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일 대체 휴일이다.
비가 내린다.
새로 가져 온 내차를 태워줄 겸 바보에게 나가자 한다.
예당 방조제 해평쪽에 차를 멈추고 둑에 올라 꽃과 바다와 산을 본다.
차를 바닷가로 돌려 청암을 지나 선소의 공룡알화석지로 간다.
몇번 와봤어도 알화석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탁한 바닷물이 바닥에 부딪혀 오다 바위에서 작은 거품을 만든다.
짧은 데크를 걸으며 암벽을 살펴도 화석인지 모르겠다.
돌아와 다시 바닷가로 내려가 거친 암반 위를 걸어본다.
연인과 가족을 실은 차가 와 멈춘다.
율포를 지나 회령의 2다원으로 간다.
입구는 차가 들어가지 못하게 가로쇠를 막아아 두었다.
옆기둥을 돌아 너른 차밭으로 들어간다.
호남정맥 줄기인 일림산 한치재의 능선은 하얀 구름에 덮여있다.
검은 천으로 덮인 곳도 있지만 푸르른 차밭을 서서히 걷는다.
차나무가 빽빽하고 기계가 잎을 고르게 딴 흔적이 보이는데 기계가 어찌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편백나무 몇 개가 서 있는 길을 걸어 기계를 만난다.
득량도는 구름을 이고 있다.
더운 날보다 비가 오는 날이 또 걷기에 운치가 있다.
덕림마을 솔숲이나 예동마을도 들러보고도 싶은데 배가 고프다.
득량역 앞의 그 집 반점에 가니 손님은 없고 이 빠진 주인도 별로 반기지 않는다.
바보가 신분을 밝히고 아이들 짜장 먹으러 오겠다고 하자
다문화 아이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도 있다며 앉으라며 하얀 중국술을 비커에 따룬다.
짜장면 뿐이라는데 바보가 반기지 않자 울면을 해 주신댄다.
자신 주변의 사람들 이야기, 보성의 변하지 않는 정치지형, 문화 등에 대해
바보와의 이야기가 길어진다.
내가 밥을 달라고 하자 주방으로 들어간다.
우린 들불야학 불이학당 등의 유인물을 보다가 술을 마시다가 한다.
오랜만에 걸쭉한 울면을 놓고 3만원하는 백년지존을 달라한다.
52%의 술값이 생각보다 싸다.
몇 잔 마시고 또 긴 이야기를 나눈다.
둘 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나도 말이 많았을 것이다.
다음에 들르겠다고 하고 그들의 말을 끊고 나온다.
나는 말을 길게 들을 능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