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서걸묘(患鼠乞猫)
쥐가 극성부려 고민하다가 고양이를 구해왔다는 말이다.
患 : 근심 환(心/7)
鼠 : 쥐 서(鼠/0)
乞 : 구할 걸(乙/2)
猫 : 고양이 묘(犭/9)
출전 : 욱리자(郁離子) 포서(捕鼠)
명(明)나라 초기 문인이자 정치가인 유기(劉基)의 욱리자(郁離子)에 쥐 잡는(捕鼠) 이야기가 나온다.
조(趙)나라 사람이 쥐가 극성을 부려 쥐를 잡고자 중산(中山) 땅에 가서 고양이를 얻어 왔다.
趙人患鼠, 乞貓於中山, 中山人予之.
얻어온 고양이는 쥐를 잘 잡을 뿐 아니라 닭도 잘 잡아먹었다. 한 달 남짓 지나자 쥐가 완전히 사라졌으며 닭 또한 한 마리도 없게 됐다.
貓善捕鼠及雞, 月餘, 鼠盡而其雞亦盡.
아들이 쥐뿐만 아니라 닭까지도 없어진 것이 걱정되어 아버지에게 말했다. '왜 고양이를 없애버리지 않으세요?'
其子患之, 告其父曰 : 盍去諸?
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이치를 모르는구나. 지금 내가 걱정하는 것은 쥐에 있는 것이지, 닭이 없어진 것에 있지 않다. 무릇 쥐가 있어 우리 식량을 훔쳐 먹고, 우리의 옷을 훼손하며, 담이나 벽에 구멍을 내고 살림 도구를 상하게 하니 우리가 장차 굶주리고 추위 떨게 될 것이니, 닭이 없는 것 보다 더 해롭지 않겠느냐? 닭이 없으면 닭고기를 안 먹으면 그만이지만. 굶주리고 헐벗는 일보다는 훨씬 참기 쉬운 일이니, 어찌 그 고양이를 없앨 수 있겠느냐?'
其父曰 : 是非若所知也, 吾之患在鼠, 不在乎無雞. 夫有鼠則竊吾食, 毀吾衣, 穿吾垣墉, 壞傷吾器用, 吾將饑寒焉. 不病於無雞乎? 無雞者弗食雞則已耳, 去饑寒猶遠, 若之何而去夫貓也?
이 우언은 어떤 문제가 발생 해 처리할 경우, 반드시 먼저 우리에게 닥칠 이해득실을 신중하게 따져 유리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원칙을 설명한 것이다.
▶️ 患(근심 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괴로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串(관, 환)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患자는 '근심'이나 '걱정', '질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患자는 串(꿸 관)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串자는 사물을 꿰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꿰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물건을 관통하는 모습을 그린 串자에 心자가 결합한 患자는 꼬챙이가 심장까지 관통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근심은 마음을 짓누르는 병이다. 병이 들거나 근심 걱정이 생기면 몸과 마음이 아프게 되니 이렇게 심장을 꿰뚫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 患자는 '근심'이나 '질병'을 뜻한다. 그래서 患(환)은 환난(患難), 마음에 걱정이 생기는 근심의 뜻으로 ①근심, 걱정 ②병(病), 질병(疾病) ③재앙(災殃) ④근심하다, 걱정하다, 염려하다 ⑤미워하다 ⑥앓다, 병에 걸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근심 없을 개(恝), 근심 수(愁), 근심 우(憂)이다. 용례로는 병을 앓는 사람을 환자(患者), 근심과 걱정을 환난(患難), 병이나 상처가 난 곳을 환부(患部), 앓는 사람이 있는 집을 환가(患家), 근심과 재앙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환란(患亂), 근심 때문에 생기는 고통을 환고(患苦), 가난함을 걱정함을 환빈(患貧), 앓는 자리를 환소(患所), 병 또는 근심과 걱정을 환우(患憂), 앓는 부위를 환처(患處), 환난으로 생기는 해로움을 환해(患害), 병든 가축을 환축(患畜), 웃어른의 병을 높이어 일컫는 말을 환후(患候), 환난이 생겼을 때 서로 도와 주는 것을 이르는 말을 환난상휼(患難相恤), 이익이나 지위를 얻기 전에는 얻으려고 근심하고 얻은 후에는 잃을까 해서 걱정한다는 뜻으로 이래저래 근심 걱정이 끊일 사이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환득환실(患得患失), 병이 나아 평상시와 같이 회복됨을 일컫는 말을 환후평복(患候平復),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글자를 아는 것이 오히려 근심이 된다는 뜻으로 알기는 알아도 똑바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지식이 오히려 걱정거리가 된다는 말을 식자우환(識字憂患), 내부에서 일어나는 근심과 외부로부터 받는 근심이란 뜻으로 나라 안팎의 여러 가지 어려운 사태를 이르는 말을 내우외환(內憂外患), 범을 길러 화근을 남긴다는 뜻으로 은혜를 베풀었다가 도리어 해를 당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양호후환(養虎後患), 도둑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근심을 일컫는 말을 절발지환(竊發之患), 보는 것이 탈이란 뜻으로 보지 않아서 모르고 있으면 그만인데 눈으로 보면 무엇인가 문제가 생겨 우환이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견물우환(見物憂患) 등에 쓰인다.
▶️ 鼠(쥐 서)는 ❶상형문자로 쥐의 이와 몸을 본 뜬 모양이다. ❷상형문자로 鼠자는 '쥐'나 '좀도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鼠자의 갑골문을 보면 쥐의 주둥이 주위에 흩어진 낱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을 갉아먹고 있는 쥐를 표현한 것이다. 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곡식을 훔쳐 먹고 살던 동물이다. 그러다 보니 鼠자에는 '좀도둑'이나 '간신배'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 鼠자는 금문으로 넘어오면서 모양이 크게 변형되었는데, 쥐의 앞니는 臼(절구 구)자로 바뀌었고 꼬리와 발은 생략되었다. 鼠자는 쥐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鼢(두더지 분)자나 鼬(족제비 유)자처럼 설치류와 관련된 동물을 뜻하게 된다. 그래서 鼠(쥐)는 ①쥐(쥣과의 포유 동물) ②좀도둑 ③병(病)의 이름, 임파선(淋巴腺) 결핵(結核) ④간신(奸臣)의 비유 ⑤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걱정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쥐며느리를 서고(鼠姑), 족제비를 서랑(鼠狼), 쥐의 족속 또는 몹시 교활하고 잔일에 약게 구는 사람을 서족(鼠族), 좀도둑으로 자질구레한 물건을 훔치는 도둑을 서도(鼠盜), 목에 결핵성 림프선염이 생겨 곪아 뚫린 구멍에서 늘 고름이 나는 병을 서루(鼠瘻), 갈매나무를 서리(鼠李), 소인배들을 서배(鼠輩), 쥐의 털과 같은 빛깔 곧 짙은 잿빛을 서색(鼠色), 곡식을 쥐가 먹어서 나는 축을 서축(鼠縮), 쥐가 쏠아서 결딴냄을 서파(鼠破), 쥐의 가죽을 서피(鼠皮), 두 다리의 사이를 서혜(鼠蹊), 쥐의 쓸개라는 뜻으로 담력이 약한 것을 얕잡아 이르는 말을 서담(鼠膽), 들쥐를 야서(野鼠), 캥거루를 대서(袋鼠), 박쥐를 비서(飛鼠), 사향쥐를 사서(麝鼠), 토끼를 토서(兔鼠), 두더지를 토서(土鼠), 다람쥐를 산서(山鼠), 날다람쥐를 청서(靑鼠), 족제비를 낭서(狼鼠), 족제비를 황서(黃鼠), 흰쥐를 백서(白鼠), 땅강아지를 석서(石鼠), 두더짓과에 딸린 포유 동물을 분서(鼢鼠), 다람쥐과에 딸린 작은 동물을 석서(鼫鼠), 들쥐과에 딸린 포유 동물을 수서(水鼠), 쥐의 간과 벌레의 팔이라는 뜻으로 매우 쓸모없고 하찮은 것을 이르는 말을 서간충비(鼠肝蟲臂), 쥐나 개처럼 가만히 물건을 훔친다는 뜻으로 좀도둑을 이르는 말을 서절구투(鼠竊狗偸) 등에 쓰인다.
▶️ 乞(빌 걸, 줄 기)은 ❶가차문자로 气(기)의 본자(本字)이다. 기운기엄(气; 구름 기운)部의 생략자로 열망하는 뜻으로 차용해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乞자는 '빌다'나 '구걸하다', '가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乞자는 乙(새 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새'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乞자는 구름이나 공기의 흐름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乞자는 气(기운 기)자와 같은 글자였다. 乞자의 갑골문을 보면 三자와 같은 세 개의 획이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공기의 흐름을 표현한 气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气자는 米(쌀 미)자를 결합한 氣(기운 기)자가 되었고 획을 하나 줄인 乞자는 '가난하다'나 '구걸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乞(걸, 기)은 ①빌다, 구걸(求乞)하다 ②가난하다 ③취(取)하다, 독촉(督促)하여 받다 ④구(求)하다, 청구(請求)하다 ⑤소원(所願), 요청(要請) ⑥거지, 그리고 ⓐ주다(기) ⓑ급여(給與)하다(기) ⓒ기운(氣運), 기미(幾微)(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할 구(求)이다. 가차문자란 이미 있는 글자의 뜻에 관계 없이 음이나 형태를 빌려 쓰는 것을 말한다. 용례로는 휴가를 얻음을 걸가(乞暇), 승려를 일컫는 말을 걸사(乞士), 음식 따위를 빌어 먹음을 걸식(乞食), 남에게 빌어서 요구함을 걸구(乞求), 걸식하는 아이를 걸아(乞兒), 적에게 화의를 구함을 걸맹(乞盟), 노인에게 착한 가르침을 구함을 걸언(乞言), 거지를 걸인(乞人), 뼈를 고향 땅에 묻히기를 청원한다는 뜻의 걸골(乞骨), 빌어먹는 귀신의 뜻으로 굶주리어 염치를 돌아보지 않고 음식을 지나치게 탐내는 욕심을 걸신(乞神), 상대자의 동정심에 호소하여 부탁을 들어 달라고 사정하여 빎을 애걸(哀乞), 남에게 물건이나 돈이나 곡식 따위를 거저 달라고 비는 일을 구걸(求乞), 엎드려서 빎을 복걸(伏乞), 원말은 원사해골로서 해골을 빈다는 뜻으로 늙은 재상이 연로하여 조정에 나오지 못하게 될 때에 왕에게 사직을 주청함을 이르는 말을 걸해골(乞骸骨), 거지 애가 비단을 얻었다는 뜻으로 제 분수에 넘치는 일을 지나치게 자랑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걸아득금(乞兒得錦), 비렁뱅이가 하늘을 불쌍히 여긴다는 뜻으로 주제넘게 엉뚱한 일을 걱정한다는 뜻의 속담을 걸인연천(乞人憐天), 구걸은 함께 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요구하지 말라는 말을 걸불병행(乞不竝行), 절에 가서 젓국 달라 한다는 뜻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곳에 가서 당치 않게 찾는다는 뜻의 속담을 상사걸해(上寺乞醢), 애처롭게 하소연하면서 빌고 또 빈다는 말을 애걸복걸(哀乞伏乞),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빌어 먹는다는 말을 문전걸식(門前乞食),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면서 빌어 먹는다는 말을 유리걸식(流離乞食), 부모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봉양하기를 원하다는 뜻으로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성을 이르는 말을 원걸종양(願乞終養) 등에 쓰인다.
▶️ 猫(고양이 묘)는 형성문자로 貓(묘)의 속자(俗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苗(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猫(묘)는 ①고양이 ②살쾡이(고양잇과의 포유류) ③삵(살쾡이. 고양잇과의 포유류) ④묘족(苗族)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고양이의 어린 새끼를 묘아(猫兒), 고양이의 대가리를 묘두(猫頭), 집 고양이를 가묘(家猫), 털빛이 누른 고양이를 금묘(金猫), 개와 고양이를 견묘(犬猫), 고양이의 수컷을 웅묘(雄猫), 새끼 고양이를 자묘(子猫), 쥐와 고양이가 함께 잔다는 뜻으로 상하가 부정하게 결탁하여 나쁜 짓을 함을 이르는 말을 묘서동면(猫鼠同眠), 고양이 발에 덕석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이 아주 다정한 모양이나 또는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하는 행위를 이르는 말을 묘족고석(猫足藁席), 고양이가 손수건 쓴 것 같다는 뜻으로 본래 보잘 것 없이 생긴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모양을 이르는 말을 묘착수파(猫着繡帕),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뜻으로 실행하지 못할 일을 공연히 의논만 한다는 말을 묘항현령(猫項懸鈴), 궁지에 몰린 쥐가 기를 쓰고 고양이를 물어 뜯는다는 뜻으로 사지에 몰린 약자가 강적에게 필사적으로 반항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서설묘(窮鼠齧猫), 쥐 안 잡는 고양이라는 뜻으로 있어도 제 구실을 못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이르는 말을 서묘목장(鼠猫木將), 고양이로 고양이를 바꾼다는 뜻으로 사람을 교체하여도 별다른 성과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이묘역묘(以猫易猫), 쥐로 고양이를 바꾼다는 뜻으로 사람을 교체한 것이 도리어 이전 사람만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서역묘(以鼠易猫), 눈 먼 고양이 달걀 어루듯 한다는 뜻으로 그리 귀중한 것도 아닌데 제 혼자만 귀중한 줄 알고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할묘농란(瞎猫弄卵),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을 흑묘백묘(黑猫白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