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도리(正道里) 구계등(九階燈)의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다와 육지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조화를 이루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바닷물이 정겹게 어루만지기도 하고 때로는 정신이 나도록 두들겨 패기도 했다. 파도가 밀려와 뺨을 때려 미인으로
만들어 놓은 돌멩이 하나하나도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런가 하면 자생으로 서식한 나무와 인간들이 자기들을 위해 심은 방풍림이
바다와 조화를 이룬 장면은 어찌 이리도 아름다울까?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곳을 걷기 편하게 만들어 놓고,
보기 좋게 깔아놓은 데크는 또 하나의 미적인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이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기억하려고 눈에 담았다. 우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완도
수목원으로 떠난다. 수목원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벌써 궁금증이 뇌를 흔들어 놓는다.
매표소 앞에 버스가 멈춘다.
드디어 우리는 표를 끊고 완도 수목원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면서부터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천혜의 입지조건이 잘 갖추워진 수목원이라고
하기보다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보인다. 들어가는 길옆엔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평소에 보지 못했던 꽃들이 군데군데 곱게 피어있다. 그 아름다운 꽃에
필자는 매료되어 반하고 말았다. 이상갑 회장과 장선덕 본부장 그리고 꽃보다 아름다운 박현자 회원과 유인숙 전 총무 김경화 회원 등 미인 몇
사람이 한 조가 되어 구경하며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아무리 보아도 이곳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보다 함께한 해피 미인들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완도 수목원은 향기로운 정원으로 난대 특산수종인 호랑가시나무, 동백나무 등과 벨까 못, 차이브, 라벤더, 레몬 밤 등 10여 종의 허부식물이
어우러져 향기로움을 느낄 수 있다. 멀구슬나무도 보았다. 이나무는 원산지가 일본이며 꽃은 5월에 피고 열매는 9월에 성숙한다.
이곳
"난대림 푸른 까끔길"은 2011년 제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 상을 수상한 곳이라 한다. 본 수목원은 국내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이자 유일한 난대수목원이다. 그 사이로 나 있는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붉가시나무, 완도 호랑가시나무 등 다양한 난대수종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런데 이곳은 땔감 등으로 수목이 베어져 황폐해진 곳이었다. 그러한 곳을 1980년 후반 수목원이 들어오면서 황폐해진 숲은 이제 어엿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완도수목원 사이로 나 있는 "난대림 푸른 까끔길"은 과거 군외와 읍내를 연결하는 숲길로 김, 미역 등 해산물은 물론
땔감으로 쓸 나무와 숯을 지개에 지고 팔러 가던 길이었다 한다. "까끔"은 전라도 사투리로 동네 앞의 나즈막한 산을 말하는데 까금의 약간 경사가
진 길을 "까끔길"로 불렀다고 한다
나무는 왜 단풍이 들까? 라는 제목의 글을 써놓았다. 이곳에 와서 생각지도 않은 단풍이 드는
것과 낙엽이 질까? 라는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나무가 광합성 작용을 활발히 하는 봄과 여름에는 녹색 색소인 엽록소가
많아서 녹색으로 보이는데 기온이 떨어지면서 엽록소 합성이 중지된다고 한다. 이때 노란색 소인 카로틴과 크산토핀이 드러나면서 노란색 단풍이 들고,
붉은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드러나면 붉은색 단풍이 든다고 한다. 노란색으로 물드는 나무는 은행나무, 아까시나무, 튤립나무 등이 있고 갈색으로 물든
나무는 버즘나무, 감나무, 참나무류 등이 있다. 붉은색으로 물드는 나무는 단풍나무, 붉나무, 화살나무, 등이 있다. 나무는 왜 낙엽이 질까? 에
대해 알아보자. 나무들은 봄 여름에 잎의 표면을 통해 엄청난 양의 수분이 증발한다고 한다. 가을과 겨울 건조한 계절에는 나무 내의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코르크층(떨켜 층)을 형성한다. 그래서 겨울에 기부에 생긴 떨 거 층에 의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이 중지되어 잎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잎이 떨어지지 않은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상록수도 있다.
우리는 이곳에 와서 수생식물원도 보았다. 수생식물은 물속에서
살아가는 식물이며 부레옥잠, 개구리밥같이 물 위에 떠 있는 부유식물, 수련.자라풀 등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잎이 물 위에 떠 있는 부엽식물,
검정말.마름과 같이 식물체가 물속에 잇는 침수식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갈대.부들.물옥잠 등은 수질을 정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도수목원 수생식물원에는 0.15ha의 인공연못에 낙우송, 항버들, 연꽃 등 72종의 수생식물이 식재되어 있으며,
수생식물을 가까이 관찰할 수 있도록 목재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선인장 온실도 잘 만들어 놓았다. 선인장은 약 2500여 종이
지구상에서 자라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있는 선인장도 수 100종류에 달하는 것 같다. 미인들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이렇게 좋은 곳에 와서
사진으로 추억을 만들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대부분의 선인장은 잎 대신에 가시가 있으며, 조직 내에 수분을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어 오랜
건조에도 잘 견딜 수 있다. 가시는 사막에서 잎의 증산을 막기 위해 퇴화하였으며,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알로에는 잎,
줄기, 줄기 하부 또는 지하부가 비대한 식물로 나눌 수 있으며, 분류학상으로 약 50과 1만 종 이상이 있다. 다육식물이란 식물체 특히 줄기나
잎이 수분을 많이 함유한 유조직, 즉 저수조직이 발달하여 두터운 육질을 이루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
울레미 소나무란 팻말을 보았다.
울레미 소나무는 2억 년 전 중생대 쥐라기 시대부터 생존해 온 상록침엽수로 화석으로만 존재가 확인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1994년
오스트레일리아 울레미 국립공원에서 발견되면서 자생 사실이 확인되었다. 공룡이 먹던 나무로 "공룡 소나무"라는 별칭이 붙은 울레미 소나무는 높이
40m까지 자라며. 세계 자연보존연맹에서는 멸종 우려 종(위급단계)으로 분류하여 보호하고 있다. 전시된 울레미 소나무 중 2주는 한려투데이
신문(발행인 이광호)에서 기증한 나무이다.
이곳저곳에서 신비로운 생명체들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삿갓 모양으로 생긴
소나무를 보았다. 한눈에 반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간직한 소나무다. 누구든 그 소나무를 보고선 발을 멈추지 않을 수 없이 잘 생긴 소나무다.
필자도 한참을 바라보다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본 소나무의 이름은 "세월이 깃든 소나무"라고 명명하였다. 이 소나무는 나이가 약
58년생(2018년 현재)이며, 나무 모양이 위로 높게 뻗지 못하고 옆으로 넓게 퍼져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는 이곳의 지형 특성상
남동쪽으로부터 불어오는 계곡 풍의 영향을 받아 높게 자라지 못하고 가지가 옆으로만 자라 지금과 같이 아름답고 특이한 수형을 지니고 있어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소나무 바로 위에는 아이고바위(거북이 바위, 두꺼비 바위)라는 이름을 가진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이 바위의 이름은 "아이고~"바위다. 가로 15m, 세로 5m, 높이 4.5m의 크기로 수목원 조성 전부터 자리 잡고 있던 바위로,
거북이와 두꺼비를 닮았다 하여 "거북바위.두꺼비바위" 라고도 하며 현재는 주로 "아이고바위"로 불린다. 이러한 이름이 붙여진 데에는 두 가지
전설이 있다. 첫 번째는, 옛날 이곳은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땔감을 운반하러 다니던 길목으로 땔감을 지개에 지고 내려오는 길에
쉬면서"아이고~힘들다."하며 푸념을 하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두 번째는, 1991년부터 완도수목원 조성 당시 직원들이 현재의
온실 앞쪽 임시 사무실에 거처를 마련하여 기거하면서 아무것도 없는 산과 허허벌판에 관리도로와 전시원을 만들면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심다 지쳐
이 바위에 걸터앉아 "아이고~집에는 언제 갈까?" 하고 외쳤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아이고바위"를 보면서 이곳의 대자연을 체험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땀흘려 수고하신 분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열대 온실은 고온다습한 적도 지역에서
서식하는 열대식물과 고온 건조한 지역의 아열대 식물 등 보기 힘든 식물을 전시해 관람객들에게 이국적인 정취를 제공하고 있다. 완도수목원 아열대
온실에는 워싱턴야자, 코코스야자, 인도 보리수 등 열대.아열대 식물과 금호, 용설란 등 선인장 과 다육식물 500여 종을 전시해 놓았다. 이곳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워가는 하루였다. 이상갑 회장과 함께 다니며 열대 아열대 식물과 또는 각국의 식물들을 원 없이 보았다. 다음 목적지는
"가우도"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