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배운 골프 언젠가는 결실을 맺으리라*** 요번달 부터 월회원 등록해서 가는 연습장은 작고 화목해서 참 가축적이다. 오가는 사람 다 인사해야 되고 손님이 오면 할아버지가 가방 꺼내서 놓아주고 공박스도 채워준다. 꼭 옛날에 처음 골프 배울때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미안해서 손수 백을 옮겨 놓으려고 하면 할아버지가 막 죄송하다고 쩔쩔매서 더 미안하다. 사모님은 감자도 삶아서 동네사람 다 부르고 오렌지도 썰어서 1인 1조각씩 돌린다. 아지매들은 호떡도 사와서 동네방네 돌리고. 어떤 사장님은 공 잘치는 내가 이쁘다고(?) 자기가 가지고 다니는 보리차도 억지도 마시게 한다. 꼭 개를 데리고 와서 옆에 매달아 놓고 연습하시는 할아버지도 있다. 시설이 낙후한 대신 교수님과 그의 제자 서너명이 끝임없이 연습장 타석을 돌며 교정을 해준다 - 일반 연습장의 레슨보다 더 열심히. 나는 연습장에 가면 절대 곁눈질 하지 않는다. 되도록 인사외에 얘기도 건네지 않는다. 특히 사모님들 우루루 몰려서 하하호호하는건 정말 아니다. 왜냐면 나는 시간이 넉넉해서 연습장에 탱자탱자하러 다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으로 시간을 단축해서 연습하고 가는것이 좋다. 오늘은 정말 신나게 잘 맞았다. 문제는 두시간을 휘둘러 댄 다음에야 감이 왔다는게 문제다. 쉽게말해 종치고 막내린 다음 아무도 없는 무대뒤에서 설쳐댄 꼴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런데 오늘은 어떤 사모님 땜시 빨리 자리를 뜰수가 없었다. 바로 내 앞자리 한 아지매가 사장님이자 교수님이자 프로님께 열심히 타박을 듣고 있었다. 초보인듯 - 독선생을 붙여 속성렛슨 중 인줄 알았다. 사장프로님이 집요하게 붙어서서 조목조목 주의를 줬다. 생각없이 친다고 야단도 많이 듣는것 같다. 그러기를 30-40분 잠시 교수프로가 자리를 뜬 사이, 약속을 한 듯 친구에게 전화를 거는데 마침 그 친구가 전화를 받으며 연습장에 들어선다. 순간 이 사모님 그만 온갖 설움에 북받쳐 와-앙 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여자휴게실로 들어가더니 잠시후 친구가 사무실로 후다닥 뛰어간다. 곧이어 교수님이 헐레벌떡 뛰어온다. 문제의 사모님은 아예 티슈 한박스 풀어놓고 하염없이 통곡하기 시작한다. 한 30분후- 교수님이 겨우 모면한 표정으로 나온다. 친구랑 둘이남은 사모님은 골프배우는 것 그만 두겠다며 계속 꺼이꺼이 거린다. 프로가 외출한후 겨우 달래어 다시 연습을 하게 하는데 이번에는 연습장사장 사모님을 위시해서 온갖 아부성 발언을 한다. 잘하네 뭐~ , 굳샷~ , 우리는 그거보다 더한 핍박과 설움을 받았다 는둥.... 그 아픔이 새삼스럽다 는둥.... 팔을 뻗어자기 변명을 하며 열심히 따라한다. 라, 굽혀라, 허리를 돌려라 말아라, 백스윙이 크다작다, 체중이 가라와라.... 저마다 한마디씩 수십가지 주문이 쏟아진다. 위로성 발언이지만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을 것이건만 그래도 위로가 되었던지 이것저것 아~ 우스워서 죽는줄 알았다. 그러니 그 구경 다 하고 와야할것 아니겠는가?? 하!하!하!하! 얼마나 재밌는지... 그렇다고 웃을수는 없고. 참느라고 혼났읍니다. ~~ 눈물로 배운 골프 언젠가는 결실을 맺으리라~~ www.sbs golf.com 내 동호회 그린사랑 횐님중 신승희님글
첫댓글 눈물로 배운 골프 .... 누구나 처음엔 어설프고 어렵게만 보여 힘들어 하고 지쳐가기도 합니다 그건 연습이 없고 코치가 없는 우리네 삶과도 같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 잘 읽었습니다
첫댓글 눈물로 배운 골프 .... 누구나 처음엔 어설프고 어렵게만 보여 힘들어 하고 지쳐가기도 합니다 그건 연습이 없고 코치가 없는 우리네 삶과도 같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