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추석 밥상에 부치는 월명성희(月明星稀)

[심천]

心川의 아침 편지
-그대, 추석 밥상에 부치는 월명성희(月明星稀)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는 천하를 호령했던 영웅이었지만, 
인간으로서 느낄 수밖에 없었던 비애를 
아주 정감이 풍부한 이 4언시를 남겼다 

對酒當歌. 人生幾何? 대주당가. 인생기하?
술을 들면서 노래 부른다. 인생을 살면 얼마나 사는가?

譬如朝露, 去日苦多.비여조로, 거일고다.
아침이슬 같으니, 지난날 고통이 많았구나.

慨當以慷, 憂思難忘.개당이강, 우사난망.
슬퍼 탄식하여도, 근심을 잊을 길 없네.

何以解憂? 唯有杜康.하이해우, 우유두강.
어떻게 근심을 풀을까? 오직 술뿐일세.

靑靑子衿, 悠悠我心.청청자금, 유유아심.
젊은 학생들, 내 마음 알 길 없네.

但爲君故, 침吟至今. 단위군고, 침음지금.
다만 그대들로 인하여, 이제껏 깊은 시금에 잠겼었네.

유유鹿鳴, 食野之평. 유유록명, 식야지평.
우우하고 우는 사슴의 무리, 들에서 햇쑥을 뜯는다.

我有嘉賓, 鼓瑟吹생. 아유가빈, 고슬취생.
내게도 좋은 손님 오셨으니, 비파 타고 피리도 불리.

明明如月, 何時可철. 명명여월, 하시가철.
밝기는 달과 같은데, 어느 때나 그것을 딸수 있으랴.

憂從中來, 不可斷絶. 우종중내, 부가단절.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근심, 참으로 끊어버릴수 없구나.

越陌度阡, 枉用相存. 월맥도천, 왕용상존.
논둑과 밭둑을 누비면서, 헛되게 서로 생각하는가.

契瀾談嘗, 心念舊恩. 계난담연, 심염구은.
마음이 통하여 즐겨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속으로 옛 은혜를 생각하네.

月明星稀, 鳥鵲南飛. 월명성희, 오작남비
달 밝고 별을 드문데, 까막까치가 남쪽으로 날아간다.

繞樹三잡, 何枝可依. 요수삼잡, 하지가의.
나무를 서너 차례 빙빙 맴돈들, 어느 가지에 의지할 수 있을꼬?

山不厭高, 海不厭深. 산부염고, 해부염심.
산 높음을 싫어하지 않고, 바다 깊음을 싫어하지 않네.

周公吐哺, 天下歸心. 주공토포, 천하귀심.
주공처럼 어진 선비를 환영한다면, 천하는 모두 진심으로 돌아가리!

[출전] 삼국지(三國誌) 조조(曹操) 단행가(短歌行)

이 시를 지을 때 조조의 나이는 54세이었다고 한다.

나무를 몇 번 돌지만 의지할 가지가 없도다. 
산 높은 것 싫지 않고 강이 깊은들 어떠리! 
주공이 언제 모으니 천하인심이 돌아 오도다. 

이 노래, 이 시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가 흥이 나서 즐기는데, 
오직 유복이란 사람은 '달이 밝으니 별이 드물고 새들은 남으로 날아간다. 
나무를 몇 번 돌아보지만 의지할 가지가 없다."라는 구절은
'불길한 징조'라고 말한다. 흥이 깨진 조조는 유복을 처형했지만 
다음 날 술이 깬 뒤 후회했다. 

"달이 밝으니 별이 드물고 새들은 남으로 날아간다"는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에도 인용이 된 구절이다. 
"나무를 몇 번 돌아보아도 의지할 곳이 없다"라는 조조 자신의 노래는 마치
예언처럼 적벽대전에서 그대로 적중한다. 

나는 또 이 말에서 삼성 창업주 (이병철씨) 家에 재산 싸움을 생각한다.
삼성을 물려받은 3남 건희씨는 제 맏형<맹희>씨를 
그 양반이라고 하면서, 
그는 30년 전에 아버지가 자기 집안에서
내 친 사람이라고 씨부렁거린다.
  그리고 제 누나 <숙희!>씨가 금성(LG) 家로 시집가... 삼성전자와 대립 관계라고 
  아버지 서운했다며, 그것으로 그때부터 상속! 한푼 없다고 
  <아버지가 그렇게 말했다고> 씨부렁거린다.

兄을 그 양반이라고 하는 돈!~~~
딸이 경쟁하는 회사로 시집가면! 그 사람은 내 딸도 누나도 아닌  세상... 
삼성 家의 돈 싸움에서 생각한다.....
그 사람들의 사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소송을 건 맹희 씨도 
재벌인데 돈 때문은 아닐 것이다...........
소통의 不在일 것이다. 인격적인 형제 우애 결핍일 것이다. 
황금만능주의가 낳은 비극일 것이다.

이 月明星稀의 참 뜻은
(절망이 아닌 희망이며 또 겸손과 절제 그리고 소통이며 
내게 주어진 시간을 잘 쓰란 말일 것이다.)

그러기에 이참에 우리도 미리 유언장을 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재산이 있으면 자식들에게 공평무사하게 나눠주고 또 사회에도 기부하고 
종중에도 기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돌아오는 올 (추석!)에는
형제자매와 대화를 많이 하자. 자식들과도 대화를 많이 하자. 
무엇보다 형제자매와 자식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자. 그리고 또 하나 더 
우리만큼은 형제자매와 일가 친척이라는 이 천륜에 감사하며 
모든 일, 서로 양보하며, 서로 끌어주며, 다정하게 지냈으면
참 좋겠다.

-추신-
존경하고 사랑하는 시산군의 후예, 대부님! 아재! 형님! 일가친척님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웃음꽃 가득한 한가위 보내시길 빕니다
특히 나의 오늘이 있기까지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
한번 꼬~옥 안아드리는 한가위 되시기를 빕니다.

心川 이석규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