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중앙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2년 12월 28일 오전 11시30분
□ 장소 : 국회도서관 대강당
■ 박기춘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존경하는 중앙위원 여러분 반갑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성원과 지지에 보답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거듭해서 사과말씀 드린다. 한겨울 강추위처럼 차가워진 우리 국민들의 마음과 가슴에 저희들도 아파하고 있다. 모든 것을 오늘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자리에서 의원들, 후보자 모두가 함께 국민께 처절하게 혁신하고 반성하고 평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점을 반드시 지켜나가서 결과가 만들어져 새로운 지도부가 나아가는데 큰 토대가 되어 향후 어떤 선거에서도 승리하는 민주당을 만들어 내도록 하겠다.
저의 긴 인사말씀보다는 제가 원내대표로 선출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여러분들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밟는 것이 좋겠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제가 선출되기까지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사퇴와 그에 따른 잔여임기를 채우기 위한 재선거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지난번 당무위원회와 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어떤 방법으로 어떤 임무를 부여할 것인지 결정되었었다. 이번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겸직을 하게 하도록 논의기구에서 의결되었다는 보고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그 결정에 반대 의견을 냈다. 사실 당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의 역할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원내대표의 역할과 겸직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을 저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제가 비대위원을 2번 했었고, 원내수석부대표를 2번씩 역임하다 보니 원내대표가 당대표 역할을 할 때 모든 일정과 결정을 원내대표 일정과 사안에 맞춰서 추진하게 되는 불합리함이 있었다. 당시 박지원 원내대표와 제가 이야기했는데, 다음에는 이런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했다. 그 체력 좋고 부지런한 박 원내대표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런 말씀을 다른 의원들께도 드렸었지만 결국 겸직하는 것으로 결정됐었다. 정통성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염려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저는 그 선출에 입후보를 하게 됐다. 입후보를 하면서 이런 말씀을 드렸다. 지금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중 최대한 시기에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저는 나머지 원내대표 잔여임기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제가 하겠다. 다만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로운 분을 모셔서 당 내외, 또는 우리 당의 상임위원장 중에서라도 어떤 기구를 통해 총회를 열어 논의를 해 새롭게 선출해야 당이 발전하고 당원들의 뜻이 더 담겨 녹여낼 것이다. 그런 공약을 해서 제가 오늘 선거에서 당선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 이 자리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나 사전에 예고 드리지 않았고, 상당히 혼잡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제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제가 뽑힌 선거가 당무위원회와 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결정되어 그 룰에 의해 선출되었기 때문에 비상대책위원장도 그 논의기구에서 선출을 하겠다는 제안을 드린다. 여러분께서 동의를 해주시면 제가 어떤 방법으로 선출할 것인지 당의 원로 선배님들과 논의해서 그 결정에 따라 당무위원회와 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다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선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국민들 앞에 계파싸움 안하고 갈등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을 해 왔는데, 내가 또 무얼 하겠다하면서 서로 나서게 되면 보이지 않게 계파싸움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제 개인적인 생각과 초선의원들 몇몇이 모여 의견을 들어보니 교황을 선출하는 투표방식으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주셨다. 그러나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어떤 방법으로까지는 결정하지 마시고 다만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제가 내려놓고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뽑기 위한 논의 선출 기구로 ‘당무위원회와 의원총회’로 위임할 것을 중앙위원 여러분께 긴급히 동의를 구하고자 한다.
민주당 거듭 태어나야 한다. 뼛속까지 바꿔나가야 한다. 개인적인 모든 기득권과 욕심을 모두 함께 버린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12년 12월 28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