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5주일 2024년 3월 17일(나해)
대전주보 3면 ‘공동의 집’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탄소중립인증’은 기후위기 시대의 단식>
"사람들이 지구의 자원을 존중하지 않고 남용하면, 불의를 저지르고 범죄를 자행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행동이 수많은 형제자매들에게 가난과 죽음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께서 1993년 사순 시기 담화문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한 세대 즉 30년이 지난 지금, 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생태적 회개를 계속 강조하고 계십니다. 그동안 상황이 더욱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지구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45도나 높아졌습니다. 임계점인 1.5도를 이젠 0.05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대전교구는 2022년 9월에 탄소중립선언을 한 뒤 각 공동체별로 나름의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속도나 밀도 면에서 서로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 다. 그래서 교구는 격려와 촉구 차원에서 탄소중립인 증제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각 본당이나 기관이 인증신청을 하면 자료심사와 현장실사를 통해 인증 여부를 결정합니다. 인증은 두 단 계로 나누어 2030목표인 사용 전력 100% 재생에너지화를 달성하면 '탄소중립LUNA', 2040목표인 가스와 석유류, 수돗물 등까지 포함한 완전 중립을 달성하면 '탄소중립SOL‘로 인증합니다. 'LUNA'는 라틴어로 달 이며, 'SOL’은 태양입니다. 둘 다 환경운동가들의 주보성인이신 성 프란치스코의 ‘태양의 노래'에 나오는 대표적인 피조물들입니다. 교구장 주교님께서 찬미받 으소서 주간인 5월 27일(월)에 주교좌 대흥동성당에서 미사와 함께 인증서와 격려금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심사 기준에는 재생에너지시설과 에너지효율화설비 등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생태 관련 조직과 교육, 활동 등 공동체 구성원 전체의 실천적 노력인 소프트 웨어 부분도 포함됩니다.
미국 환경운동의 선구자인 데이비드 브라우어는 "죽어버린 지구에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미래 세대의 삶과 신앙생활도 엄청나게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오늘 누군가가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이유는 오래전에 누군가가 나무를 심었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 시대 사순 시기 금육과 단식에는 탄소중립을 위한 불편 감수와 노력도 절제와 사랑이라는 측면에서 궤를 같이합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돕고 가난한 이들과 미래 세대를 위해 나무를 심는 사랑의 실천이기 때문입니다.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