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망매가'(祭亡妹歌)는 한국인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애달픈 시다.
8세기경 신라 승려 '월명사'가 지은 10구체 '향가'였다.
죽은 누이(亡妹)를 생각하며 제사(祭)를 지낼 때 불렀던 노래(歌) 였다.
먼저 간 누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절망이 행간에 짙게 배 있다.
가슴 뭉클하고 저리는 서정의 극치를, 군더더기 없이 잘 보여주는 노래다.
현대적인 언어로 재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죽고 살고 하는 길은
이렇게 가까이 있어 두려운데
나는 간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가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리저리 떨어지는 잎처럼
한 가지에서 나고
가는 곳 모르는구나
아아 미타찰(극락세계)에서 만날 나는
도 닦으며 기다리겠다
어제저녁 시간에 '교대역'에서 절친한 친구를 만났다.
식사를 하면서 술도 한 잔 곁들였다.
지난달에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친구는 눈이 퀭했고 처연했다.
어찌 아니 그렇겠는가.
대화 중간중간에 그는 또 다시 눈물을 쏟았다.
서로 간에 진솔한 얘기들이 오갔다.
남은 세 식구의 헛헛한 일상과 근황에 대해서도 서로 교감했다.
친구가 대화말미에 시 한 수를 읊어주었다.
아내의 장례 후에 5살 위인 처형이 직접 쓴 시라고 했다.
제목이 '제망매가'였다.
제목을 듣기만 해도 내 가슴이 저릿했다.
시문은 이러했다.
제망매가
생살 찢고 날아갔네 내 동생
이생에서 우리 모여
사랑하기 꼭꼭 약속했었지
후회 없이 사랑했나
회한에 가슴 쩍쩍 금이 가네
부모 잃은 아이 키워주고
아픈 이 위해 기도하고
세상 구석구석 거침없이
손길 마음길 보태었지
할 일을 다해 육신을 벗었구나 내 동생
영혼은 사라지는 연기가 아니야
뿌리에서 줄기로 줄기에서 꽃잎으로
부지런히 자리를 옮겨 앉는 빛이야
만물에 편재한 사랑으로 부활한 내 동생
나에게 부디 사랑할 힘을 다오
나에게 부디 친절할 용기를 다오
시문을 읽던 친구도, 듣던 나도 또다시 눈물이 났다.
애통하고 절절한 '제망매가'였다.
사랑했던 아내 그리고 정이 깊고 배려심 많았던 처형.
육심삼 년 간, 한없이 어질고 다정했던 한 여인의 스토리텔링은 끝내 탈고되지 못한 채 그렇게 미완으로 남았다.
'사랑발전소'에도 '물심양면'으로 늘 성원을 보내주었던, 마음씨 곱고 눈물 많았던 여인이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히 영면하시길.
"긴 세월 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고마웠습니다. 한평생 주변을 섬겼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과 봉사의 삶을 살았던 그 모습,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들의 가슴에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