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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 미끄러워진 노면… 경쟁자 웨버·페텔 탈락, 시즌 5승으로 현재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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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페르난도 알론소(29·스페인·페라리)의 편이었다. 그의 앞에서 붉은 황소(레드불) 두 마리가 차례로 쓰러졌고, 알론소는 F1(포뮬러 원) 한국 그랑프리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24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결선 레이스.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레이스 진행이 순탄하지 않았다. 오후 3시 10분 경기가 시작됐지만 6분 만에 바로 중단됐다. 비가 내리면서 일부 코너에 토사가 흘러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4시 5분에 경기가 재개됐지만 노면이 미끄러워 세이프티 카(safety car)가 맨 앞에서 레이스를 이끌었다. 24대의 경주차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꼬리를 물고 그 뒤를 따랐다.
4시 42분 정상적인 레이스를 알리는 초록색 깃발이 나부꼈다. 얌전하던 레이스가 갑자기 거칠어졌고, 예선 성적에 따라 3위로 달리던 알론소에게 첫 행운이 찾아왔다.
알론소 바로 앞에서 달리던 마크 웨버(레드불)의 경주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빙그르르 돌더니 그대로 벽에 부딪혔다. 알론소는 재빨리 웨버를 피해 달렸지만 4위로 달리던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GP)는 그대로 웨버의 차와 충돌했다. 순식간에 경쟁자 2명이 사라진 것이다.
두 번째 행운은 전체 55바퀴 중 46번째 바퀴 때 찾아왔다. 선두로 달리던 제바스티안 페텔(레드불)의 경주차가 엔진 이상으로 속도가 떨어졌다. 알론소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고, 그랜드스탠드 앞 직선 주로에서 페텔을 앞질렀다. 2위로 처진 페텔의 경주차는 이내 엔진에 불이 붙었고, 더 이상의 순위 변화는 없었다.
알론소는 2시간48분20초810의 기록으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이 2위, 펠리피 마사(페라리)가 3위를 차지했다. '돌아온 황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는 4위로 선전했지만 아쉽게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알론소는 연봉 3000만유로(약 470억원)로 올 시즌 F1 드라이버 중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아마추어 카트 선수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세 살 때부터 카트를 시작했고, 20세이던 2001년 F1에 데뷔했다. 르노에 둥지를 튼 알론소는 2005·2006년 2년 연속 시즌 챔피언에 등극, '황제' 슈마허의 시대가 끝났음을 선포했다. 2006년 시즌을 마치고 스페인 유명 여가수 라퀠 델로사리오(28)와 결혼했다. 알론소는 이날 우승으로 시즌 5승에 성공, 승점 231점으로 시즌 드라이버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웨버가 220점으로 2위, 해밀턴은 페텔(206점)을 밀어내고 3위(210점)가 됐다. 페텔은 또다시 결선 징크스에 울었다. 페텔은 올 시즌 17번 대회에서 9번이나 예선 1위를 차지했지만 우승은 두 번에 그쳤다.
출처: 지피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