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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상임대표) 평점 : 2.0 교회의 인권활동은 크게 사회복음화와 교회쇄신 두 가지 영역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외적으로 교회는 신자유주의의 체제 안에서 차별받는 노동자 · 농민의 인권문제, 나아가 생명 · 환경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본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이하 정평위) 등에서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 했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종사하는 비정규직과 해고 노동자(CMC노조 해고자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관심한 상태다. 게다가 교회쇄신에 대해서는 사제단조차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또한, 교회가 중산층화되면서 본당에서 가난한 신자들의 소외 문제가 발생하는가하면 양성차별, 학력차별, 사상의 차별 등 교회 안에는 여전히 많은 차별이 존재한다. 교회가 인권을 향상시키려면 먼저 각 교구마다 시노드를 개최하고 인권보장을 위한 쇄신된 공적 의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각 본당마다 새복음화 · 재복음화보다 사회복음화 실현을 강조해야 하며 평신도 스스로 인권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기 위해 사회교리도 중요하다. 2. 설현천 (변호사, 천주교 인권위원회 운영위원) 평점 : 2.0 한국 교회는 보수화의 길을 걸으며 인권을 퇴보시키고 있다. 사제들은 성당에서 인권이나 사회참여 이슈에 대한 강론을 꺼려하고 오히려 현세구복적인 종교로 변질되고 있다. 신자들 또한 사제들이 인권이나 시사적인 이슈에 대해서 강론을 자주 하면 교구청에 항의하는 일도 다반사다. 물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나 천주교 인권위원회가 열심히 활동하고는 있지만 이는 교회의 인권활동에서 극히 미약한 부분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교회 주류적인 계층에서 사제단의 활동을 소수파의 비공식적인 활동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인권 이슈가 교회 전반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식적 홍보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인권이슈에 대한 주교회의 등의 입장을 주보에 매주 게재하거나 평화방송 TV 등의 미디어를 통해 4대강, 쌍용자동차 사태, 해군기지 등의 문제를 다루는 것도 좋겠다. 그러나 교회의 입, 더 나아가 예수의 입이 되어야 할 평화방송은 현재 교회 심장부의 보수적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듯해 우려스럽다. 소외된 이들에 대한 옹호가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키고 독재에 맞서 싸웠던 한국가톨릭의 역사적 정체성을 회복하고 인권감수성을 높이는 실제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3. 박동호 신부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평점 : 2.5 인권은 권리다. 국가든 교회든 모든 조직은 권리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인권을 이행해야 하는 당위로 인식하지 않고 하물며 자기주장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해도 되고 안 해도 그만이라는, 즉 인권을 지켜도 되고 안 지켜도 된다는 정도로 여긴다.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을 의무라고 인식하는 것과는 차이가 매우 크다. 교회는 특별히 사회적 약자에 대해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지지 · 보호하여 자력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정의의 ‘의무’다. 교회 안이든 바깥이든 그런 가치관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인권은 외부적이고 상대적인 조건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여성의 임금이나 노동조건을 포함한 사회적 지위를 국가 경제가 세계 경제의 상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조절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것은 적절하지 않다. 인권이 절대적인 것이라면 외부적인 조건은 가변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나 성소수자 등의 소수자들을 예외적 존재로 보는 것도 교회가 주의해야 할 점이다. 소수자들에 대한 예민하고 섬세한 인권적 접근이 필요하다. 4.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소장) 평점 : 3.0 전반적으로 사회에서 벌어진 인권문제에 대해 교회는 긍정적인 기여를 했던 한 해였다. 4대강 반대운동, 강정 해군기지 반대운동, 밀양 송전탑건설 반대운동,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지원활동,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대한문 미사와 주교회의 정평위를 비롯하여 각 교구 정평위의 활동은 모두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실추된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10년을 맞이하고 있는 CMC 장기파업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교회의 무시, 혹은 무대응이다. 주교회의 정평위원장 주교의 이름으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일터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말(5월 17일, 쌍용차사태에 대한 5대 종단 대국민 호소문)은 CMC 장기파업 해고노동자 5명에게도 같은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양성평등권과 관련해서도 눈여겨 볼 사건이 하나 있는데,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총회에서 여성분과가 없어진 사건이다. 여성문제를 외치던 분들도 대답 없는 교회를 상대로 말하는데 지쳐 그 힘을 잃은 듯 보이고, 이런 상황의 연장에서 여성분과가 없어진 것은 아닌지 잘 식별해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사회를 향해 말하는 인권의 잣대로 교회를 들여다보면 교회 내 성차별, 비정규직 노동자, 소수자의 인권 문제는 아직도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3.0의 점수를 주었다. 교회의 인권 향상 활동의 모습과 내용이 좀 더 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식이 되기를 바란다. 보수화 되고, 중상층 중심의 신자들이 많아져 어려움이 있겠지만, 용산, 강정, 평택, 대한문 앞에서 진행되는 길거리 미사에 해당 지역의 본당 신자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하려면 사제들의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교회 내 인권 이슈는 운신의 폭이 좁은 사제들보다 평신도들이 적극 나서야 할 활동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진행 중인 CMC해고자 문제 등에 대해 연대차원의 활동이 조직될 필요가 있다. 5.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평점 : 2.5 한국 천주교회가 한국 전쟁이후 경제발전 시기에 국가나 지방정부가 하지 못한 사회복지, 교육 등의 일에 헌신적으로 나섰던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인권감수성에 기반한 활동이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독재 정부시절 고문 반대, 양심수 석방 촉구, 국가보안법 페지 주장 등 기념비적인 인권향상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교회가 주도했다고 보기 보다는 몇몇 선지적인 사제들과 평신도 운동이 견인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시대가 그랬고 시대가 교회를 현장에 불러냈던 것이다. 이밖에도 교정사목, 빈민사목, 노동사목, 이주사목 등에 나선 것은 칭찬할만하다. 하지만 교회는 말 그대로 ‘사목’을 했다. 법과 제도를 개선하여 근본적인 차별과 인권침해를 없애는 일에는 소극적이었고 교회의 정신과 활동방식에 맞는 시혜와 동정, 나눔과 사랑이라는 이름의 활동이 주가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교회의 분위기와 입장은 매우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며 현대 인권운동에서 이야기하는 소수자 차별금지 등의 부분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당사자주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혜택과 돌봄을 제공하는 수준이 아닌가 한다. 이와는 별개로 사형폐지, 환경 등에 독보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은 한국 가톨릭의 힘인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교회 차원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고 활동 보장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6. 강은주 (천주교 인권위원회 활동가) 평점 : 2.0 교회 밖에서는 별점 받을 일이 많은 듯하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외치며 평화적 생존권, 인권을 지키고자 하고 자연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이 사람답게 일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등은 교회다워 보였다. 그러나 오히려 교회 안에서는 여전히 진보한 것이 거의 없어 보인다. 여성은 사목, 전례 등 전반적인 교회 문화에 있어서 보조자의 역할 정도다. 교회 안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성직자와 평신도, 그리고 성직자 안에서도 교회는 너무 수직적이다. 수직 문화를 논하고 바꾸기 어려울 정도로 경직되어 있는 것이 가톨릭교회의 단점인데 이런 점이 갈수록 교회의 한계가 될 것이다. 교회는 세상이 교회에 요청할 때만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도움이 되고자 노력해야한다. 세상보다 앞서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교회 안의 문화도 진보해야 한다. 가톨릭교회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동시에 변신도 하고, 좀 더 간소해지고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7.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평점 : 1.5 교회가 인권의 진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제주교구가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진지하고도 끈질긴 접근을 했다든지, 두물머리와 관련해 진행한 활동 등은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한국 천주교회의 일반적인 일상 활동이기보다는, 소수의 매우 이례적인 특별한 활동이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을 위해 본당 모금활동을 벌여 8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전달한 것도 평가할만하지만, 한국 교회의 규모를 생각할 때, 모금액이 아쉽기도 하다. 모금액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일종의 권위주의를 느꼈다. 단식 중이었던 해고노동자의 대표를 주교 집무실에 불러 사진을 찍으면서 전달하지 않았는가.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추기경은 자주 ‘현장’을 찾아갔었다. 교회는 ‘교회의 가르침’이 가르침을 받는 이들의 동의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 교회가 아는 것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바탕 위에서 보다 겸손하게 주변의 요청을 적극적,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의 활동을 펼치길 바란다. 교회를 앞세우지 않고 내어달라면 내어주고, 와달라면 가주고, 손 내밀면 잡아주는 방식 말이다. 그저 쓸모가 있다면, 좋은 데 쓰였으면 좋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불어 교회 내부를 튼튼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평신도 이전에 사제들부터 인권에 대해 공부하는 공간이 늘어나야 한다. 인권활동에 참여하는 사제 · 신자들의 숫자도 더 많아져야 한다. 몇몇 스타플레이어의 활동이나 이벤트를 넘어서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교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교회가 아니면 누구도 관심 갖지 않을만한 철저히 소외되고 잊힌 의제들과 만나면 어떨까. 더불어 교회 안을 돌아보고 성찰해야 한다. 비리와 부패, 전횡의 문제는 천주교 대구대교구만의 문제도 가톨릭신문사만의 문제도 아니다. 도덕적 감수성을 회복하고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회가 인권활동은 무엇보다도 선공후사하는 공익성, 그리고 스스로 깨끗한 도덕성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8. 이은정 (천주교 인권위원회 활동가) 평점 : 3.5 교회는 사형제도폐지운동과 밀양 송전탑 건설관련 활동, 두물머리 등 환경, 생명과 같은 주제에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하고 활동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주제들이 정치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것과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한다. 특히 사형제도폐지는 매년 사형제도폐지콘서트, 토론회, 사형제도폐지특별법안발의를 위한 국회활동, 세계 사형폐지의 날 및 세계 사형반대의 날 행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등 교회가 주도적이고 꾸준히 활동해 온 분야다. 오는 12월 30일 대한민국에서 사형집행이 중단된 지 15년을 맞이해 관련 활동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움직임들 속에서 ‘복수와 강한 형벌’을 통해 사회전반에 두려움과 공포를 야기시키기보다 생명과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송전탑 건설 중단 관련된 여러 활동들에서 개인적으로 주목한 것은 오로지 수도생활에 매진했던 봉쇄수녀원이 같은 마을 주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느끼고 잘못된 것을 막기 위해 나섰다는 점이다. 세상 속에 계신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교회의 가르침에 차별받지 않을 권리, 의식주와 연관된 절대적 생존의 권리 등등 좋은 말들이 쓰여 있고 인권의 가치들을 수호하기 위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을지라도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어떤 가치를 가졌는가에 따라 실천하는 모습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평균점수 3.5를 준다. 교회는 “다양한 형태의 차별이 극복되고 제거되어야한다”는 제 2차 바티칸공의회의의 정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여성의 사도직에 대한 것이다. 또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나서서 발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부님들을 안식년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성바오로 병원 노동자들이 잘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것, 교회가 운영하는 사업체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없는 것 등이 생각난다. 질문을 받고 계속 고민이 된다. 무엇을 더 하면 좋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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