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15년 8월 29일. 토)는 제61회 대전-충청 우리가곡부르기 (매월행사)에 다녀 왔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몇 차례 걸러 왔지만 6년 여를 꾸준히 이어 오며 그 지역출신의 예술가를 조명하고 새로 발굴하여 왔습니다. 이번에는 작곡가 서동석(선생의) 작품연주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서옹께서 노구로 거동이 불편하여 연주회에 모시지 못하여 못내 아쉬웠지만 가족들께서 대신 많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서동석 작곡가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풀려고 인용합니다. 평화신문 2015. 06. 07 발행 [1317호] 홈 > 평화신문 > 여론사람들 > 일반기사 오세택 기자 작성
100세를 바라본다는 망백(望百, 91세)을 넘긴 어르신이 성당에서 미사 반주 봉사를 하고 있다면 아마도 한국 교회에서 최고령 반주자일 것이다. 그 주인공이 대전교구 변동본당의 92세 반 주자 서동석(시몬)옹이다.
2003년에 세례를 받은 그가 미사 반주를 시작한 건 2005년이다. 부인 김순희(안나)씨의 장례 미사 때 반주자가 없어 무반주로 성가를 부른 것이 계기가 돼 미사 반주 봉사를 하게 됐다. 이후 그는 10년을 한결같이 평일 미사와 주일 새벽 미사 반주를 도맡고 있다.
- 대전 변동 자택에서 서동석옹이 성가 반주를 연습하고 있다.-
팔순을 넘겨 반주 봉사를 시작했다고 해서 그의 삶이 음악과 무 관했던 것은 아니다. 1937년 당진 순성보통학교를 나온 그는 화성학 교재를 사서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했고, 교사 임용 검정 시험을 거쳐 초등ㆍ중등학교(*대전 몽상중학교) 음악교사, 중등 음악교사 임용고시 출제위원 등을 지냈다.
아동문학가 윤석중(요한)씨와도 인연을 맺어 그의 동시만 200여 편을 동요로 작곡했고, 「서정가곡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1998년에 이어 지난 5월에도 앨범을 냈다. 서정가곡 2집에는 ‘그런 밤중에’(김구연 시) ‘진종일을’(조병화 시) ‘그리운 어머니’ (구상희 시) 등 자작곡 13편을 실었다. 음악교사로, 작곡가로 한 생애를 살아온 셈이다.
“전 한 번도 은퇴를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허리도 아프고 운신하 기도 힘겹지만, 미사 반주를 하러 집을 나설 때면 설렙니다. 악보 만 보면 돋보기도 필요 없고, 귀도 잘 들리니 이상하죠? 또 어찌나 감성적인지 아흔을 넘긴 요즘도 눈물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요즘도 악상이 막 떠올라요. 아직 열정이 살아있으니 현역 아닌가요?”
평생 한우물만 파겠다는 뜻으로 자신의 아호를 ‘일정’(一井)으로 정했다는 그는 “나이 들어서도 하느님께서 주신 탈렌트를 하느님을 위해 쓴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은총이고 선물인지 모른다”며 감사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대전교구 변동본당(주임 손범규 신부)은 이처럼 열정적으로 봉사하는 그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지난 예수 부활 대축일에 프란치스코 교황 축복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