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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출처 : 여성시대 바다효과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안녕 여시들
이번 글은 동경X멸망의 이야기가 중심이야
9~10화는 어려운 내용이 없어서 해석할 게 적어서.. 글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긴 하네ㅋㅋㅋ
그래도 그만큼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야
모르는 여시들도 알 수 있게 쓰려고 했어
1~6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eHf/3292934?svc=cafeapp
7~8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eHf/3301496?svc=cafeapp
두 번째 글(7~8화)은 신탁 해석자 마냥 신이 하는 말 위주로 글을 썼기 때문에
저 글에 담지 못 한 8화 내용도 있어
그리고 9~10화를 보면서 멸망이가 화자인 듯한 곡을 하나 찾았는데 끝에 추천할게 ㅎㅎ
아!
그리고 다들 알겠지만 진하게+기울임은 나레이션이야
그럼 즐감하고 댓글은 아끼지 말아줘🥰
그동안의 이야기
목숨을 담보로 멸망과 계약한 동경은 ‘계약을 깨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는 계약 조건으로부터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키고자 멸망을 사랑하기로 결심한다
한편 멸망은 세상 멸망이라는 목적을 위해 접근한 동경이 거슬리기 시작하고,
동경에게 점차 연민을 느끼게 된 멸망은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려 ‘탁동경도 하찮은 인간일 뿐이다’, ‘나를 두려워하거나 원망하는 인간들 중 한 명이다’라고 생각하려 애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일부러 자신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등 동경을 도발한다.
그러나 동경은 멸망의 존재와 삶을 진심으로 연민하고, 다른 인간과 달리 자신을 하나의 인격체처럼 대하는 동경의 모습에 멸망의 마음도 흔들리게 된다.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물들어 간다.
🌼🦋
“오해하지 마라~ 이거는~”
-알아, 충전.
“아니거든~ 이건 그냥 잡고 싶어서 잡고 있는 거거든~
너 그거 알아? 여기 봄 되면 사람들 엄청 온다?”
-왜?
“벚꽃 보러. 이럴 줄 알았으면 지난 봄에 꽃놀이나 실컷 다닐 걸. 그게 마지막일 줄도 모르고.”
인국 코트 색 너무 안 어울려ㅜ
“이거 뭐야...? 이거 네가 한 거야?!”
-응.
“와.. 진짜 봄 같아...”
-진짜 봄이야. 잠깐 뿐이지만. 시간을 잠깐 거슬러 온 거야. 뭐, 별 거 아냐.
“그래~ 너 잘났다.”
“와~ 진짜 너~무 예쁘다.
나... 봄은 맨날 좋은 기억 밖에 없다? 옛날에 딱 이렇게 벚꽃 폈을 때 엄마아빠랑 선경이랑 관람차 타고 사진 찍은 적 있었거든. 딱 그 날 만큼 행복해 지금.”
-...
“야.”
“좋아해.”
-...
“좋아한다고, 나 너.”
-...
“아~ 속 시원하다!
나 간다~ 나 오늘 집에 안 들어가. 언니네에서 자고 갈 거야!”
봄에 또 하나의 행복한 추억을 만든 동경
그래서 다음 날 멸망이는
동경이를 놀이공원에 데려 왔음
“이거 뭐야?”
-행복했다며, 그 날.
어린 동경이가 있었던 과거의 놀이공원으로
“예쁘다~ 꼭 사라질 것처럼.”
-사라질 것들은 대체로 다 아름답지.
“나 사라졌을 때 다들 나 기억 못 했다고 했지?”
-응.
“나 죽으면 말이야, 그랬으면 좋겠어. 남은 사람들이 다 날 잊었으면 좋겠어. 나 때문에 너무 슬프지 않게. 그렇게, 꼭, 증발하듯 사라졌으면 좋겠어.”
“혹시 말이야.. 그것도 소원으로 빌 수 있..”
아 진짜 관람차에서 ㅋ
손 디테일 굿ㅋ
“너는 맨날 갑자기 그러더라~”
-뭐, 키스?
“아이 그걸 뭘 또 그렇게 막 콕 찝어서 @&%#^..”
-남 위해서 네 소원 쓰지 말라고. 웬만한 건 내가 이렇게 다 해 줄테니까 그건 더 오래 생각해서 널 위해 쓰라고. 후회 없이.
“썼잖아, 날 위한 소원. 근데 네가 안 들어 줬잖아~”
‘네가 날 사랑했으면 좋겠어.’
“네가 안 된다고 했어~ 그거.”
-그거면 소원 쓸 필요 없어.
“너 그거 무슨 뜻..
어!?”
“죄송..”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우연히 마주친 엄마
그리고 아빠와 자신의 어린 시절
“보고 싶어할 것 같아서.”
“보여 줄 수 있는 건 아주 잠깐이야.”
-아..
“내가.. 또 실수..한 건가?”
이젠 자연스럽게 동경이의 표정을 읽고 생각하는 멸망
-아니.. 행복해서 그래. 나 행복해.
행복했어 방금.. 무지무지하게.
“탁동경.”
-어?
“좋아 해, 나. 좋아해도 돼. 난 이제 너 말고 아무 것도 상관 없어졌으니까. 소원 쓸 필요 없어. 이게 내 답이야. 그러니까.”
“탁동경!”
“엄마..?”
“.....이모!”
동경이 소식 듣고 한국으로 날아 오신 이모 ㅠㅠㅠ
“그러니까 선택해. 세상과 너를.”
담담하게 죽음을 말하는 동경이 앞에서
사랑하는 동경을 대신해 죽을 생각을 하는 멸망
아 근데 서인국 입김 봨ㅋㅋㅋㅋ
이모가 오시는 바람에 둘은 다시 별거하게 됨
“네 속 뻔히 알아. ‘부담되겠지, 민폐겠지’ 이런 생각하면서 나한테 연락 안 한 거 뻔히 안다구. 넌 10살 때 부터 그랬어~ 맨날 내 눈치 보고, 꼭 손님처럼 굴고. 피곤하게 살어, 참.. 그러니 안 아프고 베겨?”
-이모..
“언제까지 예의 바르게 굴 거야.. 네가 내 인생에 들어온 손님이야? 야, 여름 원피스도 몇 개 사둔 거 있는데 너 지금 한 번 입어 볼래?”
-...
“내가 캐나다에서 너 생각날 때마다 한두 개 산 게 이만큼이야. 너 이거 계절에 맞게 다 입어야 해~? 돈 쓴 보람 있게 뽕 빼야지.”
전 글에 미국이라 썼는데 캐나다였대.. ㅈㅅ
“이모는 그럴 각오로 비행기 탔어.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 응?”
-이거 선경이 주지 마. 내 거야.
“어유~ 옷 욕심 많은 것도 지 엄마랑 똑같아.. 언니가 뺏어 간 내 옷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그래서 안 뺏으려고 했는데.. 이모 인생.
“뺏은 적 없어. 그냥 내가 준 거야. 주고 싶어서 준 거야.”
ㅜㅜㅜ
한때는 나도 그들 틈에 속하고 싶던 적이 있었다.
그들처럼 먹고, 그들처럼 잠들고, 그들처럼 연민하고, 사랑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 틈에 속할 수 있나.
그들은 늘 떠난다. 늘 어딘가 갈 곳이 있다.
나와는 다르게.
그때 깨달았다. 갈 곳이 없는 나는, 이 삶에 끝이 없는 나는 결코 그들이 될 수 없음을.
나의 일은 언제까지나 그들을 지켜보는 것.
다음 날
동경이가 선물로 휴대폰 사줌ㅋㅋㅋ
저장명 [사람] [동경] 성 붙이면 정 없대
“어제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질 수도 있고, 응? 내가 다~ 생각이 있어요~”
-그냥 자기 전에 통화하는 게 설렜던 거 아니고?
“...아이 뭐.. 그것도 쪼끔? 맞긴 맞고. 자 이제 서로 번호도 땄고~ 그 다음엔 뭐 할까?”
“뭐 해?”
-받아.
“?”
-시간 돼?
“??”
-번호 따면 다음 순서는 이거 아니야?
“ㅋㅋㅋ시간 되면 뭐?”
-같이 놀자.
연애 재밌게 하네...
자기 전 통화 장면은 내가 생략한 게 맞아ㅈㅅ
멸망이가 데려간 곳은 폐교를 앞둔 섬마을의 한 초등학교
마지막 졸업식을 앞두고 담임 선생님이 돌아가셨지만 그 소식을 모르는 아이는 선생님만 기다림
그래서 담임 선생님의 모습을 하고 찾아간 멸망
“그럼 이제 이 학교는 사라지는 거야?”
-더는 찾아 올 학생이 없으니까. 지킬 선생님도 없고.
“진짜 선생님은 어디에 있는데?”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겠지.
“뭐? 꿈 속?”
-아니. 삶의 반대편을 향해서.. 지금쯤이면 그 정원에 도착했을 수도 있고.
“그 정원에 있던 걔. 병원에서도 본 적 있어. 그때는 환자복 입고 있었는데.”
-아프거든.
“...아파?”
-늘 아파. 아프게 태어나서 평생을 아프다가 죽어. 그리고 다시 태어나서 또 평생을 아프다가 그렇게 죽어. 그게 그 애가 세상을 유지하는 방식이야. 세상에 모든 죄를 대신해 아프다가 죽는 것. 그게 신의 일이야. 오래 지켜 봤어 그 꼴을.
“나는 내가 제일 불쌍한 줄 알았는데, 난 아무 것도 아니었네.. 애초에 아무 것도 없었으면 세상이 평화로웠을까? 아무 일도 안 일어났으면 말이야.”
-가만히 있어 봐.
“응? 왜?”
-방금 네가 멈췄던 1초 동안 그 어떤 것도 멸망하지 않았어.
네가 바라던 그런 세계였어.
이상하지? 그 1초가 나는 영원처럼 느껴졌다.
살면서 깨달은 한 가지는 영원이란 지속되는 것에는 붙일 수 없다는 것.
‘영원히 사랑한다’는 불가능에 가까워도,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항상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우리는 늘 영원하지 않은 것 때문에 산다.
예를 들면 꿈, 추억, 미련. 그런 것들로.
혹은 사랑, 사람. 그런 것들로.
사람과 사랑은 닮았다. 너에게 그런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됐다.
“야, 나와 봐. 나 너랑 하고 싶은 거 있어.”
동경이는 백화점에서 선경, 지나, 이모에게 줄 선물을 잔뜩 사고 포토매틱 찍으러 옴
-왜 찍는 건데? 나중에 종종 보려고? 그럼 나만 찍어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지.. 누가 보는지는.”
죽을 생각 그만해 이 사람들아.....ㅜ
그렇게 사진 찍고
멸망이 폰 배경도 야무지게 바꿔 줌
다음 날 신을 찾아간 멸망
“나 옷 갈아 입고 있어. 거기서 얘기해.”
-그동안 말 안 들어서 미안. 이제 안 그럴게. 휴전 협상도 아니고 항복이야.
“왜? 착한 아이라도 돼 보려고?”
-노력해볼게. 당신이 걱정하는 일 안 벌어지게.
“내가 뭘 걱정하는데?”
-걔가 세상을 버리는 일은 없어. 없게 할 거야. 내가 그걸 원해.
“...”
-아 그리고, 내내 말하고 싶었는데, 난 그냥 당신이 늘 불쌍했어. 원망했던 시간보다 당신이 불쌍했던 시간이 더 길어.
태어나게 해줘서 고마워. 요즘은 조금 그런 생각이 들어.
12시가 되기 전 멸망이는 동경이를 찾아감
오늘은 기분이 안 좋은지 쭈그리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음
“여러모로 불편하네 같이 안 사니까.”
-그러네.
“다 끝났으니까 간다?”
-넌 들었지? 다들 속으로 무슨 생각하는지. 나 보면서 말이야... 다들 저렇게 웃고 있어도 속으론 되게 아파하지? 나만큼, 나보다 더..
“...응.”
-넌? 넌 나 보면서 무슨 생각하는데?
-내가 모를 것 같아? 너 자꾸만... 자꾸만 나한테 살라고, 살라고 그러고 있잖아. 지는 이미 다 죽은 눈을 하고선...
“...”
-그걸 보는 내 마음은 어떨 것 같은데?
“네가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그렇게 하면 돼. 간단해.”
-가...
네가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 널 사랑해 볼까 해. 그럼 난 아무 것도 잃지 않고 살 수 있을테니까.
계속해서 행복했던 기억들을 상기 시키며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주는 멸망이의 행동들이 너무 슬픈 동경
그렇게 집으로 가던 멸망이는 공원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남
“옛날엔 꽃이 참 볼만했는데, 요샌 통 꽃이 안 펴.”
-죽어 가고 있거든요.
“우리랑 똑같네. 나도, 자네도 죽어 가고 있지. 다 그래 생명은. 허허허. 아이고~ 항상 볼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이젠 못 본다니 아쉽네.”
인간은 아이러니하게도 태어남과 동시에 죽어 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그게 언제가 될 진 아무도 모름
이 모습을 수도 없이 지켜봤지만 통감한 적 없었던 멸망
남자의 말을 듣고 서서 생각하던 멸망이는
동경이를 떠올리곤 달리기 시작함
나는 언제까지고 사라지는 그들을 지켜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들처럼 먹고, 그들처럼 자고, 그들을 연민하고, 사랑하고, 그들처럼 어딘가로 향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었나.
사라지는 것이 두렵지는 않으나,
너를 더는 보지 못 한다는 것은 두려웠다.
바보 같이 이제야 그걸 깨닫는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동경을 연민하고 사랑하게 된 멸망은,
동경이 사라진 시간을 경험해 본 멸망은,
그동안 지켜 보기만 하던 죽음을 머지 않아 직접 느끼게 될 것을 깨달은 멸망은,
갈 곳이 없던, 끝이 없던 멸망은
동경에게 돌아간다. 정해져 있던 것처럼.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말한다.
“사랑해.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어.”
-...
“...”
-그럼 사귀자.
“뭐?”
-사귀자, 우리. 오늘부터.
요즘 연인들은 키스하고 시작한대 사랑을...
별 거 다 해도 고백 안 하면 사귄 거 아닌 K-연애의 정석
다음 날
멸망이 집에 놀러 온 동경
뚝딱뚝딱
“연락을 할까.. 하다가..”
-하지.
“오는 게 낫겠다 싶어서..”
-연락도 하고 오기도 하면 되잖아.
“되게.. 적극적인 편인가봐. 연애하면.”
-연애?
“어? 내가 지금 뭐라 그랬는데?;; 야~ 근데 너 진짜 사람 다 됐다~ 기다릴 줄도 알고.”
-그거 내 전공인데? 기다리고 지켜보는 거. 근데 이제 그거 안 하려고.
“왜?”
-시간 아까워서.
“아..”
-왜 가는데?
“아.. 좁을까봐.”
계속 뚝딱거림ㅋㅋㅋㅋ
“어~ 안 되겠어~ 사방이 뚫린 데서 만나야지.”
-사방이 뚫리면 좀 덜 위험할 것 같아?
“아니 그래도 도망갈 순 있잖아~”
-도망갈 수 있을까? 멸망한테서~?
“우와.. 죽어라 쫓아올 것 같네?”
-그거 내 전공이지.
“아~ 달 예쁘네~”
-네가 더 예뻐.
“아 좀 진짜!!”
-왜?
“넌 진짜 생각을 좀 하고 말해~”
-예쁜 걸 뭘 생각까지 해? 보면 알지..
“허.. 참나..”
haha foxnom
“큼.. 네 정원은 아직도 그래?”
-아직도 뭐?
“아직도 외롭고 쓸쓸하냐고.”
-안 그래~ 네가 들어왔잖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뭐가?”
“야~ 그런 눈 금지~”
-...
“나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은데.”
-뭐가?
“네가 자꾸 아프고, 불쌍하고, 여기 막 걸려 있는 것 같고 그런 거.”
-...누가 누구 보고 불쌍하대.
동경의 두 눈으로 쓸쓸한 멸망의 세상을 목격했던 날,
멸망의 모든 것을 본 동경이 진심을 담아 두 손을 잡아주던 날,
둘은 서로에게 서로가 되기 시작했음
“야! 우리 달도 좋은데 뽀뽀나 할까?”
-뭐?
“ㅎㅎ 농담~”
아 왜 시청자 허락도 없이 농담으로 떼우냐고
“되게 기분이 이상하다. 네가 이렇게 데려다 주니까.”
-자주 데려다 줬잖아.
“아 그때랑 지금이랑은 다르지~”
-아~ 이젠 내가 애인이라서?
“...넌 참 특정 단어들을 주의하지 않는구나~?”
-넌 특정 단어만 주의하고?
“그렇다면 내가 이쯤에서..서슴 없이 이런 멘트를 해야 되나~?”
“라면.. 먹고 갈래?!”
-난 먹지도 자지도 않아.
“아이 진짜 그게 아니잖아~!”
-너 내가 진짜로 받아치면 곤란할텐데?
“어... 얘 진짜 무서운 애네? 야 너 그거 어디서 배웠어.”
-너네한테. 내가 너네만 지켜본 세월이 좀 길거든.
“야~ 너 어디 가~ 어딜 들어가~!”
-라면 먹자며.
재밌네 진짜
아 진짜 재밌네...
캐나다에서 날아 온 이모 남편까지 계심
“삼겹살.. 먹고 갈래?”
맥주 가지러 집에 들어온 이모
병따개를 찾다가 동경이의 영정사진을 발견함....
이모를 도우려고 들어왔다가 울고 있는 이모의 뒷모습을 보게 된 동경이는 어릴 때부터 그래 왔듯 슬프지만 눈물을 참음
“이모는?”
-어 금방 나올 거야.
심상치 않은 동경이의 얼굴을 쳐다보는 멸망
“먹지도 자지도 않는데 같이 분위기 맞춰 줘서 고맙다.”
-말해 봐.
“뭘? 고맙다는 말? 방금 했잖아.
-그거 말고, 네 마음. 네가 말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잖아. 마음은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으니까.
“마음은 원래 그래.”
-그러니까 말해 보라고.
“무슨 얘기가 듣고 싶은 건데..”
-사랑해.
“...”
-힘들어?
“...”
-그럼 힘든 거 말고 쉬운 거 부터.
얼마나 안 괜찮은지, 얼마나 슬픈지, 얼마나 살아남고 싶은지.
얼마나 무서운지.
“...너 여기서부턴 혼자 가.”
다음 날 신을 만나러 병원에 온 동경
분무기를 선물로 가져 왔음
“나는 늘 신을 원망해 왔어. 근데 내가 원망해 온 존재가 너무 작고 연약하네. 신이라는 게 이렇게 작은 어깨 위에 세상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줄은 몰랐거든.”
-요즘 참 듣고 싶은 얘기 많이 듣네.
“그게 다야. 마지막으로 그 말 해주고 싶어서.”
-널 도울 수 있는 건 언제나 너뿐이야. 사랑 해. 마음껏 사랑하고, 그리고 살아. 그 앤 어차피 널 위해 태어난 거니까. 인간을 위해 내가 만든 거니까.
-선물 고마워, 언니.
신이 인간에게, 그리고 멸망에게 계속 해서 전하는 메세지는
세상에 발 붙이고 사는 한 자신의 존재 가치와 소중함을 깨닫고, 사는 동안 만큼은 삶과 운명을 원망하기 보다 나와 주변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라는 것
그렇게 짧은 만남 후,
병원에서 우연히 주치의를 만난 동경
치료를 안 받고 있으니 주치의는 아닌가? 암튼 드라마 첫 장면에 등장한 의사고, 둘은 편집자-작가의 관계로 처음 만났음! 어쨌든 원래 알던 사이
“저 결혼합니다.”
-네? 와ㅎㅎ
“3개월 후에요. 와 주세요, 꼭이요. 그거 부탁 드리려고요.”
-아 ㅎㅎ...
건성 타입이랑 결혼하시네
그리고 의사를 시작으로 같이 일하던 사람들과 작가들을 한 명씩 만나는 동경 (동경이 진짜 착한 듯)
멸망이는 같이 있고 싶다며 옆에서 운전하면서 따라다님
“작가님, 작가로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면 세상이 멸망하고, 세상을 지키려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요. 이런 설정이라면 어떻게 해야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요?”
-그럼 주인공이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주인공은 슬프겠지만.. 그게 선택 받은 자의 무게니까.
“주인공이 슬픈데, 해피엔딩일까요?”
-대신 다른 사람들은 주인공이 지켜낸 세상에서 행복하잖아요~ 원래 주인공은 그래요. 이거 누구 신작인데요?
“ㅎㅎ.. 역시 탑텐 할만하다, 작가님.”
이 작가는 난소암 3기로 세상을 포기하고 모든 일을 그만 뒀다가, 용기를 내서 치료를 시작함
둘은 서로의 병을 아는 상황
“편집자님은 어때?”
-네? 뭐가요?
“요즘 행복하냐고.”
-아..
“그때, 되게 얼굴이 그랬었거든. 행복을 바로 코앞에 둔 사람처럼 눈앞에 달콤한 걸 먹을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 같아서.”
-작가님.
“응.”
-저 사는게.. 너무 재밌어요. 어떡하죠 저? 너무.. 너무 재밌어요 지금.
그렇게 작가들을 만나고 밖으로 나온 동경
“얘가 미쳤어~ 아주 몸에 해로운 건 다 하려고 아주!”
-몰랐던 것도 아니잖아~
“몰라. 알았어도 이제 싫어!”
-결혼할래?
“....뭐?”
-손 잡았고, 키스했고, 사귀고. 그 다음은 결혼 아니야?
“아니 무슨 진도가 그런 식으로..”
-평생 이 사람이랑 살고 싶다하면 결혼하잖아, 사람들은.
“넌 나랑 평생 살고 싶어?”
-그건 잘 모르겠는데, 곧 죽는다 생각하면.. 응, 너랑 하고 싶네.
“아니 무슨 초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대학교 입학하는 소리를 하고 있어~! 결혼 전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예를 들면?
“타, 일단.”
“우리 엄마아빠. 결혼 전에 인사부터 드려야지.”
-그때 그 사진이네.
“응.. 됐어, 가자.”
-그냥?
“그럼?”
-무슨 말이라도 해야지.
“말은 다 했어. 여기(마음)로.”
-안 들리잖아.
“입 밖으로 해도 안 들려 어차피~ 그런 말들은 다 내 마음에 대고 하는 거야.”
-안녕하세요. 쟤 남자친굽니다. 오늘 청혼했는데 까였습니다.
“뭐 하냐?”
-따님을 제게 주십쇼. 평생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ㅋㅋㅋ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무릎도 꿇을까?
“아직도 안 꿇었어~?”
“뭐라고 아빠? 절대 안 된다고?! 야~ 나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 절대 못 한다~”
-슬프네.
“뭐가? 까인 게?”
-아니. 그냥 네가. 왜 맨날 하고 싶은 말들을 참아?
“...참기는 무슨~ 야 나처럼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사람이 어딨다고.. 아 됐어~ 빨리 가자. 가게 문 닫을라.”
-가게? 무슨 가게?
“뭐 해~ 빨리 불어.”
-뭐하는 건데?
“생일 축하~ 케이크도 받아 본 적 없겠지, 이런 것도 해본 적 없겠지 싶어서. 빨리 불어~ 소원 빌구.
생일 축하해. 축하 못 받은 것까지 합쳐서 다.”
-소원은 누가 들어주는데?
“음.. 내가? 말해 봐. 대충 다 들어줄게. 결혼 빼고.”
-소원.
-네가 사는 거. 내가 널 살게 하는 거.
“..그건 이미 하고 있어. 이미 네가 나를 제대로 살게 하고 있어.”
-그럼...
-네가 사랑하는 것들과 네가 사랑하는 세상 속에서 웃으며 살아가는 거. 되도록 오래... 그리고 가끔 내 생각도 좀 해주고.
‘잘해줬잖아~ 꼭 사라질 것처럼. 잘해주는 사람들은 꼭 사라져.’
모두가 잠든 새벽 아무도 모르게 집을 나서는 동경
“어디 가?”
-너 왜 여기.. 알고 있었어?
“보고 생각하면 알 수 있어. 네가 어떤 생각인지, 어떤 마음인지.”
“매순간 헤어지는 얼굴이었잖아. 지금도 그래. 날 보는 네 눈.”
-그래, 우리 헤어지자.
“...”
-헤어지고 다시 만나지 말자. 사람들은 그래. 사귀고 헤어지면 다신 만나지 않는 거야. 결혼은 나중에 하자. 살아남고 난 후에. 그때 다시 손 잡고, 키스하고, 사귀고, 결혼하자 우리.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지? 사귀자고 한 거.”
-이게 내가 널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헤어지면? 그렇게 가면? 네가 날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노력할 거야.
“탁선경은? 이모는? 나지나는? 다 잊을 수 있겠어?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것도 노력해 볼 거야.
“안 되면?
-남은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거야. 너도 사랑하게 됐잖아.
-사랑하게 됐어, 너를. 미안해, 사랑해서.
“탁동경.”
“고마웠어, 다. 갈게.”
동료부터 가족까지 주변 사람들을 한 명씩 만나는 동경이를 지켜 보며 이별을 말하는 얼굴을 읽어왔던 멸망
뜬금 없이 섣부르게 결혼 소리를 한 것도 이 때문 아니었을까
동경이와 멸망 사이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둘씩 정리하려는 마음을 읽었기 때문에
그렇게 동경이는 떠남
어쩌면 돌아간다고 말할 수 있는 곳, 제주도로
헤어진다고, 떠난다고 사랑이 없어지는 건 아닐테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고독을 택해보는 동경
모두를 살리기 위해서, 너를 살리기 위해서 나는 철저히 외로워야 한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사랑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도망쳐야 한다면 그 삶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사방이 뚫리면 좀 덜 위험할 것 같아?
-도망칠 수 있을까? 나한테서?
“너..”
-죽어라 쫓아오는 거. 그거 내 전공이랬지.
“너 진짜 왜 이래!! 내가 다신 보지 말자고 했잖아.”
-12시야.
“...내가 그랬잖아. 헤어지면 우린 다시 보지 않는 거라고.”
-아니? 너 말 안 했어. 너.. 네 속에 있는 말 하나도 안 했어.
단 한 번도 한 적 없어.
열 살에 거기 앉아 있을 때부터, 너 죽는 거 알게 됐을 때,
나 처음 만났을 때, 나를 미워하고 나를 사랑하게 됐을 때.
-그 어느 때도 넌 말하지 않았어.
“...”
-말해 봐, 다 나한테.
-말해, 동경아.
“...”
“살고 싶어...
나 진짜 너무너무 살고 싶어...
나 너랑, 선경이랑, 이모랑, 언니랑..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너무너무..
나 너무너무 살고 싶어 나.”
-...나도. 나도 탁동경.
-살아 있고 싶어. 그래서 너랑 같이..
-같이 죽어 버리고 싶어.
사람을, 사랑을 지키고 싶은 동경과
사람처럼 사랑하며 죽고 싶은 멸망
둘은 서로에게 돌아갔다
🌼🦋
그렇게 너에게 도착하였다 - DAY6 (Even of Day)
웃는데 왜 아프죠 좋은데 왜 아리죠
그대의 따뜻한 품속에 있는데 왜 떨림이 멈추지 않나요
이게 뭐랄까 (How should I say this?)
이상한 느낌이라니까
혹시나 널 잡은 손을 놓쳐 버릴까
두려워서 그런 건가 싶어
집이라고 부를 곳 하나 없이 떠돌던
날들의 마지막이 온 것 같아
돌아올 수 있는 곳 다시 찾고 싶은 곳
여기서 시작을 맞을래 (Yeah you)
하염없이 매일 헤매이던 날들은
어디 갈지 딱히 몰랐었던 날들은
결국 여기 네 앞에 날 데려왔어 정해져 있던 것처럼
답도 없이 그저 서성이던 날들에
어디에서도 사랑은 못 찾았지만
지금 여기 니가 주는 이 느낌 사랑일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괜찮은 걸까 이렇게 괜찮아도
두려움은 왜 멈추지 않을까
포기하기 싫은 곳 절대 잃기 싫은 곳
여기서 시작을 맞을래 (Yeah you)
하염없이 매일 헤매이던 날들은
어디 갈지 딱히 몰랐었던 날들은
결국 여기 네 앞에 날 데려왔어 정해져 있던 것처럼
Oh tell me baby is this love
I wanna know if I'm loving Oh tell me am I loving
사랑하는 걸까
답도 없이 그저 서성이던 날들에
어디에서도 사랑은 못 찾았지만
지금 여기 니가 주는 이 느낌 사랑일 수 있을 것 같아
멸망에게 사람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동경
멸망의 연민도, 사랑도, 돌아갈 곳도 모두 동경이었다
멸망은 동경과 함께 살고, 함께 죽고 싶다
노래는 생각보다 신나기 때문에 가사만 보는 것도 ㄱㅊ..
작사가 당신 멸망인지.. 임메아리인지..
첫댓글 아 진짜 눈물나.....
살면서 깨달은 한가지는 영원이란 지속되는 것에는 붙일 수 없다는 것.
'영원히 사랑한다'는 불가능에 가까워도,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항상 가능하다는것.
하지만 우리는 늘 영원하지 않은 것 때문에 산다.
예를 들면 꿈, 추억, 미련. 그런 것들로. 혹은 사랑, 사람. 그런 것들로
사람과 사랑은 닮았다. 너에게 그런 이름을 붙여서는 안됐다
이부분 진짜 많은 생각이 들게 해 ㅠ 너무좋다 여시가 올려줘서 간만에 정주행해야겠어ㅠㅠ
멸망 진짜 재밌게봤어ㅠ
이거 진짜진짜 재밌어… 글에 애정이 느껴진다
너무 재밌다ㅠㅡㅠ
왕와..
너무 재밌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이런 내용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