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가면 야간학교 늘푸른 교실이라고 있습니다.
: 야학이 어떤 곳인지는 아시겠죠?
: 예전과는 달리 이 곳은 아직도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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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 좋은 글이 있어서 퍼 왔습니다.
: 추석 선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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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무슨 얘길 하고 싶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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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영숙이~ 조회: 4, 줄수: 437, 분류: Etc.
: 좀 많이 길지만.. 함께 느꼈음 좋겠네요
: 진정한슈퍼맨 : :
: : :
: 내가 그 사람을 처음 본 것은 아침에 학교 앞 횡단보도였다. : :
: 저쪽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와 함께
: : : 한사람이 유인물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 : :
: 그 사람의 옷차림은 한 눈에 제정신의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 : :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했다.
: : : 싸늘한 가을 날씨에도 반바지에다 반팔티 그리고
: : : 목에는 보자기를 망토처럼 둘렀다.
: 30대 중반으로 보였는데,
: : : 덮수룩한 머리와 광기어린 눈빛을 보니 정신병자로 보였다.
: : :
: 유인물도 손으로 쓰고 복사한 것 같았다.
: : : 제목부터가 황당했다.
: : : * 어려울땐 슈퍼맨을 불러주시오!! *
: : : 나는 이 거리를 수호하는 슈퍼맨이오.
: : : 앞으로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를 부르시오.
: 그럼 내가 다 해결할 것 이오.
: : : 이제 이 거리에서 악과 억울하게 죽거나 피해 받는 사람은
: 사라질 것이오.
: : : 힘이 없어 죽는 사람도 없을 것이오.
: : : 내가 생명을 다해 여러분을 지킬 것입니다.
: : : 언제나 나를 부르시오.
: : : 슈 퍼 맨~!
: :
: 황당하고 유치한 인쇄물을 보고 사람들은
: : :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 : : 자칭 슈퍼맨은 사람들의 웃음에도 불구하고
: : : 손에 든 유인물을 당당하게 나누어주고 있었다.
: : : 아침부터 웬 황당한 미친 사람인가 하고,
: : : 모두들 웃으면서 지나갔다.
: : : :
: 나는 그의 당당한 모습을 보고
: : : 웬지 모를 동정심이 느껴졌다.
: : : 교문앞 쓰레기통은 그 슈퍼맨의 유인물로 가득차 있 : 었다. : :
: 그 유인물을 다시 읽어보니,
: : : 죽는다는 단어들이 눈에 띄어 마음에 걸렸다.
: : : 하지만 미친 사람의 글인데 뭐하고 넘어갔다.
: : : 그날 하루종일 학교안의 화제는 그 교문앞 슈퍼맨이었다.
: : : 다들 그를 평범한 정신병자로 생각했다.
: : : 그리곤 모두 그에 대해 잊어버렸다.
: : : : :
: 그 수퍼맨을 다시 본 것은 며칠 후 학교앞이었다.
: : 친구가 옷깃을 잡아끌더니,
: : : 저쪽을 가르키는 것이었다.
: : : 그 슈퍼맨이 괴상한 복장을 하고
: : : 뭔가를 치우고 있었다.
: : : 워낙 유명인사였기 주변에는
: : : 많은 사람이지나가다가 구경했다.
: : : 그 사람은 마침 그 앞에서 공사하고있는
: : : 빌딩의 자재들을 들어 저쪽 구석에다 치우고 있었다.
: 사실 인도에 쌓아둔 그 공사 자재 때문에
: : 지나갈때, 불편을 느껴왔다.
: : : 그런데 슈퍼맨이 그 무거운 자제를
: : : 혼자 치우고 있는 것이었다.
: : : 마침 공사장 십장과 인부들이 나타나
: : : 험악한 표정으로 소리치며 말했다.
: : : 그러나, 그는 큰 소리로 당당하게 그들을 꾸짓었다.
: : "내가 바로 슈퍼맨이요."
: : : 당신들이 이렇게 길을 지나가는데 불편을 준다는 것은 :
: 이 슈퍼맨이 용납할 수 없소.
: : : 공사 때문에 길을 불편하게 만든 것도 잘못인데,
: : : 거기다 당신들 물건을 놓아
: : : 더욱 위험하고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소.
: : : 앞으로 내가 있는 한, 이런 짓은 할 수 없소."
: : 단호한 그들을 꾸짓음에 그들은 황당하고 기가찬지,
: 아무말도 못하고 있 었다.
: : : 그런데, 주위의 구경꾼들이 장난반, 진담반으로
: : : 친 박수소리가 들리자,
: : : 재수없다는 듯 침을 뱃더니 공사장으로 돌아갔다.
: : : 그 사람은 자기의 작은 승리에 흥분되었는지,
: : 주위를둘러보더니 언제 자기를 불러달라고
: : 큰 소리를 치는 것이다.
: : : 구경꾼들은 "와~"하는 폭소와 함께 더 큰 박수를 쳐 주었다.
: : :
: 우리는 별생각없이 식사하러 갔다.
: : :
: 그 후 슈퍼맨은 종종 학교 앞에서 사람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 : : 술 취해서 여자를 희롱하던 행인을 때리기도 했고,
: : : 길에다가 담배꽁초를 버린 학생을 잡으러 학교안까지 들어와
: : : 10분간의 대 추격전을 벌이더니
: : : 결국 학생을 잡고
: : : 학교안의 담배꽁추를 다줍게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다.
: : : 괴상하긴 하지만, 이 거리의 수호자 슈퍼맨이었다.
: : 그리고 나도 그 슈퍼맨과 만날 기회가 생겼다.
: : :
: 그날도 평소와 같이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 : 무슨 이유때문인지, 나는 자제 못할 정도로 많은 술을 마셨다.
: : : 몸도 피곤하고 마음도 지쳤는지
: : : 그날따라 술은 빨리 취했고, 곧 필림이 끊겼다
: : : 정신을 차려보니,
: : : 어떤 벽에 기대어 먹은 것들을 괴롭게 토해내고 있었다.
: :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 등을 두둘겨 주었다.
: : : 술김에 친구인 줄 알았는데,
: : : 근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다른 사람이었다.
: : : "학생.. 오늘 많이 마셨군...
: : :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은 몸에도 마음에도 않좋아..
: : : 뭔가 괴로운 일이 있었나 보지...
: : 그래도 술을 마신다고 괴로움이나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냐..
: : 잊기위해 술 마시는 것은 어떻게 보면 비겁하게 도망치는것과 다름없어..."
: : 부드러운 충고에 나는 구토를 멈추고, 촛점도 안 마추어지는 눈으로
: : :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 : : 우스꽝스러운 복장의 바로 그 슈퍼맨이었다.
: : : 나는 내가 술에 취해 헛것을 본것으로 생각도 했다.
: : 그런데.. 그사람은 나를 부축하더니,
: : : 집에 어떻해 가느냐고 물었다.
: : : 나는 아무 생각없이 버스 번호를 댔다.
: : : 그랬더니, 나를 부축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 : :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나는 여러번 토 한 같다.
: : 그때마다 그 사람은 내등을
: : 두둘겨주었고, 부축해주었다.
: : : 주변의 이상한 시선도 있었던것 같다.
: : : 하지만 그 슈퍼맨은 나를 버스 정류장까지
: : : 부축해주더니 같이 버스를 기다렸다.
: : : 그때쯤 나는 약간 정신이 들어,
: : : 그 사람에게 연신 고맙다고 하며,
: : : 이제됐으니 가셔도 된다고 했다. 그는 대답했다.
: : : "학생은 자기 몸이나 걱정해.
: : : 나는 학생같이 힘든 사람들을 돕는 슈퍼맨이야.
: : : 이 일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기 때문에 하는거야."
: : : 그러더니, 버스가 오니까, 나를 태우고 버스 운전사에게
: : : 나를 부탁한다고 민망할 정도로 여러번 말하는 것이었다.
: : : 나는 술 취한 가운데서도 그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꼈다.
: : : 다음날 그 일이 꿈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났다.
: : : 그러나, 친구들 말이 내가 어떤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 : : 버스정류장에 서있는 것을 봤다는 것이다.
: : : 나는 그 사람을 정신병자로만 보는 시선외에
: : : 고마운 마음도 생기기 시작했다.
: : : 며칠동안 그 정신나간 슈퍼맨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 : :
: 그러다 나는 그의 과거
: : : 에 대해 우연히 알 수가 있었다.
: : : 그날은 집에 늦게 들어가던 날이었다.
: : : 버스를 기다리는데,후배가 출출하다며,
: : : 떡볶이나 먹고 가자고 했다.
: : : 그래서, 우리는 정류장앞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 : : 그런데 거기에는 그 슈퍼맨이 배고픈듯 오뎅국물을 마시더니
: : : 잘먹었습니다 하고 나가는 것이었다.
: : : 아는 척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 : : 너무 쑥쑤러운 일이여서 그냥 지나쳤다.
: : : 그런데 주인아주머니가 그 사람에게 돈도
: : 안 받고,
: : : 떠나는 뒷모습에 대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 : "배고프면 언제든지 와요.
: : : 돈 안 받을 테니까..."
: : : 나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
: : "아주머니, 지금 나간 사람 아세요?
: : : "조금 알아...
: : : 불쌍한 사람이야.. 제 정신이 아니어도 참 착한 사람이지..."
: : : "어떻게 아시는데요?"
: : : "나도 처음엔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줄 몰랐지..
: : : 요전에 여기서 교통사고가 일어났다우..
: : : 나는 저녁 손님 받을 차비를 하고 있는데,
: : : 바로 요 앞길에서 꽝하는 소리가 나길레 쳐다보니
: : : 엄청난 트럭에 소형차가 받혀 뒤집혀 있는거야..
: : : 나중에 알고보니, 트럭 운전사가 졸다가 중앙선을 넘었데...
: : : 여하튼 그 뒤집힌 승용차에서 얼굴에 피밤범하고, 아까 그 사람이 나오는거야
: : : 그 사람은 자기 상처도 심각해 보였는데, 신경도 안쓰고,
: : : 어떡하든 뒤집힌 차안에 가족을 꺼내려고 하는거야.
: : : 거기에는 젊은 부인하고 이제 국민학교 들어간 딸이 타고 있었데..
: : : 그 사람은 미친듯이 가족들을 꺼내려 몸부림쳤지...
: : : 거리에 사람들은 처음에는 자동차가 터질까봐 구경만 하다가,
: : : 나중에 하나둘씩 다가가 그 사람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 : : 찌그러진 차의 문짝은 꼼짝도 않하는 거야...
: : : 나도 구경삼아 가까이 갔다우..
: : : 차안은 너무 끔찍했어..
: : : 부인은 벌써 피투성이로 기절해있었고,
: : : 딸애는 정신은 깨있었는데 온몸이 차에 끼어있어서,
: : :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우...
: : : 그 사람은 미친듯이 울부짖으면서,
: : : 차문을 잡아당겼으나 끄덕 없었다우..
: : : 불쌍한 사람...
: : : 그러더니, 그 어린 딸이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우...
: : : :
: '아빠, 나 아파...
: : : 자고 싶어...
: : : 엄마랑 나중에 깨워줘..'
: : : 그게 끝이었다우..
: : : 뒤늦게 도착한 구조대에 의해 차문이 열렸을때는 이미 엄마와 애는 죽었지
: : : 음..딸애와 부인의 그런 모습을 본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 : : 움직이지 못했다우... 오죽했겠수...
: : : 더구나 딸애의 그런 마지막 모습을 봤으니...
: : 나는 그런가부다 하고 그 사람을 불쌍하게 여겼다...
: : : 그리고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줄 생각도 못했수..."
: : : 아주머니는 얘기 도중에,
: : : 훌쩍거리기도 했다.
: : : 하지만 그 불행한 사람에 대한 얘기는 계속했다.
: : : "몇주전이었수다.
: : : 그 날이 바로 자릿세 주는 날이였수..
: : : 자릿세 뭔줄 알우? 이런 장사해 먹으려면 쥐어줘야 하는 푼돈이요..
: : : 그런데 지난 달에 수입이 신동치 않아 그 날 준비 못했수..
: : : 돈 받으러온 깡패들이 소리치면서, 돈을 달라고 하는데,
: : : 갑자기 어디선가 물벼락이 그 깡패들에게 쏟아지는 것이였수..
: : : 나는 놀라서 거길 봤수. 거기에는 그 교통사고 당했던 사람이
: : : 이상한 옷을 입고 한 손에는 바께스를 들고 서 있었수..
: : : 그러더니 싸울듯이 다가가는 깡패들에게 호통을 치는게야..
: : : '이 버러지만도 못한 놈들!
: : :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면 이 슈퍼맨이 용서 않겠다!'
: : : 한 손에는 어디서 주었는지 모를 부러진 빗자루를 들고 흔들어 대는 게유.
: : : 한눈에 봐도 제정신이 아닌게 분명해 보였수...
: : : 깡패들은 사람들도 모이고 미친놈이랑 상대해봤자
: : : 덕 볼고 없다고 생각했는지 이렇게 말하고 갔쑤다.
: : : '재수없으려니까..
: : : 아줌씨, 오늘 미친놈 때문에 운 좋은 줄 아슈..
: : : 장사질 계속하려면, 다음주까지 돈 마련해 두슈..
: : : 그때도 안주면, 거지놈이 와도 장사는 끝인줄 아슈..'
: : : 결과야 어떻든 나는 그 미친 사람때문에 곤경을 모면했수.
: : : 그리고 깡패들이 물벼락 맞는 것 보니, 통쾌도 하더구만.
: : : 그 사람은 눈앞에서 자기 가족이 죽는 걸
: : : 직접보고 충격으로 돌아버린거유..
: : : 그 후로 이 거리를 배회하구 다니유..
: : : 그래서 가끔 찾아오면 내가 먹을 것 해 먹이고 있수다..."
: : : 그 슈퍼맨의 과거를 들으니,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 : : 그래서 그렇게 됐구나...
: : : 사랑하는 가족이 자기 눈앞에서죽어가는 모습을
: : :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력감에
: : : 슈퍼맨이라는 초인의 모습으로 미쳤구나..
: : : 그래서 나눠주던 그 유인물에도 죽음에서 구하겠다는 말이 있었고...
: : : 그 사람이 미친 이유는 들으니
: : : 너무 안 됐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 : : 그 아픈 과거를 가진
: : : 미친 슈퍼맨의 모습을 다시 본 것은 며칠 후 였다.
: : :
: 그날도 술자리가 있었다.
: : : 과음때문에 몸도 안좋고 해서, 9시쯤 일찍 자리를 나섰다.
: : : 밖에 나오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았다.
: : : 다가가보니 귀에 익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 : : "이놈들,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다니,
: : : 오늘 슈퍼맨에게 뜨거운 맛좀 봐라!"
: : : 사람들을 헤치고 보니
: : : 보자기를 두른 괴상한 모습의사람이
: : : 깡패 같이 보이는 떡대 서넛에게 둘러쌓여 있는 것이다.
: : :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에게 영문을 물어보았다.
: : : 저놈들이 깡패같은데, 술에 취했는지,
: : : 지나가는 사람들 괴롭히고
: : : 상점 유리창 깨고 돌아다니는 거예요.
: : : 그러다가, 길 가는 여자를 잡아 길거리에서 희롱하는데,
: : : 저 사람이 나타나 말린 거에요..
: : : 이럴때 경찰은 어디가서 뭐하는 거야..."
: : : 깡패들은 사람이 모여들었지만, 술이 취했고
: : : 미친 놈에게 당한 것이 창피하고
: : : 기분 나빴는지 오늘은 그냥 넘어갈 기세가 아니었다.
: : : 순식간에 그 사람은 떡대들에게 둘러싸여 몰매를 맞기 시작했다.
: : : 땅바박에 눕혀져, 구둣발질까지 당하고 있었다.
: : : 나를 포함해서 수십명의 구경꾼이 있었는데
: : : 말리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 : : 그저 뒤에서 나쁜놈들이라고 수군거릴뿐...
: : : 깡패들이 폭행을 끝냈을때,
: : : 그 정의의 수호자는 엄마 뱃속의 태아처럼 머리를 안고,
: : :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 : : 온 몸이 피투성이 된채로...
: : : 깡패들이 살기를 띄며, 그 자리를 떠날때 까지
: : : 누구 하나 뭐라고사람 없었다.
: : : 나는 그 처럼 부끄러움을 느낀적이 없었다.
: : : 그 자리에 나서기가 부끄러웠을까...
: : : 아니면 깡패들에게 맞을까봐 두려웠을까...
: : : 여하튼 나는 그 불의의 현장을 보고도
: : : 글자 그대로 구경꾼 노릇만 한 것이다.
: : : 정의를 외치던 사람은 개 패듯이 맞고 미친놈 취급받고...
: : : 또 아무도 항의하거나 막지 않는 것을 보니...
: : : 젊은이로써 그냥 보고 있었다는게,
: : : 심한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
: : : 구경꾼들은 신음하는 그 사람을 그냥 두고 흩어졌다.
: : : 말로만 깡패를 욕하면서...
: : : 나는 쓰러져 있는 그 사람에게 부축해주려고 다가갔다.
: : : 그러나 그 사람은 온 몸에 심한 멍과 상처에도 불구하고,
: : : 부축하려는 내 손을 사양하고 절뚝거리면서 저쪽으로 들어갔다.
: : : 나는 그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면서,
: : : 심한 부끄러움과 슬픔을 느꼈다.
: : : 그는 비록 미쳤다고 할지라도,
: : : 잘못된 것에 대해 잘못했다고 말할 용기를 지니고 있었다.
: : : 반면에 우리들은 제정신인데도
: : : 그런 불의에 항거하지 못했다.
: : : 자기들만의 안위를 위해서...
: : :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 : : 정말로 제 정신인 것은 저기 걸어가는 슈퍼맨이고
: : : 미친것은 우리가 아닐까하는
: : : 절뚝거리며 천천히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에서 고독의 내음이 진하게 느껴졌 다.
: : : 미쳐서 소외된 모습에서 나온 고독이 아니고
: : : 불의에 혼자 항거해,
: : : 따돌림당하는 진정한 용기를 가진 자의 고독감이..
: : : 그 사람의 상처가 되었을것이다.
: : : :
: 며칠을 그냥 보냈다.
: : :
: 그러다 우연히 그의 숙소를 볼 수 있게 되었다. : :
: 시간이 늦어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 :
: 오래간만에 지하철을 타려고 역에 가는데,
: : : 절뚝거리는 뒷모습이 보였다.
: : : 그 사람도 지하철역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 : : 나는 친구를 재촉하면서, 그 사람 뒤를 쫓았다.
: : : 마침 그사람은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 : : 처음엔 그 사람도 지하철 타는 줄 알았는데
: : : 그 사람은 인적이 드믄 구석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 : : 나는 꺼림직해하는 친구를 데리고
: : : 몰래 그 사람 뒤를 밟았다.
: : : 그 사람은 구석에서 남의 눈을 피해 기거하는 모양이었다.
: : : 헤진 가방하나 와 물통, 그리고 더러운 담뇨가 그의 세간살이 전부로 보였다
: : : 그는 상처가 아직도 고통스러운지
: : : 움직일때마다 신음소리를 내며
: : : 얼굴을 찡그렸다.
: : : 그리고 그는 몸을 뒤척이며,
: : : 그래도 덜 아픈 자세를 잡고,
: : : 헤진 검은 가방을 뒤적이더니
: : : 뭔가를 꺼내더니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이었다.
: : : 자세히 보니 사진 같아 보였다.
: : : 죽은 부인과 딸의 사진 같아 보였다.
: : : 그는 그 사진을 가만히 보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이었다.
: : : 영문도 모르고 구경하던 친구도 그 사람의 굵은 눈물에 호기심을 느꼈는지,
: : : 소리 없이 그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 : : 그러더니, 사진에 대고 말을 했다.
: : : "여보, 거리를 지키는 것이 힘들구려...
: : : 그렇다고 걱정말아요...
: : : 나는 꼭 힘없어 고통받거나 죽어가는 사람을
: : : 구하기로 당신과 약속했잖소..
: : :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 : : 그만두지 않을테니까...
: : : 딸아, 아빠 잘 봐라..
: : : 어떠한 일이 있어도, 너 같은 아이는 내가 지켜줄께..
: : : 혹시 내가 힘들더라도 항상 옆에서 도와줘..
: : : 너도.. 당신도..."
: : : 그 뒷말은 지하철 소리때문에 못 들었지만,
: : : 그의 말에 나는 눈물을 흘릴뻔했다.
: : : 가족을 잃은 가장의 슬픔은 그 사람이 미쳤더라도 진실해 보였다.
: : : 나는 그 사람이 오븟하게 가족과 시간을 보내길 바라면서, 그 자리를 떠났 다.
: : : 친구는 그 사람의 넋두리와 나의 심상치 않은 표정에
: : :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을 보였다.
: : : 그 사람의 불행을 생각했다.
: : : 친구에게 그 슈퍼맨에 대한 얘기를 다 들려 주었다.
: : : 친구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 : : 나는 앞으로 그 사람에게 과연 행복이라는 것이 있을 0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 다.
: : : 그 사람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 : : 수업이 일찍 끝나, 오랫만에 후배들과 당구나 칠까하고 학교밖을 나설때였 다.
: : : 큰 길에서 꽝하는 소리와 함께, 교통사고가 나는 것이 보였다.
: : : 충돌사고 였다.
: : : 버스가 급정거하는 앞 택시를 피하지 못해 뒤에서 밖았다.
: : : 그 택시는 어마어마한 힘에 밀려 앞차를 타고 넘어 뒤집혔다.
: : : : 택시의 천장은 완전히 납작해졌고, 위에는 기름이 흘렀는지
: : : 불이 붙기 시작했다.
: : : 택시 안에는 사람이 살았는지
: : : 손을 밖에 내밀고 구해달라고 몸부림치고 있었다
: : : 그러나 아무도 불붙은 택시가 터질까봐 접근 못하고
: : :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 : : 그때였다.
: : : 구경하던 사람들 사이로 절뚝거리며 한 사람이 뛰어나왔다.
: : : 설마했는데, 바로 그 우스꽝스러운 복장의 슈퍼맨이었다.
: : : 그 사람은 전혀 머뭇거림도 없이 그 불 붙은 택시로 다가가
: : : 뒤집힌 택시를 들어 올리려고 하는 것이었다.
: : : 사람들은 처음에 저 미친놈 좀봐라 하는 분위기였다.
: : :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서도..곧 터질것만 같은 택시에도,
: : : 개의치 않고 온 몸을 기대어 그 택시를 들어올리려 했다.
: : : 불은 벌써 택시를 달구웠는지, 택시를 잡은 그의 손이 지글지글 타들어갔다.
: : : 그러나 그는 손에 고통을 잊었는지, 아니면 참고 있는 것인지,
: : : 택시를 들어올리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 : : 비웃는 분위기의 사람들도 그런 모습에 차츰 감동되었는지
: : : 일어날 수 없는 기적을 바라는 분위기로 변했다.
: : : 그 순간만이라도 그가 진짜 슈퍼맨처럼
: : : 그 택시를 들어올려주길 바라기 시작했다.
: : : 택시의 불은 점점 거세져, 그 사람의 옷에도 옮겨 붙기 시작했다.
: : : 사람들은 걱정과 경악의 비명을 지르며 그의 투혼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그 사람은 자기몸에 붙은 불에는 신경 안쓰고 오직
: : : 뒤집혀진 택시만 들고 있었다.
: : : 그 순간 도저히 안믿겨지는 일이 일어났다.
: : : 한 사람의 힘으로 도자히 들수 없는 택시가
: : : 그 사람에 의해서 조금씩 들리는 것이었다.
: : : 이제 택시와 그 사람에 붙은 불은 거의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 : :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택시를 들어올렸다.
: : : 이윽고 그가 가슴까지 택시를 들어올리자,
: : : 그 밑에 깔려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 : : 그 사람중에는 택시 운전사와 한 가족이 타고 있었는데
: : : 그 사람의 죽은 딸 또래의 여자애도 있었다.
: : : 사람들이 모두 무사하게 기어 나오자,
: : : 마치 최면에 홀리기라도 한 듯이
: : : 그 기적을 바라보고 있던
: : : 사람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를 치면서 그 택시쪽으로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 다.
: : : 그 사람은 이제 온몸이 불에 붙었다.
: : : 마치 분신자살을 기도한 사람처럼...
: : : 모든 사람이 안전한 곳으로 피하자
: : : 그 사람은 자기 할일을 끝 마쳤다는 듯이
: : : 그 자리에 쓰러졌다.
: : : 그 사람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 : : 순간 가슴에서 뭔가 쳐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 : : 그래서, 정신없이 가까운 가게에 들어가서
: : : 점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소화기를 들고
: : : 쓰러진 그에게 달려 갔다.
: : : 소화기로 그에게 붙은 불을 껐다.
: : : 그리고 택시에 붙은 불도 대충은 잡았다.
: : : 내가 불을 켜자 사람들이 모두 그 사람곁으로 다가왔다.
: : : 그 사람은 누가봐도 가망없이 보였다.
: : : 온몸은 화상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 : : 주위는 살타는 냄새가 가득찼다.
: : : 보기에 흉칙할 정도로 처참했다.
: : : 하지만 나는 그의 탄 얼굴에서 이상하게도 행복한 웃음을 볼 수가 있었다.
: : : 분명 그의 얼굴은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 : : 마치 자기 가족과의 약속을 이룬 사람처럼...
: : : 그 슈퍼맨은 자기의 죽음과 믿기지 않는 기적을 일으켜
: : : 네명의 생명을 살려냈다.
: : : 거기에는 자기 딸 또래의 여자애도 있었다.
: : : 그 슈퍼맨을 둘러싼 우리들 사이로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 : : 누가 말 안해도 그 침묵의 의미는 서로들 다 알고 있었다.
: : : 부끄러움과 경외의....
: : : 우리들에게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그 사람은
: : : 진정한 슈퍼맨이었던 것이다.
: : : 이기주의와 개인으로 똘똘 뭉친 우리들에게
: : : 희생이 뭔가를 보여준 슈퍼맨이었다
: : : 나는 쓰러져 있는 진정한 우리들이 슈퍼맨의 모습을 보고
: : : 많은 것을 생각을 하게 되었다.
: : : 그 사람을 이렇게 이끈 것은 가족을 구하지 못한 자책감의 보상이었나..
: : : 아니면 개인주의로 무장한 우리들에게 내리치는 호통인가...
: : : 내 뒤에선 소화기 마음대로 썼다고 보상하라는
: : : 구두가게 주인의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그 슈퍼맨은 그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 : :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 : : 편안한 표정으로 누워있었다.
: : : 보라.. 진정한 용기와 삶은 이런거라고 말하면서....
: : : 그 사건은 며칠 동안 사람들에게 화제였다.
: : : 그 슈퍼맨의 숭고한 희생보다는 택시를 들어올린 괴력이 그 중심이었다.
: : : 그리곤 곧 잊혀졌다.
: : : 그 자리를 목격했던 사람들이 가끔씩 술자리에서
: : : 안주삼아 하는 얘기거리로 전락했다.
: : : 정신나간 슈퍼맨 얘기로....
: : : 나도 우리의 슈퍼맨의 얘기를 잊어갔다.
: : : 하지만, 때때로 불의가 자행되거나,
: : : 우리가 이기적인 생각에 몸을 사리고 있을때면,
: : :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 : : 우스꽝스럽지만, 정의와 남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늠름한
: : : 그 슈퍼맨의 모습을 기대하며....
: : :
: PS..제가 이 글을 읽고 느낀 감동을
: : : 모든 사람들이 느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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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너무 멋진글 글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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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기까지 입니다.
: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날 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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