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마케팅에 대해 전혀 사전 지식이 없었기에 과제 도서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둔 측면은 패션마케팅이라는 분야에 대하여 기초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전반적인 안목을 길러줄 수 있는 도서를 고르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21세기 패션마케팅은 매우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21세기 패션마케팅’은 패션산업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비롯하여 STP마케팅 등 널리 알려진 마케팅 전략들이 패션산업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패션산업은 정보 지향적 산업으로 유행주기가 매우 짧고 소비자 취향이 다양화되어 패션 정보의 신속하고 정확한 분석과 예측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과, 소비자의 마음속에 독특하고 유리하게 자리 잡도록 하는 마케팅 활동인 제품 포지셔닝이 특히 중요하기에 고객가치모델을 파악하고 고객가치위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패션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상품으로 인해 얻게 되는 외모, 젊음, 능력, 우아함, 부러움을 구매하는 것으로 실제 구매하는 것은 핵심혜택(corebenefit), 즉 상품으로부터 기대하는 긍정적 결과라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비단 패션 마케팅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의 마케팅에 있어서도 상품 자체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고객이 상품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목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어필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향후 패션마케팅 분야는 어떻게 변화할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어떤 측면이 두드러질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궁금증이 생겨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은 시각일 것이다. 또한, 피부에 닿는 상품이기에 촉각도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소비자는 갈수록 세련되어져 기존의 단순한 감각보다는 다양한 감각이 뒤섞이는 공감각적인 경험을 더욱 원하게 되는 추세를 봤을 때 패션에 있어서도 그전에 덜 주목 받았던 후각이 강조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정 브랜드에 특정 향을 입혀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애초에 본 도서를 선택한 목적에는 충실한 내용의 도서였으나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참신한 마케팅 사례에 대한 소개가 없었다는 것이다. 상당히 널리 알려진 마케팅 기법들에 대한 소개와 이들이 패션산업에 적용되었을 때의 특징은 잡아주었으나 무릎을 치게 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에 대한 사례도 소개되었다면 더욱 흥미롭고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원론이 패션산업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를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장할만한 도서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