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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보라색처돌이나야나
출처 : 여성시대 보라색처돌이나야나
KBS <경성스캔들>
2007.06.06. ~ 2007.08.01. (16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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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은 왜놈에게 짓밟혀 신음을 해도 청춘 남녀들은 사랑을 한답니다
목숨은 그런 걸레 따위에 거는게 아니야, 어?! 남자라면!!
좀 더 그럴 듯한 거에 목숨 걸어. 알았어?!
미안하지만 아직 내겐 그런 힘이 없어. 그래도 살아. 식민지조선에서 '그래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어. 모두들 '그럼에도' 살아가는 거지. 그러니까 너도 살아. 살아가면서 니가 품은 분노를 풀 데를 찾아. 세상을 이따위로 만든 적들을 찾아 복수해. 그게 세상과 너를 변화시키는 힘이야. 그게 유일한 복수야. 죽지마. 절대로 살아. 너를 죽이지 못한 고통은 너를 강하게 만들 뿐이란 사실을 보여줘, 세상한테.
마작이란게 그렇잖아요. 여러 남자를 동시에 개털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고 짜릿한 긴장감도 그렇고.. 마치 사랑에 빠졌을 때와 똑같은 쾌감이 들거든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여러분. 청춘의 특권이 허락되지 않는 척박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분들을 위해, 그럼에도 살아가고, 그럼에도 사랑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이 노래를 바칩니다
고무신 하나가 세상 전부가 될 수 있는 아이들이에요. 그만큼 순수하고 또 그만큼 가난해요. 그런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오늘 당신은 그 아이에게 세상 전부를 갖게 해주셨어요.
- 나는 도무지 여기 모인 사람들의 가치관이 이해가 안가요.
- 편견의 벽이 아주 만리장성이구만. 어떻게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나? 겉으론 우리옷을 입고 우리것을 사랑하는 척 하면서 천왕패왕만세를 외치는 사람이 지천이야! 독립투사의 탈을 뒤집어 쓰고 변절하고 밀고하고 또 필요하면 애국지사인 척 하는 사람이 지천이라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해?
- 당신의 궤변이야 말로 만리장성이네요. 더 길어지기 전에 가겠어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군요. 그건 민족성의 차이가 아니라, 인성의 차이 아니겠습니까.
항아리 속에 들어가 숨어 있어도 피할 수 없는 게 운명이고 팔자라더군.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지. 위험이 무서워서야 혁명이고 나발이고 이룰 수 있겠어?
- 글을 못 읽는 건 부끄러운게 아니야. 배울 생각을 안하는 게 부끄러운 일이지. 배우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 있어. 죽긴 왜 죽어. 무식해서 죽어? 못 배우고 가난한 게 니 죄야? 남들 학교 다닐 때 기생이 된게 니 죄야? 어떻게든 살아야지, 죽긴 왜 죽어! 살아 남아서 어떻게든 복수를 해야 될 거 아니야!
- 복수라니요..? 누구한테요?
- 이제부터 그걸 배우란 말이야.
- 그 비상한 머리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 주제 넘는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지? 머리란 게 말야, 잘못 굴리면 여러 사람 다치게 하거든. 누구처럼.
- 신념 없이 흔들리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변명이지. 나는 신중하게 고민 중이다, 나는 아직 방황 중이다, 언젠가는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겠다.. 이쯤 되면 변명이 아니라 어리광 아닌가?
까짓거 한번 돼보지 뭐. 독립투사가 별거야?
하다 힘들면 변절하고! 맘에 안 드는 놈 있으면 밀고하고!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힘든 일이 있으면 술로 풀지 말고 문제와 정면 대결해서 푸세요. 힘들어도 그게 옳아요.
그대의 연인은 독립투사. 나의 그대는 변절자. 청춘은 언제나 봄. 조국은 아직도 겨울. 아! 해방된 조국에서 신나게 연애나 해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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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위험해질 수도 있어. 자신없으면 감정이 시작되기 전에 멈추는게 좋아. 세상엔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사랑도 있는 법이야. 각오할 자신 없으면, 내기에만 열중하고 딴 건 하지마. 그게 좋아.
현실도피를 하려면 과거도 돌아보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지도 말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냥 현재를 즐기면서 살아가면 되잖아요, 도련님.
처음부터 강인한 사람은 없어요. 강철은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잖아요.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수많은 고통을 견뎌내야 비로소 강해지는 거죠.
- 니가 총 맞았을때 잠깐 형 생각이 났어. 형도 이렇게 죽었겠구나. 무서웠겠구나. 외로웠겠구나.. 그러다 억울해졌어. 형은 죽으면 그만이지만, 남은 사람은 평생을 이렇게 죄책감과 부채감에 시달려야 하는구나. 부채감이라는게 참 무겁구나. 죄책감이라는게 참 아프구나. 피해야지. 보지 말아야지. 그래서 너랑 또다시 그런 인연으로 얽히는게 싫었어. 너때문에 상처가 건드려지는게 싫었어. 그래서 결론을 내렸어. 서로 선택한 길을 가자, 그렇게 각자 흘러가 보자.
- 무슨 말인지 잘 알겠습니다. 이제 할말 다 하셨습니까?
- 아니, 내일 영화 보러 가자.
- 이 아가씨 연애 한 번도 못 해봤구만? 이런 건 남자가 해주는 거야.
- 세상에는 남자가 할 일, 여자가 할 일이 따로 없습니다. 모든 남녀가 평등하고, 모든 인간이 평등하며...
기생도 남자 보는 눈은 있답니다. 죄송하지만 제 스타일이 아닐 뿐더러 술맛 떨어지게 하는 묘한 관상이네요.
- 그렇게 좋은친구였던 사람에게 눈앞에 총을 겨누게 된 소감이 어떠세요?
- 시대의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진심도 실체도 숨긴 채, 날 믿어주는 사람들을 거짓으로 대한다는 게 힘들어지네. 인간불신에 빠질 만도 하잖아. 참 서러운 밤이군. 이 땅의 방황하는 청춘들이 현해탄에 몸을 던지는 기분도 이해는 가.
변절과 변심과 은밀한 비밀이 판치는 시대를 살고 있잖아요. 언제 어디서 적이 되어 만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닐까요?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눈빛을 지녔던 걸로 기억해. 불의를 참지 못하는 올곧고 바른 심성의 소유자였던 것 같아. 나도 저 사람들이랑 같은 길을 걷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대도 형처럼 저렇게 멋지게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어. 한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변절했는지 몰랐어. 그거 때문에 그대가 아파하는지 몰랐어. 그리고 그대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분노를 그 사람한테 퍼붓지 않았으면 좋겠어. 대신 그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 적들에게 분노해줬으면 좋겠어. 우리랑 같이, 그 분노를 행동으로 실천해줬으면 좋겠어.
객원 기자에, 객원 조직원에, 완전 객원인생이네요. 모든 일에 한 발만 담그고 있는 당신의 인생관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조심에 또 조심을 거듭해도 실수는 있는 법이야!
실수가 두려워서 아무 것도 안 해 그럼?!
독립투사 몇 명이 세상을 뒤집어 엎을 수 있다는 이치? 눈에 거슬리는 친일세력 몇 놈 살생부에 올려 해치우고 세상이 변하길 바라는 이치? 조국을 위해서라면 친구건 가족이건 전부 전술로 이용해 먹고, 언제든 총알받이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치? 동지가 총상을 입건 말건 시침 뚝, 동지가 고문을 받건 말건 조국해방 만세!
이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냐? 니들이 말하는 진리야? 영웅이 되고 싶으면 니들끼리 해.
- 니가 위험해지는 게 싫어. 고문당하는 것도 싫고, 감시당하는 것도 싫고, 다치는 것도 싫다고! 너 하나쯤 빠진다고 조국해방에 지장이 생기는 것도 아니잖아!
- 생깁니다! 그런 핑계로 하나 둘 주저앉으면 조국해방은 더뎌집니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각오와 결의로..!
- 그러니까 그게 왜 꼭 너여야 하냐고!
- 왜 내가 직접 바꿀 생각은 않고 남이 바꿔주기만을 바랍니까?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바로잡은 이 세상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으로 자라나길 바랍니다.
- 그럼, 조선 사람이면 백이면 백, 다 독립투사가 되어야 하는 거냐? 다른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전부 죄인이 되는 거야?
- 그러니까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 야학 활동은 얼마든지 해! 문맹자들을 위한 봉사활동? 얼마든지 하라고! 비밀 암살단은 안 돼! 절대 안 돼!
- 어렵게 결심했습니다. 쉽게 내린 결심이 아닙니다. 고문을 견디면서, 생사를 넘나드는 사투를 통해 얻은 결의입니다. 내 각오와 의지를 흔들지 말아주세요.
- 말했잖아. 바라지도 않는 용서 해줘서 뭐하냐구.
- 용서를 바라는 위악일 수도 있잖아.
마음속에 얼마나 큰 상처를 감추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때로는 위선보다 위악이 더 나쁘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수고했다. 청춘 바쳐 나라 구하느라 고생했다고.
총독부 이수현이 아니라,
스무살 니 청춘에게 전하는 말이야.
니가 나한테 혁명이 뭔지 가르쳐줘. 그럼, 내가 너한테 사랑이 뭔지 가르쳐줄게.
밀고란 건 말이야. 동지를 팔고 조직을 파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파는 짓이야. 영혼을 파는 순간, 자신의 인생은 그대로 날아가 버린다. 영혼을 판다는 건, 한평생을 생지옥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야.
그럼 영혼을 팔지 않는다면 어떨까? 대신 자신의 생명을 걸어야겠지. 고문을 피해 살아남았다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소리야. 살아남은 자들에겐 또 그만큼의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거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현명하게 헤쳐 나가길 바란다.
자기 신념도 못 세운 인물이 남의 신념을 어떻게, 어떤 논리로 꺾을 수 있겠나.
아무래도 널 만난 건 행운이었던 거 같다. 너를 만나고부터 내가, 내 주변이 변하기 시작했거든. 내가 모든 일에 한 발만 담그고 있는 객원 인생이라고 했지? 목숨을 한 번 걸어볼 생각이야. 유일하게 두 발 모두 담그고 싶은 사람과 일이 생겼거든.
그게 위장이였다? 실은 독립투사였다? 그 얘기 듣고 안넘어가는 여자가 어딨냐고! 뭐야.. 그거 딱 나여경 이상형이잖아!
침착하자, 침착하자.. 안되겠어. 뭔가 대책이 필요해.
방법은 하나야. 내가 좀 더 멋져지는 수 밖에 없겠어. 아니, 이제부터 위대한 혁명전사로 거듭나겠어! 룸펜과는 굿바이야 오늘부로!
- 제게 있어 혼례는 정신적인 연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지금처럼 험난한 세상에 불안정한 가정을 이루며 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아무 죄 없이, 식민지 조국에 태어날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보십시오. 너무 가엾지 않습니까?
- 만일 니가 결혼을 하게 됐고, 그 상대가 나다! 그래도 한 이불 안 덮어? 도대체 언제까지!
- 굳이 물으신다면, 조국이 해방될 때까지요!
혁명도 같이 하는 거야. 사랑만 혼자서 못하는 게 아니야.
혁명도 마찬가지야. 뜻을 같이 하는 동지가 옆에 있기 때문에 목숨을 걸 각오도, 용기도 생기는 거야.
뭐든 같이 하자 둘이서. 사랑이든 혁명이든.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장난이 아닙니다. 생명이 걸린 일입니다. 순간적인 호기심이나 영웅심으로 덤비는 건 대단히 위험한 일입니다. 당신들의 목숨뿐만 아니라 조직원들, 나아가 조국의 안전까지 보장받을 수 없게 됩니다. 왜세에 짓밟힌 식민지 조국의 현실에 가슴 깊이 분노하고 나라를 되찾게 위해 진심을 다할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면! 지금까지 보고 들은 것은 모두 잊고 여기서 그만둬 주십시오.
살아가야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겠지.
해방이 되면 경제의 근간이 되어줄 민족기업도 필요한 거 아니겠냐. 그 핑계 대고 열심히 돈 벌어 니들 든든한 뒷배경이 되주고 싶은데... 친일 사업가, 계급혁명에 반하는 자본가, 비겁한 회색주의자도 때론 전술로 이용할 가치가 있을게다. 이용할 만큼 이용해봐.
꼭 넓은 세상에 나가야만 발전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조국에 남아, 조국을 위해 일해야 되는 거 아닐까요?
- 주십시오.
- 싫어
- 왜이러십니까. 어린애같이. 무슨일이든 둘이 함께 하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사랑이든 혁명이든 모든 둘이서 함께 하자면서요.
- 니 손에 피묻히는 거 싫어. 니가 살수가 되는건 싫다고. 무슨말인지 몰라?!!
- 죽지말고 오래오래 살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내 맘대로 죽게 안놔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나도 그렇습니다. 당신이 맘대로 죽게 안놔둡니다. 당신이 위험에 처하면 내가 구합니다. 주십시오. 저는 얼른 조국을 해방시켜 버려야 되겠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 위험에 처한 동지를 구하기 위해 꼭 배워둬야 합니다. 그러니까 얼른 주십시오.
멍청한 새끼.. 너 같이 무식하고 뻣뻣하게 들이대는 놈들이 원래 더 쉽게 무너지게 돼있지. 너는 살아가는 방법을 잘못 선택했을 뿐만 아니라 세상에 복수하는 방법도 잘못 골랐어.
그놈들이 널 도와줄 수 있을 거 같아? 이 조선이란 나라가 너 같이 가난하고 별볼일 없는 인생까지 걱정해줄 거 같아?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나라따위 지켜서 뭐하나? 그런 나라를 위해 피흘려가며 싸워 뭐하냐고! 니 피만 아까울 뿐이야.
잠시 혼자 있게 놔 둬. 살아달라는 말이 함께 죽어달라는 말보다 결의가 더 필요한 일이야.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거야.
역시 연애는 항일 투쟁의 가장 강력한 혁명전술임이 분명해. 내기로 시작됐던 마음이 진실한 마음이 됐지, 사랑의 아픔이 곧 시대의 아픔이 됐지, 연적을 향했던 분노가 공적을 향한 분노가 됐지, 너를 향한 사랑이 조국을 향한 사랑이 됐지. 연애만큼 강력한 각성제가 어딨고, 위대한 전술이 또 어딨겠냐? 그런 의미에서 나한테 너는 조국이고, 죽은 형 대신이고, 동지이자 연인이야.
- 쉿! 쫓기고 있습니다. 잠시만 이렇게 걸어가주시겠습니까?
- 뻐꾸기
- 네?
- 뻐. 꾸. 기
- 뻐꾸긴.. 둥지로 날아갔겠죠
👍 갓수완 👍
첫댓글 경스 진짜 개명작 ㅜㅜ
내 인생드라마 ㅠ
ㅠㅠㅠㅠㅠ눈물나ㅠㅠㅠㅠ 여름이 되면 다시 봐야 하는 드라마..
명드..
오늘부터 다시봐야지 진짜 명작 ㅠㅜ
진짜 내 인생 1등 드라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