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라도닷컴>
<김진수의 약초산책 63>
“코로나19, 예방과 회복” - 에키나세아(紫錐菊)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주로 인체의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폐에 잠입한다. 그래서 이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각자는 마스크를 쓰고 국가는 방역으로 잠재적 감염자들 사이의 왕래를 차단한다. 세계적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매개로 인체면역시스템의 활성화를 유도한다. 백신이 제시한 가짜 또는 불활성 감염원을 탐지한 수지상세포는 T임파구를 불러 표적 항원을 사멸시킴으로써 특정 바이러스를 잘 기억하는 항체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재감염 없고 기왕이면 유사한 구조의 신종 또는 변종바이러스에도 반응하여 속아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감염에 대한 항체의 생산과 활용도 몸이 하는 것이므로 허약체질, 기저질환, 노화 등에 따라 사람마다 항병능력에 차이가 있다. 예컨대 영유아에겐 평균 12~15g이나 되는 큰 흉선(림프조직)이 있고, 젊은이는 대체로 기혈이 왕성하여 골수의 생성기반이 건전한데 노인은 흉선이 퇴화되고 임파구의 항체생산능력도 위축되어 있다. 최근까지(2020년) 우리나라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영유아는 없고 60대 이상이 94%로 높게 나타난 집계에서 보듯 몸의 환경은 치유와 회복에 있어 가장 큰 변수가 아닐 수 없다.
면역이란, 모든 형태의 비자기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고도로 분화된 ‘림프구’를 축으로 한다. 조직과 기관을 손상시키는 각종 전염병, 과민성, 알레르기, 자가면역, 이식면역, 항종양작용을 포괄한다. 림프구는 혈류 내 모든 백혈구에서 약 30% 정도를 차지하며 림프관, 비장, 혈관 등을 순환하면서 감염상황에 따라 선천면역(호중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과 후천면역(B세포, T세포)을 가동하여 생체를 보호한다. 림프구는 골수의 줄기세포에서 생성되고 골수 또는 흉선에서 성장한다.
《내경》에서 ‘음식이 위장으로 들어오면 비장을 통해서 기가 폐로 올라가고, 폐는 기를 주관하고 온몸의 혈맥을 통하게 한다.’ 했다. 후천지기의 원천인 비장(지라·이자: 인체의 가장 큰 림프기관·소화기관)에서 생화한 수곡의 기와 즙을 폐가 받아들여 기가 충만해지면 폐는 승강작용을 통해 이 영양물질을 선천지기의 근본인 신에 내려 보낸다. 신은 선천의 정(精)에 이것을 더하여 골수 생성의 물질적 기초를 완성한다.
한방에서 면역증강제 역할을 수행하는 생약은 많다. 골수의 조혈기능을 촉진하는 인삼과 세포성면역(T세포)과 체액성면역(B세포) 기능을 촉진하는 산약, 백혈구 수를 뚜렷이 증가시키고 호중구와 대식세포의 탐식능을 높이는 황기, 역시 대식세포의 탐식지수를 높이고 흉선과 임파선의 중량을 현저하게 증가시키는 복령, 면역향상 및 면역조절작용의 백출, 항위궤양·인후통·해수를 치료하는 감초, 위벽 점액과 위액분비를 촉진하는 곽향 등으로 한 익기건비(補氣健脾)약에, 흉선과 비장의 무게를 늘리고 백혈구의 분화촉진작용이 강한 하수오와 면역세포의 기능을 돕고 면역조절작용이 있는 산수유, 백혈구 생성 촉진작용의 여정자, 말초의 T임파구를 뚜렷이 증가시키는 생지황, 임파구의 증식과 항체생산을 촉진하는 음양곽, 면역억제와 면역증강의 양방향조절작용이 있고 기침과 천식을 치료하는 오미자 등 보신익정(補腎益精)약을 결합하여 면역증진 기초방(백출 산약 황기 생지황 산수유 하수오 여정자 각 3, 복령 음양곽 인삼 곽향 각 2, 감초 오미자 각 1)을 세울 수 있다.
만일 감염이 의심되는 경증의 관찰기와 증상이 남아있는 회복기의 경우라면, 폐를 자양하고 담을 없애는 사삼과 풍열을 흩고 해독하는 금은화, 해수를 그치게 하고 혈압을 내리는 상백피, 기도 염증과 과민반응을 억제하고 기관지 점액의 분비 및 섬모운동을 촉진하는 맥문동 각 2에, 폐기를 펴서 담을 없애고 기침을 그치게 하는 길경, 위장관 증상을 동반한 가벼운 폐렴 치료의 자소엽, 위즙분비를 촉진하고 소화를 돕는 곽향, 경맥을 통하게 하여 부종 및 혈액순환 장애를 개선하는 계지, 그리고 감초 각 1로 초기 감염방을 삼을 수 있다.
에키나세아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본으로 전초를 약으로 쓰는데 통상화가 성게나 고슴도치같이 생긴 데서 온 희랍어 에키노스(echinos)에서 유래하며, 북아메리카 중심부가 원산지이다. 한자 약명에서도 ‘송곳 추(錐)’를 써서 이 식물의 꽃술이 가시처럼 따갑고 거칠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약전에 등록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관상용으로 흔히 심는다. 뿌리는 2~4년생을 10~11월에 수확하여 말리고, 잎은 6~10월에 수확하여 차로 이용할 수 있다. 홍자색 꽃이 피는 것을 약용하고 개량된(흰색, 노란색) 것은 약용하지 않는다. 에키나세아는 북미 원주민이 사용하던 민간약초로 뿌리를 짓찧어 방울뱀에 물린 상처를 치료하고 천식, 인후염, 패혈증, 치통 등에 사용했다고 한다. 에키나세아를 각광받는 약초로 발전시킨 사람은 독일의 식물채집학자들이었는데, 50여 년간 연구하여 인체 조직과 병원체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효소(아루로니탄젠)의 형성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에키나세아가 식세포 활성 및 T임파구의 증식을 촉진하여 항염증·항바이러스에 유용한 식물임을 입증하였다. 에키나세아 추출액은 백혈구를 증가시켜 종양의 확대를 막고 암 환자의 면역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인정되었으며, 백혈병·에이즈·다발성경화증에서 나타나는 면역과잉과 알레르기를 경감하는 효능도 확인되었다. 에키나세아를 위의 면역증진 기초방과 초기 감염방에 각 3 이상의 용량으로 자유롭게 합용할 수 있다.*
꽃
전초
씨
순
뿌리
절편(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