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진 8단이 리그 후반 들어 여자랭킹 3위 김채영 6단과 2위 오유진 9단을 잇달아 꺾으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호반 여자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
이민진, 연승으로 우승 레이스 가세
밖은 동장군이 기온을 끌어내리고 있지만 대국장의 온도는 뜨겁다. 3파전으로 압축된 것 같았던 초대 여왕을 향한 레이스에 '맏언니' 이민진 8단이 뛰어들었다.
30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 호반 여자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 5라운드에서 이민진 8단이 강호 오유진 9단을 꺾었다. 4시간 37분, 192수 만의 불계승. 오유진은 전날 바둑대상 여자기사상을 받았던 랭킹 2위의 '2관왕'이다.
▲ 오유진 9단은 복기 때 초반 행마의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돌과 돌이 붙는 지점에서 장점을 발휘하며 국면을 주도했다" K바둑 중계석의 이상헌 해설자. "오유진 9단이 우세할 수 있는 흐름에서 이민진 8단이 우변의 요처를 차지하면서 승세를 탔다"는 총평도 덧붙였다.
국후의 이민진 8단은 "초반을 지나면서 행마가 잘 풀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곤마가 떠있고 집으로 버티면서 유리함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어려운 승부였다"는 감상을 전했다.
▲ 한돌이 제시한 '블루스팟'에 이민진 8단은 46차례, 오유진 9단은 43차례 일치를 보였다.
1인당 8판씩 두는 본선리그는 현재 최정 8단이 4승1패로 선두인 가운데 3승1패의 조승아 5단, 그리고 3승2패의 오유진 9단과 이민진 8단이 뒤를 따르고 있다.
이민진 8단은 1승2패로 출발했으나 4라운드에서 여자랭킹 3위 김채영 6단을 꺾은 데 이어 5라운드에서 2위 오유진 9단까지 잡으면서 리그 후반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민진의 여자랭킹은 11위다. 달아오른 본선리그는 31일 열리는 조승아-이민진의 6라운드가 더욱 흥미로워졌다.
▲ 이민진 8단은 앞으로 조승아 5단, 최정 9단과의 본선리그를 남겨두고 있다. 자력으로 결승 진출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었다.
"사실 몸이 좀 안 좋았는데 오늘은 빨리 돌아가서 공부보다 푹 쉬어야 할 것 같다"는 이민진 8단은 조승아 5단과의 승부에 대해 "유리한 싸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저만의 바둑을 두고 싶고, 이기면 좋겠지만 오늘도 그랬듯이 그런 마음보다 계속 발전하고 싶다. 열심히 두겠다"고 말했다.
41명이 참가한 예선을 통과한 4명, 시드 3명과 와일드카드 1명이 합류한 8인 본선리그, 본선 1ㆍ2위 간의 결승5번기로 초대 여왕을 가리는 2021 호반 여자최고기사결정전의 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강자를 만날 때 더 강해지는 느낌을 주는 이민진 8단이다. "승률로 보면 어려운 승부이겠지만 누구와 두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두려고 노력합니다."
▲ 올해 마지막 대국을 치른 오유진 9단. 63승30패(승률 67.7%)의 전적을 남겼고, 그 안에 여자국수전 우승과 여자기성전 우승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