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회를 석방하라(시)

밀양 송전탑 반대한 김정회를 석방하라                                                                                                 이응인(시인, 밀양시 부북면)       8월 26일 새벽 어린것들 보는 앞에 잡아간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 마을 김정회를 석방하라.   건강한 먹거리 키워 도시 사람들에게 공급하겠다며 번듯한 직장 접고 귀농해 밤낮 없이 유기농에 힘 쏟던 그에게 송전탑은 날벼락이었다.   765kV 송전탑 싸움 마을 대책위원장 이름을 단 것은 젊다는 이유로 거동 불편한 어른들 심부름을 위해서였다.   이제 김정회는 석방하라. 칠팔십 노인들 생존의 터전을 앗아간 건 그가 아니다.   눈 있으면 밀양 시내를 돌아보라.   “765kV 송전탑,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하자!” “기업을 위하여, 국가를 위하여, 아름다운 양보를 부탁드립니다.” “765kV 송전탑, 현실적인 대안으로 하루속히 살기좋은 밀양으로 돌아가자!”   밀양상공회의소, 농공단지협의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무슨 추진협의회, 무슨 운동협의회가 큰길에 플래카드 도배를 했다.   보아라, 답이 나왔다. 그들은 진정 ‘아름다운 양보’를 할 사람들이다. 76만 5천 볼트 송전탑! 상공회의소, 농공단지 위를 지나게 하라. 무슨무슨 협의회 골목과 정원을 지나 옥상으로 넘어가게 하라.   그 숱한 단체 회원들이 뜻 모아 길을 내어 줄 것이다. 그들은 ‘양보’를 알고, ‘합리적인’ 사람들이다. 게다가 밀양시가 그들을 적극 지원하지 않겠는가.   그들에게 철탑 아래 논밭을 사서 농사짓게 하라. 그들은 ‘현실적 대안’으로 땅을 사서 전자파를 이겨내며 일만 하지 결코 공사 방해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밀양 송전탑 끝났다. 이제 김정회는 석방하라. 동화전 마을로 돌아가 아내와 어린것 함께 논밭으로 다시 나가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