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요바린다 지진 한인들 표정 밤부터 여진 포함 20여 차례 흔들려 한인 밀집지역 인근서 발생 더 불안
"이러다가 정말 큰 거 한 방(Big One)이 오는 게 아닌가 모르겠어요."
이틀 연속으로 오렌지카운티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남가주 지역 한인들은 밤잠을 설치는 등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여진을 포함해 이틀간 20여 차례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자 빅원이 오는 게 아니냐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특히 지진이 발생한 곳은 풀러턴 부에나파크 등 한인 밀집지역과도 가까운 곳이어서 한인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풀러턴 자생한방병원 윤제필 대표원장은 "미국에 와서 이렇게 큰 지진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밤에 한번 지진이 나기에 끝인 줄 알았는데 이어서 여러 번 지진이 나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는 지진이 거의 없어 이렇게 무서운 것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더 큰 지진의 징조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8일 오전 지진 발생 당시 치과병원에 있었다는 찰스 신(30)씨는 "치과 검진을 받기 위해 천정을 보고 누워있는데 전등이 심하게 흔들렸다"며 "앉거나 선 채로 지진을 당해도 무서운데 누워서 흔들리는 천정을 보고 있는 상태에서 지진을 겪으니 공포감이 두 배 이상 되는 것 같더라"라며 혀를 내둘렀다.
방학을 맞아 자녀만 집에 두고 온 직장인들은 급히 안부 전화를 걸거나 점심때를 이용해 귀가하는 사람도 있었다. 제임스 박씨는 "아내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중학생 딸을 혼자 두고 직장에 나왔다"며 "전날 밤 지진 때문에 무서워하는 아이를 겨우 달래놨는데 아침에 다시 지진이 발생해 아이가 겁을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화를 했는데도 마음이 놓이질 않아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집에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지진에 놀란 한인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이용해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피해예방법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
스티브 황보 라팔마 부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젯밤 잠들기 위해 침대에 누웠는데 지진을 느꼈다"며 "혹시 이게 더 큰 지진이 오는 전주곡은 아니겠지?"라는 글을 남겼다.
라미라다에 사는 데이비드 이씨는 "내일 아침에 중요한 약속이 있는데 지진 때문에 잠을 깨버렸다"며 "날이 더우면 큰 지진이 온다던데 좀 불안하다"고 역시 글을 남겼다.
케네스 노(풀러턴)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진발생 시 사망률 1위는 심장마비이기 때문에 침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진이 날 경우 ▶집에 있으면 책상 밑이나 문틀 아래로 가라 ▶맨발로 밖에 나가면 깨진 유리창에 다치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라 ▶전기와 개스가 자동으로 끊기는 경우가 있으니 비상식량을 준비하라 등의 정보를 올리기도 했다.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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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또 놀랐다…LA·OC 일대 지진
7일 밤과 8일 아침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지진은 LA 오렌지 리버사이드 등 3개 카운티 주민이 느낄 정도의 위력을 지녔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지질조사국(USGS)은 7일 오후 11시23분 오렌지카운티 북부 요바린다 인근을 진앙으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8일 오전 9시33분에는 같은 진앙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일어났다. 두 지진 사이에도 규모 2~2.7의 여진이 30여 차례 이어졌다.
이번 지진은 오렌지카운티 전역과 LA와 밸리 코로나와 포모나 등 인랜드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진동을 감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