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신문을 읽다가 에끼벤에 관한 칼럼이 있어 유심히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최근에 올라오는 여행기에 항상 에끼벤 사진이 있어 회원님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해서 옮겨 적어 봅니다.......(스포츠 서울 2월25일자 19면 이우석의 食飮(식음)털털 에서)
얼마전 다녀온 일본 출장 중 무려 16종의 에끼벤을 맛봤다. "철도역에서파는 도시락"이란 뜻을 줄인
에끼벤이야 이제 워낙 유명한 음식문화이지만, 맛있는 음식외에도 많은 것들이 그 조그만 상자에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JR큐슈의 가리아케 사장은 "에끼벤은 일본인들의 축소.집약적인 문화를 모두 담아낸 것" 이라고 소개한다. 과연 그렇다. 에끼벤의 화려한 음식 뒷편에는 지역.계절.전통문화가 녹아있다. 2500종이 출시되고 있는 에끼벤.싸게는 260엔짜리 오니기리벤또에서부터 최고 1만500엔짜리
마쓰자카규(마쓰자카 최상급 쇠고기)벤또까지 가격도 다양하다. 에끼벤은 여행의 필수 동반자다.
김밥을 싸서 소풍을 가듯 저마다 에끼벤을 하나씩 챙겨 창밖으로 흐르는 경치를 바라보며 먹는다.
음식에는 지역(地)과 계절(旬) 이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상징성과 희소성을 함께 가진다.
지역 노선의 특성에 맞는 도시락이다. 우리 식으로 설명하면 경부선을 타야 "대구 찜갈비 도시락"을
살 수 있고, 호남선을 타야 "광주 떡갈비 도시락"을 맛볼 수 있다. 계절성도 마찬가지. 봄과 여름에는 장항선을 타더라도 "홍성 전어구이 도시락" 이나 "낙지볶음 도시락"을 맛 볼 수 없다. 그래야 그 도시락을 기다리게 되다. 시식(時食)은 오직 제철에만 맛볼 수 있는 까닭이다. "가을한정"이니 "봄한정"이란 딱지가 붙어야 비로소 가치가 생겨나는 것을 일본의 생산자나 소비자는 이미 알고 있다. 여기에 스토리까지 담는다. 현대적인 테마와 전통 문화를 녹여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에끼벤에 담는 문화는 모두 해당지역의 것이다. 에끼벤이란 "여행"을 기본으로 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 출신의 위인과 명사가 있으면 그를 소재로 한 도시락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구마모토현에는 호족 호소카와 가문을 기념하는 "영주님"도시락이 있고, 고치현에는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 한다는
사카모토 료마의 "료마 도시락"이 있다. 반드시 옛문화만을 소재로 하지 않는다.
특성화 산업과 특산품을 이용하기도 한다. 에를 들어문어가 유명한 지역에서 파는 도시락에는
당연히 문어로 만든 음식이 이것저것 담겨있는데, 전통 문어잡이 통발 모양 요기에 담아낸다.
대나무숲이 많은 곳에선 죽순 밥을 대나무 껍질 용기에 담고, 색실을 감은 공이 유명한 고장에선
색실공 모양 용기 도시락이 있다. 먹고 난 후 가져가면 바로 기념품이되고 자원 절약도 가능하다.
이런 도시락은 타지에서 온 관광객에게나 특히 외국인들에게 지역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밥을 먹으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저절로 배우는 기회가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안동 한우와 헛제사밥을 담아낸 "안동 유림 도시락"이나 떡갈비를 죽세공품에 담은 " 담양 죽쇄원 도시락", 통영 충무김밥 몇개와 졸복과 멸치조림, 꿀빵 디저트가 있는 "충무공 도시락" 등도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첫댓글 어이쿠-만요선님 이 새벽에 주무시지 않고 이렇게 사색적인 글을 올리셨군요. 잘 읽었습니다. 일본의 에키벤이 가격이 만만치 않음데도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역별 독특함, 메뉴의 다양성, 화려한 디자인, 높은 품질과 철저한 위생관리, 잔반이 없게끔 고안하여 취급이 편리함 등등 인 것 같습니다.
만요선님 에끼벤에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에끼벤 종류도 너무 여러가지라 관심도 많이 끌고 탐이 나는 거 같습니다.
에끼벤에 관심이 많은것이 아니라 씨거리님처럼 일본에 관련된 모든것을 좋아하나봐요....그렇다고 꼭 친일파는 아니구요....그런데 글쓰기가 엉망이네요, 글 쓸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왜그러는건지 좀 알려 주세요....
저도 잘 읽고 갑니다.
저도 늘 아쉽습니다. 우리나라는 지역 토산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