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교회 측, "절차 문제없어…대사회적 섬김에 심각한 지장"
사랑의교회 측이 3월 24일 오전, 강남 예배당을 리모델링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교회 측은 먼저 강남 예배당이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라, 누전이 우려되고 방수·방재에 취약한 상태라고 했다. 벽체 균열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했다.
절차도 문제없다고 했다. 리모델링은 2014년 2월 운영장로회가 결의했고, 그 해 5월 18일과 올해 3월 1일에 당회가 결의했다고 했다. 현재 사랑의교회는 당회원 중 1/3이 넘는 장로들이 오정현 목사의 비민주적인 당회 운영을 문제 삼아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상태다. 그러나 교회 관계자는 "정관상 당회는 회원 1/2 이상의 출석과 출석 인원 2/3 이상의 찬성만 있으면 결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제직회와 공동의회에서도 강남 예배당 리모델링을 포함한 예산안이 통과되었다고 했다. 기자가 리모델링의 내용이 아니라 예산만 통과된 것 아니냐고 묻자, 교회 관계자는 "사랑의교회는 이미 여러 차례 강남 예배당을 한국교회를 위한 공공재로 활용할 것이라고 천명해 왔다. 교인들이 이를 다 알고 있고, 예산안은 96%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답했다.
사랑의교회는 작년 11월 ㅅ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4월 중으로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었는데, 갱신위의 방해와 협박으로 리모델링이 5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리모델링을 시도한 것은, ㅅ 업체가 공사 지연으로 손해가 심각한 지경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회도 내부 사역뿐 아니라 대사회적 섬김 사역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 갱신위 교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사랑의교회 강남 예배당에 공사 인부들이 들이닥쳤다. 오정현 목사 측의 무리한 리모델링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1신] 갱신위 모임 장소로 사용되던 신관 2층, 인부 10명 진입해 천장 파손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교인들이 사용하던 사랑의교회 강남 예배당 신관 2층이 박살났다. 공사 인부들이 해머와 큰 장도리로 천장을 부숴 철골과 형광등이 아무렇게나 흘러내렸다. 바닥은 천장 석고 보드 잔해들로 뒤덮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교육관이 30분 만에 엉망이 됐다.
사랑의교회 서초 예배당 시설관리처 한 아무개 실장이 3월 23일 오전 9시경 인부들을 데리고 들어와 벌인 일이다. 강남 예배당 교인들은 한 실장이 교회 직원이기 때문에 출입을 허용했고, 순간 한 실장과 동행한 인부 10명이 들이닥쳐 무작정 신관 2층으로 가 건물을 부수기 시작한 것이다.
연락을 받고 급히 도착한 갱신위 교인들이 경찰을 불러 공사를 막았다. 50여 명의 교인들은 이렇게 막무가내로 공사를 강행하는 게 무슨 경우냐며 한 실장과 공사 업체를 규탄했다. 부서진 2층 교육관은 갱신위 교인들이 각종 모임 장소로 활용하던 곳이었다.
교회 측이 막무가내로 강남 예배당에 밀고 들어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회 측은 지난 3월 13일 아침에도 공사를 시도했다. 그때는 수법이 더 교묘했다. 교회 측 한 직원이 강남 예배당에서 경비를 보던 교인과 대화하는 중, 두 사람이 후문 쪽으로 가 자물쇠를 절단기로 끊었다. 그 길로 인부들과 공사 자재를 실은 차가 들어왔다.
▲ 3월 23일 사랑의교회 강남 예배당 신관 2층 모습. 공사 인부들이 천장을 마구잡이로 부숴 엉망이 되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누가 리모델링하자고 했나
▲ 교회 측 한 아무개 실장과 ㅅ 업체 사람들은 오후 12시경 예배당을 떠났다. 정문 앞에 작업 공구를 실은 차가 서 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교회 측이 이렇게 갑자기 들이닥친 명목은 강남 예배당 '리모델링'이다. 오정현 목사는 2013년 11월 서초 예배당에 들어가면서, "제자 훈련의 산실인 강남 예배당을 리모델링해 고 옥한흠 목사 기념관을 건립하고 글로벌 섬김 센터와 다문화 사역의 허브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는 오정현 목사의 선포였을 뿐, 강남 예배당 리모델링은 정식으로 결의된 사안이 아니었다. 당회는 물론 제직회나 공동의회에서도 강남 예배당을 이렇게 쓰자고 결정한 적이 없다. 그러나 교회 측은 운영장로회가 결의해 리모델링을 진행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런 사연으로 강남 예배당과 관련한 소송이 3개다. 오정현 목사는 작년 3월 갱신위 교인 23명을 상대로 '공사 방해 및 분리 예배 금지' 가처분 신청을 걸었으나 각하됐다. 당시 법원은 어떤 결의도 거치지 않은 교회 측의 절차에 문제가 있고, 리모델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짚었다. (관련 기사: 사랑의교회 서초 예배당 '설계도' 베일 벗겨지나) 이 소송은 오 목사의 항고로 현재 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교회 측과 리모델링 공사를 계약한 ㅅ 업체도 지난 1월 갱신위 교인 25명을 상대로 '업무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갱신위는 지난 3월 13일 교회 측과 ㅅ 업체가 강남 예배당 자물쇠를 끊고 무단 침입해, 재물 손괴와 불법 침입으로 고소했다.
갱신위는 이미 한 개의 소송에서 이겼고 다른 소송은 계류 중인데, 교회 측이 이를 무시하고 리모델링을 강행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교회 측 한 아무개 실장은 갱신위가 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불법으로 강남 예배당을 점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은 어떤 불법도 없이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기자가 소송이나 결의가 어찌 됐든 현재 갱신위가 강남 예배당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하면 논란이 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한 실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 한 아무개 실장(사진 위 오른쪽)과 갱신위 교인들은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인부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2시간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사진 아래는 천장을 부술 때 사용한 연장. ⓒ뉴스앤조이 구권효 |
갱신위, "리모델링 시도는 압박 수단"
사랑의교회 측은 이미 강남 예배당 리모델링을 결의한 상태고 공사 업체와도 계약까지 했기 때문에 계속 미룰 수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갱신위 교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 리모델링을 강행하더라도 법적인 문제와 교인들의 반발로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최근 회계장부 열람 등 여러 소송에서 져 불리해진 교회 측이 갱신위를 압박하기 위해 이렇게 무리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아무개 실장과 ㅅ 업체 사람들은 철거를 멈춘 채 2시간 넘게 강남 예배당에 있다가 철수했다. 한 실장과 ㅅ 업체 이사는 종종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속사정을 모르는 인부들은 예배당 계단에 앉아 갱신위 교인들과 한 실장의 실랑이를 한참이나 듣고 있어야 했다. 한 인부는 떠나면서 "죄받기 싫어요, 나도 교회 다니는데. 나는 전혀 모르고 왔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