 효과의 극대화를 꾀한다는 데 있다. 여러 업체와의 공동 스폰서십은 홍보 효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단독 스폰서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독점적 홍보 효과를 철저히 누리고 있다.
예를 들어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의 대결이었던 슈퍼매치Ⅲ의 경우 미디어 노출 효과는 일일이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경기 개최 자체를 알리는 기자간담회, 순조로운 티켓 예매에 대한 내용, 두 선수 귀국 기자간담회와 본 경기에 이르기까지 슈퍼매치라는 소재가 수차례에 걸쳐 다뤄졌다. 스포츠지는 물론 종합·경제지의 스포츠면, 케이블TV를 포함한 방송사의 스포츠 뉴스에 소개됐고 라디오 방송에도 경기를 전후해 지속적으로 전파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