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면 아시겠지만, 햇수가 거듭되면 될수록, 삼진잡는 비율은 떨어지지만 볼넷은 더 많이 줄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자책점 기타 모든 투구의 성적이 좋아지고 있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espn등에 가서 보시면 더욱 자세한 내용을 볼수 있지만, 간단히 보자면,
9이닝당 삼진수는 99년부터 10.21개, 14.14개, 10.38개, 9.86개 식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볼넷에 대한 삼진수의 비율은 역시 99년부터 보면 1.55, 2.41, 2.57, 3.54 식으로 내용이 훨씬 좋아지고 있습니다.
삼진이 줄은것 보다 훨씬 많은 볼넷이 줄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지요.
그리고 삼진/볼넷 비율 뿐만이 아니고 모든 투구 내용이 삼진숫자가 줄어드는데 반비례해서 해를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습니다.
곧 무작정 삼진을 많이 잡고 시원하게 잡는 것이 더 위력있고 나은 투구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며 그냥 화면에서 보고 느낀 기분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하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올해 삼진수가 현격히 떨어진 것은 구위의 문제가 아니라 선발로 돌면서 맞춰잡는데 주안점을 둔 투구를 한데서 온 것이지요.
따라서 삼진숫자 가지고 구위를 운운하는 것은 스포츠 찌라시들, 전문지식과 정당한 논리적 근거없이 기분내키는대로 막 써제끼는 그런 잡종이들을 너무 열심히 탐독했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와 편견이란 말씀을 드립니다.
그래서 여기서 일단 중간 결론을 함 빼 보지요;
마무리를 계속한다고 해서 삼진숫자가 늘어나거나 유지되는 것은 아니고 또한 삼진이 줄어든다고 해서 투구내용이 나빠진다거나 위력이 줄어든다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투구내용과 성적은 더 올라가고 있으므로 시원한 삼진때문에 마무리를 시켜야 한다는 것은 걍 억지다...
그러므로 선발을 하게 되면 삼진수도 줄고 구위도 떨어져 마무리하던 것 만큼 선발로서 성공하기 힘들다고 보는 것이 지금당장은 옳다라고 하는 가정은 허무맹랑하다는 것을 먼저 말씀을 드리고 넘어가겠습니다.
그 다음 제가 언급하고픈건 투수의 본질에 대한 겁니다.
원래 야구에서의 모든 포지션에 대한 선수는 1명씩 즉 9명만 있으면 됩니다. 그게 투수라고 해도 마찬가지구요.
근데 투수가 다른 야수들이랑 좀 다른 것은 수비시에 쉴 틈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아주 철완이 아니라면 8,9회에 가면 공의 위력이 떨어지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필요한 것이 구원투수입니다.
그래서 뭐냐면, 단기전만 갖는 학생야구등의 아마야구 같으면 주전선발투수와 오래는 잘던지지 못하더라도 1,2 이닝 짧게 위력적인 공을 뿌릴수 있는 구원투수 1,2명만 있으면 다 되는 겁니다.
어쨌거나 구원투수가 아무리 뛰어나 보았댔자, 정말 중요한 것은 물론 주전 선발투수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그래서 투수의 핵심은 일단 주전 선발이고 그 다음 구원투수로 해서 필요한 투수진은 다 갖춘거지요.
(참고로, 이런 기본틀에 어긋나면서 집단 마무리체제를 구축했던 보스톤은 혼쭐이 나서 지금 전문마무리체제로 돌아섰고, 아직도 집단 마무리체제인 토론토는 불펜때문에 죽을 쑤고 있는 거지요, 바로 기본인 훌륭한 선발과 훌륭한 마무리체제의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무시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다만 이게 프로야구의 장기 레이스가 되다 보니 즉, 한 두 경기도 아니고 백 경기가 넘는 레이스를 소화해야 하니 선발투수들이 매번 8회 이상을 던질수도 없고, 그렇다고 구원투수가 뻑하면 6,7회 부터 나와서 마무리 할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셋업진, 중간 롱 릴리프진들이라는 불펜투수들이 필요하게 된 거지요.
물론 불페투수들의 역할이란 것이 경기의 흐름을 선발에서 마무리로 원활하게 이어주기 위한 것이니 당연 선발보다도 그리고 마무리보다도 대우를 잘 받을수가 없겠습니다.
따라서 투수의 중요성은 선발 > 마무리 > 중간구원및 셋업 이 되겠습니다.
야구의 본 바탕이 이렇다 보니, 마무리는 아무리 뛰어나도 조금 뛰어난 선발투수보다 대접을 더 잘 받을수가 없는 겁니다.
또한 마무리란 직책자체가 매 경기 불펜에서 등판대기를 해야하는 고로 정신적으로 피곤한것이 사실이지만, 한번에 1회 아니면 길게는 2이닝 정도만 던져도 되니 체력적인 면에서는 젊은 선수만큼이나 나이든 선수도 잘 할수가 있는 것이고, 또한 경기의 막판 승부처에 등장하므로 타자를 요리하는 경험이나 타자의 심리상태를 헤아리는 측면등등을 감안하면 젊은 투수보다 오히려 나이든 노련한 투수가 더 잘할 확율이 높습니다.
근데, 혹시 뭐 멘타이같은 애들은 처음부터 아뭇소리않고 잘만 마무리를 하는데 무슨소리냐 하실분들이 있을까봐 드리는 말씀인데요...
물론 멘타이 같은 젊은 넘이 마무리를 하는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멘타이는 불같은 광속구를 던지는 좋은 투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근데 그런 광속구를 5회이상 똑같은 위력으로 구사할수가 없는 치명적인 체력문제와 온 몸을 사용해서 던지는 자연스런 투구가 아니라 주로 어깨와 팔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광속구이므로 항상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투수입니다.
그래서 마무리만 하는데도 부상을 그리 자주 입는 것이고 따라서 이런 선수가 선발을 하는 것은 완전히 무리라고 봐야지요, 그렇다고 속구를 던지지 않으면서 체력을 안배하자니 속구 빼놓으면 시체인 투수가 그나마 속구때문에 한번씩 위력을 발휘하는 커브마져도 아무짝에 쓰지도 못하게 될 거니 그것도 안되겠구...
이제 결론입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합니다.
이 때의 투수는 물론 주전선발을 주로 염두에 두고 하는 야급니다, 마무리도 중요하지만, 뛰어난 투수가 있다면 처음부터 선발출장시켜 경기를 끝내지 뭐하러 마지막 1회에 기용하겠습니까? 콜드게임패 당하고 나서 쓰려구요? 그를 선발을 시키지 않고 처음부터 마무리로 쓴다는 것은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래서 투수자신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선발로 긴 이닝을 던질수 없는 것 같으면 몰라도, 그런 문제가 없는데 마무리를 선발보다 더 선호한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거지요.
또 하나, 사이드암은 메이저에서 선발로 힘들다, 몇회돌면 공이 눈에 익어 두들겨 맞기 쉽상이니깐...하는 소리들 정말 지겹게들, 번화가에서 구루마 유행가틀듯 틀어들 대는데... 모두 근거없는 야급니다.
보통의 사이드암이라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은 고사하고 마무리로도 못 뜁니다... 지금 있는 몇명의 사이드암중에서 김병현처럼 마무리로 뛰는 선수가 있는지, 아니 그건 고사하고 얼마간 훌륭한 성적거두고 강타자들을 아작내는 투수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김병현은 보통의 사이드암이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그다음 몇회가 돌면 익숙해진다???
왜 몇번 만나면 익숙해지진 않나요? 그래서 강타자뿐만 아니라 덜 강타자, 안 강타자들한테도 몇 경기 경험하고 나면 두들겨 맞아야 되는거 아닙니까? 그런데 어디 그렇습니까?
그리고 선발경기 몇게임 한 거 가지고 뭐라고들 하는데...
메이저리그 선발투수가 방어율 3점대 같으면 수준급 투수에 속합니다, 최소 2,3 선발급은 되지요. 그것도 작년까지 마무리하다가 선발은 처음해보는거나 마찬가지인 선수가 그런 성적이라면, 1회정도 전력투구만 하면 되던 선수가 9회를 던질요량으로 힘을 배분해서 던진것이 그런 성적이라면, 더구나 선발경험이 거의 없는 그런 선수가 그리 던졌다면 무지하게 잘 한거구요,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준 거지요.
아이쿠 이런..., 기록을 살펴보니 페드로 마르티네스도 90년대 초반 3.5, 3.7의 방어율을 기록하기도 했구요, 커트 쉴링은 4점대 방어율까지 두번씩이나 기록을 해놨네요.
이걸 보니, 지금 대투수들도 초반엔 김병현보다 더 잘했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려... 그러니 김병현에게 마무리가 딱이란 소리는 얼마나 말이 안되는 소린지 잘 알수 있겠지요?
아리조나 시절 주전 맨타이 부상으로 인해 마무리요원이 되었고, 아니 그리 어린 선수가 다른 선수를 제치고 주전 마무리가 된 것만 해도 대단한 거라고 보지만, 그래서 주전대신 뒷문단속 훌륭하게 해서 월드시리즈 진출시켰고(주전이 있었다고 진출했다는 보장도 사실 없으니 그의 공헌과 기여도는 이루 말로 못할 지경임) , 2 경기 말아먹긴 했지만 팀은 우승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팀은 주전 마무리가 부상에서 돌아오자 팀내에서의 그간 공헌도나 기여도를 무시하고 대접을 소홀히 했지요. 지역언론에서 좋지 않은 소리를 흘리는 것은 사실 모두 구단의 잘못아니겠습니까? 선수를 보호하지 않은 셈이니깐... 우리 언론들은 오히려 확대해서 김병현을 더 까댔지만..., 하여간 이런 이유로 전 아리조나를 무지하게 싫어하는 사람중의 하납니다...
그간 기여도를 생각해서 선발투수로 융숭한 대접을 해서 키우기는 커녕, 오히려 까댔지요, 선발투수로 나서서는 마무리할때 처럼 삼진으로 획 획 돌려세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선수가 별로 대단찮게 여겨졌나 보지요..., 그러니 어찌 이 구단을 좋아하겠습니까, 무슨 한국 고교야구마냥 연투시키다 시피해서 생긴 무리가 결국 월드챔프전 악몽( 지금 병현에겐 약이 되었겠지만)을 낳게 한것으로 생각하는 저로선 그런 혹사를 시키고 헌신짝 버리듯이 버리는 아리조나가 곱게 보일리가 없지요, 아무리 김병현이랑 동고동락 했던 구단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김병현은 인터뷰할때마다 하는 야그지만, 선발이 좋으냐 마무리가 좋으냐 하면, 당연히 선발을 하고싶다고 말해 왔습니다, 근데 사실 그거 물어보는 사람이 내가 볼땐 이상한 사람이거나 정말 야구에 대해서 그리고 투수에 대해서 뭘 모르는 사람입니다( 찌라시 기자들은 반성들좀 하길...)
선발로 나가서 잘 할수 있고 또 실제로도 보여줬는데, 골 볐다고 마무리가 좋겠습니까?
지금 보스톤에 와선 9-2로 이기던 경기 8회부터 말아먹기 시작해서 결국 10-9 등등으로 처참하게 지고는 팀분위기, 지역여론 개판되는것 보구서, 당장은 자신이 선발하는것 보담 마무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인정하고 팀에서 요구하는대로 마무리로 훌륭한 투구를 해주고 있습니다만, 올해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좋은 결과로 끝나는 걸 믿습니다만, 김병현은 팀에게 요구를 할 겁니다, 선발을 시켜달라고, 그게 관철되지 않으면 트레이드요구할수도 있고, 설혹 그게 아니더라도 1년만 더 있으면 FA가 되니 자신이 가고 싶은 구단에 가서 선발을 할 수도 있겠구요...
무엇보다도, 지금은 시즌중이라 선택의 폭이 엷어 할수없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보스톤이 김병현을 내년이후에도 선발로 쓸 생각을 하지 않고 마무리를 고집한다든가 아니면 트레이드를 해버린다든가 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 즉 제2의 밤비노의 저주가 될것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엊그제 인터뷰에 영어로 옮긴말에 보니까, 기자가 묻는 말에 '선발투수하는 걸 (더) 즐긴다' 뭐 이렇게 해놨습디다만은, 마음속에 있는 우리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지 싶습니다( 뭐 이런 뉘앙스의 말도 여러번 했지만요...)
"나는 처음부터 선발투수가 되어 랜디존슨이나 커트 쉴링, 혹은 페드로 마르티네스같은 훌륭한 투수가 되는게 꿈이었다, 그리고 충분히 그들만큼 아니 그들 이상 할 자신도 있다, 시켜보지도 않고 또한 지켜보지도 않고 마무리가 아니면 성공할수 없을거라고 하는 말은 하지마라... 느그가 뭐라 하건 나는 반드시 선발투수가 될거고 선발투수로 성공할 거다, 그리고 그 가능성도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마무리를 그리들 내게서 원하면..., 음~냐~ 기분이다..., 먼 훗날, 아주 먼 훗날에 체력이 쩜 딸리게될때 그때 옛날 기억 되살리며 다시 함 해봐주마들..."
첫댓글 너무너무 멋진 글입니다. 최곱니다. 감동의 눈물이ㅜㅜ 지금 복사해서 제 하드에 저장시켜 놨답니다. 두고두고 읽으려구요... 역시 우리까페 최고의 칼럼리스트이십니다!!
우와..굉장한 글발~ㅡ_ㅡb
글 쓰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요즘...제가 하고싶은 말을 다 하셨군요
추풍낙엽님 글읽으니 제속이 다 시원하네요^^글 잘읽었습니다.
바로 이겁니다^^
병현선수 자신의 능력뿐 아니라 병현선수가 선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의 팀에서 뛰는 것도 중요할듯..디백스나 보스통이나 일단은 성적이 중요한 팀이니...맘편히 선발로의 경험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팀이 좋긴한데...팀문제도 딜레마인 것 같아요.
동감!!!!!!!!! 추천 백만개 날리오~~~~~~~ 아! 근데 이 글 뒤로 혹시 꼬리말 다실 분들 계시겠는데 아무튼 그 꼬리말. 제발 2~3개이상 올리실거면 답글로 해주셨음 합니다~~ 태클 아닌거 아시져?
속시원히 잘읽었소. 명쾌하심이 하늘을 찌를듯하오!
추풍낙엽님!! 재밌는 아뒤뒤에 감추어진 님의 박학다식함.. 반했습니다..^^ 항상 좋은글 감솨감솨..^^
헉스..수고하셧음돠..힘들었겟다~
저역시 110% 동감입니다 글을 읽다보니 커서잡은 손이 절로 내려가더군요...증말 울병현선수 넘 행복할꺼에요...이런 멋진 팬이 있어서^^** 다같이 울병현선수 열씨미 밀어줍시다..메이져리그에서 당당한 선발로 설 그날 까지!!!!!
글 잘봤습니다^^
제가 여기서 읽어 본 글 중 최고가 아닐까...100%동감...
글이 길어서 못 읽을줄 알았는데 그냥 읽혀지네요. 찌라시 기자들이 이 글 읽고 반성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퍼다가 각 특파원들에게 이멜로 보내주었으면 하네요. 훌륭한 글입니다. ^^
노마 가르치며사라... 노마 가르이아파라... 히트당!..글고 추풍낙엽님 글 너무 잘쓰셧네요..^^
와~ 감동!!!!
아무생각없이 술술 읽혀지는게(말두 짧구 글 읽는거 안좋아하거둥여) 바루 평소의 저희생각을 고대루....거부감없는 글솜씨 반햇어여.
병현님 이까페 와서 이 글 본다면 아마 두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감동임당 보구서 한마디 남겨주면 더 좋지~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