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밀려오던 꽃향기에
하루 하루 가버린 4월이 아프겠다
오늘 이 월욜 올 해의 가장 아름다운 날일 듯**
철쭉 만개한 동산이 안타깝도록 눈이 부셨다
살아가는 시간을 감사한다면
꽃을 피워주어서 세상이 아름답다고
크게 외치리라~~
요즘 내가 좀 많이 부지런 해 진 것 갔다
차 정리를 하고나니 교수님 도착으로
수업시작이다
오늘결석은 조형자 김영주 최향숙 세분이다
역시 오늘도 알뜰히 살펴 선정 해 오신 박목월 작품으로 수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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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날 에워싸고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山)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뭄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그뭄달 처럼 살아라 한다
그뭄달 처럼 살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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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1915~1978) 경북 월성
청록파(박두진 조지훈 박목월)
서정시인으로 향토적 서정을 민요 가락에 담음
일제시대 시를 써서 모국어를 지켰음
*산이 날 에워싸고~자연애의 동경
자연속에서 소박하게 살고싶은 의지
인간의 자유로운 삶을 구가 하려함
암흙기의 억압된 삶을 고스란이 느낄수 있다)
ㅡㅡㅡㅡ
적막(寂寞)한 식욕
(박목월)
모밀묵이 먹고 싶다
그 싱겁고 구수하고
못나고도 소박하게 점잖은
촌 잔칫날 팔모상(床)에 올라
새사돈을 대접하는 것.
그것은 저문 봄날 해질 무렵에
허전한 마음이
마음을 달래는
쓸쓸한 식욕이 꿈꾸는 음식.
또한 인생의 참뜻을 짐작한 자(者)의
너그럽고 낙넉한
눈물이 갈구하는 쓸쓸한 식성(食性)
아버지와 아들이 겸상(鎌床)을 하고
손과 주인이 겸상을 하고
산나물을
곁들여 놓고
어수룩한 산기슭의 허술한 물방아처럼
슬금슬금 세상 얘기를 하며
먹는 음식.
그리고 마디가 굵은 사투리로
은은하게 서로 사랑하며 어여삐 여기며
그렇게 이웃끼리
이 세상을 건느고
저승을 갈때,
보이소 아는 양반 앙인가요
보이소 웃마을 이생원 앙인가요
서로 불러 길을 가며 쉬며 그 마지막 주막에서
걸걸한 막걸리 잔을 나눌 때
절로 젓가락이 가는
쓸쓸한 음식.
ㅡㅡㅡㅡ
모밀묵을 좋아하고 먹고싶은 그안에 함께하는 일상모습
그리고
인생의 쓸쓸함 적막감 에서 오는
식욕속 추억을 떠올리는 모밀묵에 느낄수 있는 작가의 추억이 그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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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蘭)
(박목월)
이쯤에서 그만 하직(下直)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받은 것을 돌려 보냈으면
여유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포기 난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하게 살아가고,
조용하게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먼곳에서 그윽히 향기를
머금고 싶다.
ㅡㅡㅡㅡ
*~물욕과의 작별
욕망을 하직
~그윽히 향기 머금고 있는 난초꽃은 무욕이
피워올린 없음에서 있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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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정
(박목월)
지상에는
아홉 컬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칸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 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컬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구문반(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구문반.
아랏목에 모인
아홉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문반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ㅡㅡㅡㅡ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들이 존재한다 **
에는 불효 굶주림 추위에서아버지의 힘들은 작가의 가정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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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묘지 ( 장정일)
홀린 듯 끌린 듯 따라갔네
그녀의 희고 아름다운 다리를
나 대낮에 꿈길인 듯 따라갔네
또박거리는 하이힐은 베짜는 소린 듯 아늑하고
천천히 좌우로 움직이는 엉덩이는
항구에 멈추어 선 두 개의 뱃고물이
물결을 안고 넘실대듯 부드럽게 흔들렸네
나 대낮에 꿈길인 듯 따라갔네
그녀의 다리에는 피곤함이나 짜증 전혀 없고
마냥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나 대낮에 꿈길인 듯 따라갔네
점심시간이 벌써 끝난 것도
사무실에 들어갈 일도 모두 잊은 채
희고 아름다운 그녀 다리만 쫓아갔네
도시의 생지옥 같은 번화가를 헤치고
붉고 푸른 불이 날름거리는 횡단보도와
하늘로 오를 듯한 육교를 건너
나 대낮에 여우에 올린 듯이 따라갔네
어느덧 그녀의 흰 다리는 버스를 타고 강을 건너
공동묘지 같은 변두리 아파트 단지로 들어섰네
나 대낮에 꼬리 감춘 여우가 사는 듯한
그녀의 어둑한 아파트 구멍으로 따라들어갔네
그 동네는 바로 내가 사는 동네
바로 내가 사는 아파트
그녀는 나의 호실 맞은편에 살고 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서며 경계하듯 나를 쳐다봤다
나 대낮에 꿈길인 듯 따라갔네
낯선 그녀의 희고 아름다운 다리를.
ㅡㅡㅡ
*장정일~1962년 경북 달성
악민적 결벽성 으로 사회의 위악을 폭로하는
시인으로 주목
자해적 테러리즘에 빠져들어 독자들에게 의도적 불편함을 조성 하여 장정일 문학의 특이하고 특출함을 보여줌.
~낯선 희고 아름다운 그녀의 다리----에서
전면적 자기표현 불편한 진실
도시에 사는 익명성
원시적 애로틱함을 표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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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沈默)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盟貰)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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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승려시인으로 불교적 세계관
심층역설이 잘 묘사된 작품
이별 고해 고통의 바다
심층역설 묘사
이별뒤의 만남 진리
최초 만연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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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길고 품격 높은 작품으로 선정해 오신 교수님과 알찬 수업을 종로하고 나니
채정란쌤이 점심을 쏘기로 선포했다
휴식에서 최인자쌤의 쵸코파이 간식의 달달함에 점심시간이 더 즐거워 지는 듯 하였다
식당에서 조금 빨리 도착한 채기병 회장님과
싱그런 점심을 모두 함께하며 오늘 점심대접의 숨은 비밀은 5월 1일 정란쌤 아드님 결혼 소식을 발표 해 주었다
맛있게 식사후 화평회팀은 다시 교실로 모였다
최인자ㅡ 나목 위에 부는 바람
서희정ㅡ 설맞이 풍경. 눈의 전설
최서윤ㅡ 행복했던 순간. 삶의 온도
채기병ㅡ 마을버스. 화재 신고
채정란ㅡ 일상의 무게.
오늘도 8편의 알차고 정성어린 풍성한 자작시를 서로 공유하면서 멀어지는 남은 4월을
채윘다
역시 교정에 타는 듯 붉어 핀 철쭉을 지나칠 수 없어 잠시 볼을 맞대어 보며 2주후엔 오늘이렇게 넘치는철쭉이 남아 있지 않을 걸 아쉬워 하리라~
발길을 돌렸다*~*
첫댓글 결석하고도 공백없이 공부하게 해주신 총무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영주쌤
좀 늦게 올렸지요?
한주가 길게 이어지네요~
이 많은 걸 정리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공부 많이 했습니다.
좋은 작품을 함께 공부 할 수 있어
더블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총무님 덕분에 님의 침묵’을 암송하던 꿈 많던
여고 시절로 다시 한번 타임머신 타고
다녀왔어요.
시창작반을 위해 애써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늘 감사드려요~♥
혼사 계획이 있는 총무님에게만
살짝 알리려 했는데
본의 아니게 학우님들의 축하를 받아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고마운 마음 고이 간직했다가
학우님들 애경사에 마음을 나누겠습니다.
행복하고 바쁜일정으로 시원 섭섭 하겠지요
늘 함께해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