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벼 수확의 기쁨. |
|
ⓒ 조찬현 |
| 전남 여수시 소라면 죽림리 하금 마을 정병모(68)씨의 논에서 벼 베기가 실시됐다. 정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논 1800평에서 콤바인을 이용해 벼 수확을 했다. 콤바인 주변에는 흐린 날씨 때문인지 수많은 제비 떼가 낮게 날고 있다. 제비 떼가 풍년 농사를 축하라도 하는 듯하다.
|
|
▲ 콤바인 주변을 나는 제비, 제비 떼가 풍년 농사를 축하라도 하는 듯하다. |
|
ⓒ 조찬현 |
|
|
|
▲ 황금물결 넘실대는 들판 |
|
ⓒ 조찬현 |
| 들판은 황금물결로 넘실댄다. 정씨는 올 농사도 평년작은 웃돈다고 한다. 9마지기의 논에 4월 20일경 모내기를 해서 약 4개월만에 수확을 했다. 수확량은 110가마니다. 콤바인으로 수확한 1가마니는 약 25kg이다.
"수확을 해서 기쁘시겠네요?" "쌀값이 뚝 떨어져 논깨 걱정이 많죠."
|
|
▲ 망중한 |
|
ⓒ 조찬현 |
|
|
|
▲ 콤바인으로 수확한 벼. |
|
ⓒ 조찬현 |
| 10호 태풍이 올라온다고 해서 서둘러 수확을 했다. 태풍을 맞으면 벼가 쓰러져 수확량도 감소하고 수확 또한 어렵단다. 이렇게 애써 가꾼 농사가 별반 이익이 없다고 한다.
"반은 기계 값으로 나가 부러. 트랙터 빌려 로터리 치고 이앙기로 모 심고 콤바인으로 수확하고 거기에다 농약 값까지 제하고 나면 거의 뭇갈림이지. 건조하는데도 돈을 줘야 돼. 이것저것 지하고 나면 묵자거시(먹을 것이) 없어."
|
|
▲ 할머니는 덜 익은 벼는 올벼쌀을 한다며 따로 챙겨가지고 간다. |
|
ⓒ 조찬현 |
| 할머니는 덜 익은 벼는 올벼쌀을 한다며 따로 챙겨가지고 간다. 노인들만 농사를 지어서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라고 한다.
"젊은 사람이 없어. 전부 노인이여."
하금 마을의 가구 수는 30호다. 주민은 50여 명인데 평균 연령이 65세다. 농사짓는 집은 열 집도 안 된다고 한다. 다른 가구는 밭농사 지어 근근이 먹고 살고 외부에서 조금씩 벌어다 먹는다고 한다.
"혼자 사는 사람이 태반인께. 우리 밑으로 몇 사람 안 돼. 90세 넘은 여자 노인이 2사람, 남자는 삼분의 일도 안 돼. 거의가 다 여자 노인이여."
정씨는 젊은 편에 속한다. 이제는 힘이 부친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앞으로 농촌에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서 큰 문제라고 한다.
벼를 베어낸 논에는 2모작을 한다. 후작으로 택사를 심을 예정이다. 쇠태나물이라고도 불리는 택사는 논에서 잘 자란다. 뿌리줄기는 한방에서 이뇨제, 수종 등의 약재로 쓰이는 작물이다.
|
|
▲ 황금물결 넘실대는 여수 하금 들녘. |
|
ⓒ 조찬현 |
|
|
|
▲ 마무리 작업. |
|
ⓒ 조찬현 |
| 벼를 베어내는 들녘에는 넉넉한 수확의 기쁨이 별로 없다. 기쁨을 채 누려보기도 전에 온갖 걱정이 앞선다. 베어 낸 논에서 쓸쓸함이 묻어난다.
"지난해 수매가 정도는 돼야 할텐데…."
수확의 기쁨보다는 쌀값 하락과 벼 수매가를 걱정하는 정씨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농민들의 허탈감을 보상할 수 있는 특단의 농업정책을 기대해 본다.
|
|
▲ 베어 낸 논에 쓸쓸함이 묻어난다. |
|
ⓒ 조찬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