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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렇게 카베나기를 쫓아냈다. 실수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정말로 녀석이 아르헨티나로 돌아가버리면 어떡하지… 난 어떻게 돼는거야…
점심도 먹지 않았고 점심시간이 훨씬 넘은 시간이었지만 배가 고프지 않았다. 내가 알기에 오늘은 카베나기의 유나이티드 입성에 관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녀석이… 원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기만을 바랬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어두워졌지만 난 사무실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무료했던지 TV를 틀었다. 젠장… 우연하게도 스포츠채널이었고 TV브라운관 오른쪽 상단에는 특종 인터뷰 페르난도 카베나기라고 적혀 있었다.
CF가 끝나면 녀석의 인터뷰를 방영할 차례인 것 같았다.
TV를 끄려 했지만 녀석이 무어라 말하는지 내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인터뷰는 시작되었고 기자들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카베나기씨 BBA의 조나단 매그리거 입니다. 귀하의 이적료는 무려 2450만달러입니다. 그것도 소문에 의하면 일시불이라고 들었습니다. 이건 정말 파격적입니다. 자신의 이적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카베나기는 내가 보았던 그 어떤때보다 밝아보였고 즐거워보였다.
“세계최강인 유나이티드가 제게 몇 년간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적료가 2000만달러가 넘을거라고는 상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를 높게 평가해준 케빈 로마노비치 스카우터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내게 감사한다고? 내게? 자신이 좋아하는 리버 플레이트에서 데려온 나에게?
카베나기는 웃는 얼굴로 말한다.
“질문 계속 해주시길 바랍니다.”
“ABD의 매튜 놀란입니다. 아시다시피 유나이티드는 세계 최강의 클럽입니다. 포를란 같은 선수와 주전경쟁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리버 플레이트에 있을 때 포를란선수는 인디펜디엔테의 소속이었죠. 저보다도 빠르고 또 날카로운 선수입니다. 하지만 주전경쟁을 해야 한다면 피할 수는 없겠죠.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제 성격상 용납할 수가 없거든요. 하지만 무작정 그런생각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MBD의 데이비드 오리코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리버 플레이트에서 이곳으로 떠나오는것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루머가 돌고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어떠한지 알려주십쇼. 또 이곳생활은 적응할만 합니까?”
“사실 아르헨티나에 있을때에 전 해외이적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밀란의 바레시가 그러하였고 지금에 말디니도 그러하고 또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긱스나 스콜스 등도 그러합니다. 리버 플레이트에서 축구를 시작하여 또 그곳에서 마감하고 싶었죠. 그래서 이곳으로 오는곳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사실이죠! 하지만 불과 몇시간전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곳에 온 것이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이곳생활에 적응하는데에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이곳에 온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오락가락한 녀석이군. 어린녀석이 언론플레이가 죽이는군..
그렇게 카베나기의 인터뷰는 끝났다.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점심도 먹지 않았고 또 저녁을 먹을때가 된것이다. 그러고 보니 다른 스카우터들은 한명도 보지 못했다. 내가 왕따인가? 별로 할일이 없었던 나는 집에가서 밥을먹고 쉬기로 하였다. 집에 도착한 나는 냉장고를 열어보았지만 먹을것이라고 우유와 어제먹던 샌드위치 뿐이었다.
“휴.. 우유라도 먹어야겠군..”
우유를 연 순간 퍼지는 악취~ 유통기한을 보니 집을 구한날 바로 그때 사온 우유라는 것을 깜빡했다.
“제기랄~”
집은 나서려는 순간..
딩동~♪ 딩동~♪
아마 내가 이사온 후에 처음으로 울린 벨이었다.
- 회상2 -
“누구십니까?”
“저.. 페르난도입니다.”
페르난도? 페르난도라면… 카베나기????
난 문을 열어주었다.
“아직 식전이라면 제가 밥은 사고 싶군요. 연봉을 아주 유리하게 계약했거든요. 로마노비치씨에게는 사과 드릴일도 있고 해서요.”
“그럴거 없어! 다 내 자격지심이니깐…. 이왕살려면 밥보다 술을 사는게 어떤가? 연봉을 유리하게 받았다면서?”
“그러시죠~”
나와 카베나기는 웃으면서 술집으로 향했다.
술집에서 우린 술을 거의 마시지는 않았다. 나와 카베나기는 서로의 어릴적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 어렸을적 이야기는 내가 먼저했다.
“난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났지. 아버지는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은 F-1경주선수였고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다가 피나는 노력으로 몇몇 작은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하셨다더군 한창 주목을 받고 계실 때 경기도중 사고로 돌아가셨어 그때 난 3살이었지. 어머니는 날 데리고 고향인 맨체스터로 오게 되셨어. 나 때문에 어머니는 재혼도 하지 않으셨고 아버지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다른 부모들보다 두배 더 힘을었지. 하지만 난 그걸 알았어. 그래서 큰돈을 벌수있는 사람이 되어야만 했어. 그래서 좋아하는 축구를 더 하게 되었고 나의 꿈은 축구선수로 더 확고해졌지. 그래서 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유소년 팀에 들어갔어.”
“엄마 오늘은 슛에 대해 배웠어요. 코치님이 하는 말이 폼을 많이 교정해야 된데요~”
“그래 항상 열심히해라. 아버지처럼…”
“어머니는 항상 아버지처럼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 하셨지.”
“사실 어머니의 고향은 맨체스터였어. 내가 처음 어린나이에 축구를 배울때에 맨체스터에서 배우려했지만 주위에서는 웨스트햄이 더 잘가르친다는 말에 어머니는 런던으로 이사까지 하셨지. 하지만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이사는 4년후에 했어.”
“그것 때문에 런던까지 이사를 갔단 말씀입니까?”
“아까 말했지 않나… 다른부모들보다 두배로 더 정성을 쏟았다고… 하지만 난 영어를 완전히 다 하지 못했어. 그때 내 나이가 8살이었어. 1978년이었지. 그것 때문에 처음에 놀림을 받았어. 하지만 나의 축구실력에 놀림도 첫날이 처음이었지. 하하하..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아저씨의 이력서에보면 레드스타 베오그라드 유소년팀 소속이기도 했다고 하던데요?”
“아저씨? 훗…”
“나이차이도 10년이 훨씬 넘는데… 아저씨 아닙니까?”
“그래.. 아저씨구만.. 알다시피 내가 선수생활을 끝낸곳도 바로 레드스타네. 난 다른 어떤 세르비아의 소년들보다도 레드스타 베오그라드를 좋아했지. 난 8살때부터 15살까지 웨스트햄 소속으로 있다가 1985년에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의 유소년팀에 입단을 했지. 정말 꿈만 같았어. 그때 레드스타는 최강의 클럽이었지. 그때 나보다 1살많았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도 나와 같은 학교출신이었어. ”
“미하일로비치라면… 그 성격더러운…”
“하하하 다들 그렇게 보더군.. 하지만 나와같이 유소년 시절때는 지금정도는 아니었어. 그냥 머라고 할까… 조금은 튀는 아이였다고 해두지. 같이 축구를했고 같이 즐거워했지만 축구인생은 정 반대였어. 내가 세르비아로 돌아온지 2년후에 녀석은 87년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맴버로 뽑혔지만 난 그것도 아니었지”
“그랬군요. 축구인생이 전 반대였다는 것은 그 십자인대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겠지… 내가 21살때였고 시니사가 22살때였어. 그때 레드스타 베오그라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것 알고있나? 인터네셔널컵도 우리가 제패했었지. 레드스타의 최고 전성기였어.”
“아… 젠장…”
“케빈 무슨일 있어?”
“자꾸 오른쪽 무릎이 아파와… 어제경기때문인가…”
“자꾸 아프다면 팀닥터한테 가서 알아봐야지 곧있으면 대망의 마르세유전이야! 결승전이라구!”
“머 괜찮겠지. 저번에도 며칠 놔두니깐 괜찮더라구.”
“조심해. 무릎은 선수들에게 치명적이라고..”
“페르난도 자네도 조금이라도 무릎이 아플때는 주저없이 검사를 받아야 하네.. 며칠이 지나고 무릎의 통증은 괜찮아 지더군. 결승전이었어. 어쩌면 레드스타의 모든 선수들은 이번이 마지막일거라 생각하고 뛰었겠지. 시니사는 그 경기에 스타팅으로 뛰었지만 난 아니었어. 하지만 4강2차전때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지. 그래서 교체출장은 확실한상황이었어.”
“시니사! 잘해라!”
“걱정마! 내가 프랑스놈들한테 질것같냐~!”
“점수가 나지 않고 전반전이 끝났어 난 후반전에 뛰게 되었지 몸상태는 최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어…”
“후반10분경에 난 오른쪽을 돌파하고있었지. 내 생애에 그렇게 빨리달려본적은 없었던 것 같았어. 갑자기 수비수의 태클이 정확히 내 무릎을 가격하더군.”
“그러면 아프다던 그 오른쪽 무릎을?”
“위치상으로도 왼쪽무릎에 가격당해야 했던 것이 정상이지…” 그런데 오른쪽 무릎이 가격당한거야. 당연히 심판은 휘슬을 불어야 했지만 그냥 넘어가더군…”
“정말 참기 힘들었어.”
“난 교체해 들어간지 10분도 되지않아 밖으로 나오게 되었어. 무릎은 찟겨있었지.”
“이거 상태가 심각하군요. 무릎이 완전히 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우선 병원으로 옮겨!”
“그렇게 나는 병원으로 가게 되었고 가자마자 의사는 수술을 해야한다고 말하더군. 딱 보통사람이 보아도 수술을 해야할 지경이었거든 축구선수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십자인대였어. 그런데 수술은 다행이 성공적으로 끝났어. 다시 선수생활을 할수 있을것만 같았지. 그런데 오른쪽 다리의 감각이 전과는 매우 달랐어. 수술이 끝난후에 쉬고있는데 시니사가 문을 박차고 들어오더군!”
“하하하! 케빈! 이겼어! 우리가 이겼다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우리가 했다고!! 아하하하하”
“정말이냐! 정말이야? 야! 이렇게 부상을 당했는데 우승을 못했다면 네놈얼굴에 주먹을 날렸을게다!”
“그래… 무릎은 괜찮은거냐!”
“그럼! 물론이지! 의사도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했어!”
“난 그때 시니사에게 거짓말을 했어. 분명 오른쪽 다리는 전과 감각이 달랐거든.”
“그래서요…”
“하지만 난 다시 재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어. 의사는 한9개월정도 쉬어야 한다고 하더군. 시니사는 단연 레드스타 베오그라드를 챔피언스리그를 우승시키는데 가장 공이 큰 녀석이었지. 녀석은 다음해에 이탈리아 AS로마로 떠났어. 녀석과 내가 갈라진 시기가 바로 92년도 쯤이었지.”
“그랬군요…. 정말 제가 몹쓸짓을 했군요. 단지… 축구를 할수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었는데….”
“안드레아 포르투나토를 아나?”
“글쎄요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봅니다만..”
“유벤투스의 수비수였어. 하지만 95년 2월 유벤투스 Vs 삼프도리아 전을 마지막으로 그를 그라운드에서도 또 세상에서도 그를 볼수 없었지.”
“포르투나토라는 선수가….”
“죽었어… 94년도때 녀석은 백혈병에 걸렸지. 하지만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고 멋지게 재기를 했어.”
“하지만 94/95시즌이 끝날무렵에 녀석은 사망했지. 이탈리아의 수비진에 창의적인 플레이를 주입시킨 선수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인물이었어.”
“아마 살아있다면 말디니나 네스타 칸나바로 보다도 더 큰 선수가 되어있을꺼야. 감히 마테우스와 견줄수 있을정도로 말이야.”
“그렇게 잘했나요?”
“비디오가 있으니 내 빌려주지. 나보다 1살 어린 선수였어. 당시에 시니사가 삼프도리아 소속이었고 또 같은또래다 보니 관심이 가는 선수였지. 머 느끼는 것 없나? 너나 그리고 나나 모두 신께 감사해야 한다는 것 말이야. 리버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하지는 못하게 되었다고 해도 불평하지 말어라…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도 그것을 다 피워보지도 못한 포르투나토가 저승에서 널 저주할 테니까….”
난 더 이상 내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발탁을 앞두고 당한 부상이야기는 입에 담기도 싫었고 또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카베나기는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렸을때의 환경이나 배경 그리고 거쳐온 삶… 질적으로 나와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날짜가 바뀌는지도 모르고 이야기를했고 아침이 되어서야 난 카베나기와 헤어졌다.
난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에서 9개월만에 부상에서 탈출했고 10개월만에 경기에 출장을 했다. 매 경기마다 인상적인 경기를 펼쳐보인 나는 여러 클럽으로부터 제의를 받았지만 난 레드스타와 함께하기를 바랬다. 내 기억에 스파르타크 모스코바, 클럽 브뤼게 등이 내게 관심을 보였고 대표적으로 나를 부상으로 몰아간 마르세유를 비롯 네덜란드 최강 아약스가 내게 연일 영입제의를 해왔다.
당시 가장 높은 이적료를 제시했던 팀이 아약스였고 그 금액 600만달러에 달했다.
아약스가 600만달러의 금액을 제시했다는 것 만으로도 내게는 기쁨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레드스타를 떠날 마음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카베나기가 그랬던 것 처럼 레드스타에서 선수생활을 계속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시니사가 일궈놓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내 손으로 다시 일군후에 빅리그 진출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난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의 신흥 유망주로 떠올랐고 94년 월드컵을 한창 준비중이던 세르비아의 축구협회는 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난 더욱더 열심히 경기에 임했고 반드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겠노라고… 당시 대표팀의 공격진은 세대교체가 필요했고 그래서 나 같은 선수에게 주목을 한것이다.
그리고 93년 8월 내게 전화가 왔다. 국가대표 발탁 통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 어머니가 그렇게 웃는 모습은 생에 처음이었고 또 마지막이었다.
운명의 경기… 선수로써 마지막 경기였다.
그날은 이상하게도 너무 춥게 느껴진 경기였다. 경기 시작후 상대팀은 키 플레이어인 나를 노렸다. 나의 꿈을 날려버린 그 태클… 유난히 높게 다가왔던 그 태클은 내 부상부위를 정확히… 아주 정확히… 그 예전처럼 찟어놓았다.
난 병원으로 직행했고 또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수술대에 올랐다.
고통의 시간이 흐르고 깨어보니 감독과 팀 닥터 그리고 수술을 한 의사가 있었다.
팀 닥터는 아쉽다는 듯 날 쳐다보더니 병실에서 나갔고 의사 또한 나갔다.
“케빈…”
“어떻게 된겁니까… 다시… 다시 뛸수 있는겁니까?”
“유감이네… 자네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된 것을….”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그 유니폼을 입기위해 내가….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하하하.. 저한테 대표팀이 가당키나 합니까… 그럼… 선수생활은요? 선수생활은… 선수…”
“유감이네… 정말 어쩔수가 없네…”
내가… 선수생활을 그만두게 된 계기였다. 재기의 여지조차 없었다. 이미 오른쪽 무릎은 걷는데도 무리가 있었다.
처음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을 때 오른쪽 다리에 감각이 달랐을 때… 그때 이미 다시 의사를 찾아야 했다. 그것이 다시 나를 이렇게 만든 결정적인 실수였던 것이다. 상대선수를 원망 할 필요가 없었다. 전적으로 나의 실수였기 때문이다.
난 그 이후로 폐인처럼 지냈고. 그 와중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하루하루를 술로보냈다.
- 회상3 -
선수 생활을 했었지만 그다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는 않던 나는 금방 돈이 바닥났다. 그럴때마나 시니사는 나를 도와주었다. 내가 재기하기를 바랬던 사람은 나보다도 오히려 시니사였다.
마음은 재기를 바랬지만 신체는 그러하지 못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난 어느정도 오른발을 사용할수 있게되었다. 정상적으로 걷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겨우 정상적으로 걸을수 있다 뿐이었다.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의 홈구장으로 찾아가던 도중에 길가에 버려진 깡통을 보았다. 난 힘껏 차보았다. 그 깡통을 차보고서…. 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1999년이 다가왔다.
친구였던 시니사는 나를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의 유소년팀 트레이너가 될수있게 도와주었고 난 8년계약에 사인을 했다.
그렇게해서 난 제2의 축구인생을 살수 있게 되었다.
어린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이렇게 즐겁고 재미있는 일인지 몰랐다.
하루하루가 항상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02/03시즌을 맞아 구단은 한 시대를 풍미한 로타르 마테우스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뜻밖에도 마테우스는 젊은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마테우스는 부임후 내게 와서 먼저 말을 걸었다.
“자네가 이곳에 있는줄은 몰랐구만….”
자존심 강한 마테우스가 내게 먼저 말을 걸다니…. 기가막힌 노릇이었다.
“아… 네… 3년전에 8년짜리 장기간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렇구만…. 이런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자네는 분명 세르비아에 혁명을 불어일으킬만한 플레이를 하던 선수였어. 내가 자네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지….”
“당시 내가 바이에른에서 뛸 때 자네를 적극적으로 추천을 했었거든…. 베켄바우어도 자네에거 적지않게 관심을 갖고 있었지….”
베켄바우어와 마테우스가??? 내게???
기쁨보다 슬픔이 밀려왔다. 만약… 내가 그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난 시니사를 따라 잡았을까? 아니면 그를 능가했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마테우스는 클럽에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
기존의 코치들도 대부분 바꾸었지만 나는 계속 유소년팀의 기술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창피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나는 레드스타의 팬들에 의해 “세르비아의 바죠”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마테우스입니다.”
“안녕하시오. 알렉스 퍼거슨이라하오.”
“아니… 퍼거슨경께서 무슨일로???”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던 사람을 수색해 본 결과 현재 파르티잔에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말이오.”
“누군지… 제게 말을 해줄수 있으시겠습니까?”
“지금은 은퇴한 사람이오.”
“아하하 저를 영입하시려고 하십니까?”
“허허…. 난 아직 은퇴하기에는 멀었소. 케빈 로마노비치 라는 사람이오.”
“로마노비치라…. 역시….”
“대답이나 해주시오.”
“그를 영입해 가는 것은 대 찬성입니다.”
“아마 마테우스씨께서 많이 도와주셔야 할껍니다.”
“알겠습니다. 퍼거슨경의 뜻대로 하지요.”
케빈이 맨체스터의 스카우터가 되는데에는 두 사람의 노력이 있었던 것 이다….
그 이후로 두 사람은 지속적인 전화를 주고받았고 케빈이 120만달러의 이적료가 있어야만 맨체스터의 스카우터 될수 있었다는것도 이미 마테우스를 통해 퍼거슨이 다 알고있었던 것이다. 결국엔 85만달러의 이적료에 이적을 했지만….
- 다시 아르헨티나에 파견된 케빈 -
내게 있었던 4주휴가도 나 끝났다. 사실 말이 휴가지 내가 한일은 거의 없었다. 지금도 휴가라고 해야 옳을 듯 하다. 시간은 가고 시즌은 다가왔다. 퍼거슨경의 유나이티드는 시즌초반 무서운 돈 바람을 일으킨 첼시와 함께 우승후보로 거론 되었다. 04/05시즌은 그 어느때보다도 유나이티드에게 어려운 시즌이었다. 작년시즌때 강등을 겨우 면했던 리즈 유나이티드가 바레인의 거부 세이크 압둘 빈 무바라크 알-칼리파를 만나면서 8천만파운드에 달하는 빚을 청산했고 또한 첼시처럼 엄청난 자금력을 갖게 되면서 리버풀이 리그 우승후보에서 제외된 현상도 일어났다.
리그가 시작된지 얼마 안돼서 이사회에서는 나를 찾았다.
영국황실로부터 Sir이라는 칭호를 받은 사람은 퍼거슨경 이외에 로이 가드너도 있었다.
가드너의 경우 내가 유나이티드에 온것에 대해 반대했던 사람이지만 레에스와 카베나기 영입 실적을 모두 퍼거슨경이 내 공으로 돌린덕에 점수를 따낼수 있었다.
구단의 많은 스탭들이 나를 신뢰하게된 이유에는 카베나기의 공이 컸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카베나기가 인터뷰에서 가장 존경하는 축구인은 누구냐는 질문에 케빈 로마노비치 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아마 이사회는 나를 더 신뢰하게 된 것 같았다.
- 이사회실 –
여느때와 달리 이사회실에는 가드너경 뿐이었다.
“아 왔구만…”
“혼자 계셨군요.”
“이거 로마노비치씨에겐 미안하게 됐소”
대체 머라고 말할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두근거렸다.
“미안하지만 아르헨티나에 다시 한번 가주셔야 겠소. 이번처럼 테베즈나 카베나기를 데려오는 것처럼 그런 계약건이 아니라 장기간 계셔야 할 것 같소.”
“아…. 장기간 이라면 어느정도….”
“한 1년정도는 가 주어야 할 것 같소. 퍼거슨경의 곁에서 일해봤으니 알것이오. 유나이티드의 방식을 말이오.”
“알고있습니다. 유나이티드의 방식이 아니라 Sir퍼거슨의 방식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군요.”
젠장~!!!! 대체 누구한테 말대꾸를 한거야!!!! 잠시 제정신이 아닌듯 했다.
“맞소. 퍼거슨경의 방식이오. 5일내로 짐을 대충 싸서 가주시오. 그리고 지속적으로 퍼거슨경과 이사회에 연락을 취해주도록 하시오.”
가드녀경이 맞다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다행이다….잘못 말대꾸했다고 정말 찍히는줄 알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에서 돌아오지 마시오!!! 라고 말할까봐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이사회를 나온 나는 카베나기에게 연락을 했다.
락커룸에서 카베나기를 만날수 있었다. 다른선수들은 없었고 카베나기만 있었다.
“널 보자고 한 것은 난 곧 아르헨티나에 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로요?”
“응… 이번엔 너 같은 대어를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가능성있는 돌을 데려오는 것이지… 연금술사 퍼거슨경을 믿고 말야. 너에게 묻고 싶은건 밝혀지지 않은 유망주에 대해 알고 싶어서지.”
“글쎄요… 대부분 프로구단의 선수들은 이미 유럽구단의 표적들이죠. 밝혀지지 않은 유망주는 거의 없어요.”
“그래…. 할수없군…. 그런데 나를 아르헨티나에 파견할게 머람…”
그렇게 카베나기와는 헤어졌다. 5일내로 떠나가라고 하니 아직 시간은 있으렸다….”
별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던 나는 사무실에서 TV를 보기로 했다.
ESPN에서는 NBA를 방영하고 있었다…
LA레이커스와 휴스턴 로케츠의 경기…..
레이커스에서는 오닐과 코비가 단연 돋보였고 로케츠는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야오밍이 돋보였다. 사실 농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TV를 꺼버렸고 잠을 자려하던 순간!! 내머리에 한가지 먼가가 스쳐지나간 기분이 들었다. 난 그길로 바로 집에가서 짐을 챙겼고 공항으로 향했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
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다시 도착했다. 아무래도 아르헨티나의 중심지이다 보니 그런것도 많은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NBA경기를 보고 생각했던 것은 바로 길거리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또는 눈에 띄지 못해 유소년팀에 들어가지 못한 재능있는 아이들이 더 많을거라 생각했다. 퍼거슨경의 도움을 받지 않고 처음으로 유망주를 발굴할 기회가 온것이다.
“옷을 입을때는 첫 단추가 중요하지…”
몹시 피곤했던 나는 다음날에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호텔에 가서 쉬기로했다.
돌멩이를 찾는 일을 본격으로 수행한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다음날 나는 근처 공원을 찾게 되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하고있었다. 농구 같은 스포츠도 할만한데 대부분 축구와 족구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축구나 족구를 즐기고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어른들이었고 어린이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나는 힘겹게 제대로 하지 못하는 스페인어로 어린이들이 많이 축구를 하고있는 곳을 알아낼수 있었다.
내가 가본 그곳에는 정말 많은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있었다.
- 처음으로 발견한 재능 로드리게스 -
“좋아… 수년내로 주전이 될 만한 선수를 뽑아가볼까.”
난 2명정도의 선수를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날 내가 원했던 선수를 찾아볼수는 없었다. 난 그냥 아무 소득없이 호텔로 돌아왔고 퍼거슨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음이 얼마 울리지 않아서 퍼거슨경이 전화를 받았다.
“알렉스 퍼거슨입니다.”
“감독님? 저 케빈입니다.”
“아~ 케빈이었나? 그래 일은 진척 되고있나?”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연금술사 퍼거슨경에게 가져다줄 신비한 돌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하하하하 천천히 하게 어차피 자네는 1년이나 그곳에 머물러야 하지 않는가?”
“네~ 천천히 하겠습니다. 이곳에 머무르는데 드는비용은 전부 구단이 부담하니깐 저야 좋죠! 1년 다 채우고 갈껍니다!”
“하하하하 알았네 그럼 꼭 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가 될만한 아이를 찾아다가 이곳으로 데려와 주기를 바라네.”
“알겠습니다. 꼭 제대로 된 녀석으로 뽑아 가겠습니다.”
난 스페인어를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처음에 아르헨티나에 왔을때에는 퍼기경이 스페인어를 할줄 알았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나 혼자밖에 없는 이곳에서 스페인어는 필수였기 때문이다.
우선 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시작하여 로사리오를 거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보석이 될만한 돌을 찾기를 거듭한지 3개월이나 지났다.
그동안 많은 어린이들을 보아왔지만 그다지 가능성이 있어보이지 않았다. 나는 마지막이다는 심정으로 다시 한번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모든 축구장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전에도 한번 해본일이지만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많이 가보았던 축구장에 몇몇 클럽소속임을 방불케하는 소년들끼리 축구를 하고있었다. 하도 많이 그 축구장에 왔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이 그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는지를 외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어린이로써는 처음으로 돋보이는 아이를 보게 되었다. 녀석 플레이를 난 계속 지켜보았다. 전문가의 입장으로 볼 때 뛰어난 실력을 가진듯 했지만 아무도 녀석에게 조언같은 것을 해주는것 같지 않았다. 그 어느 유소년 팀에도 속하지 않은 말그대로 돌 이었다. 어느샌가 나 자신을 전문가라고 칭하고있다니… 정말 많이 컸다…
난 녀석들의 시합이 끝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녀석들의 시합은 끝날줄을 몰랐다. 나른 녀석들의 플레이도 수준급이었지만 내 눈을 그 녀석이 아닌 다른 녀석에게로 돌아가게 한 녀석들은 없었다.
잉글랜드나 또 내가 자란 세르비아나 어린이들은 매 한가지로 똑같았다. 아무리 요즘시대에 어린이들이 컴퓨터만 한다고 해도 축구를 하는 아이들은 예전처럼 항상 많았다.
그렇게 기다린지도 몇시간이 흘렀다. 저녁을 먹을때가 되자 아이들은 서로 뿔뿔히 흝어졌고 난 그 소년에게 다가가 3개월간 배운 서툰 스페인어로 말을 걸면서 나의 명함을 주었다. 명함에는 똑똑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로고와 함께 나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명함을 어린이게 내밀면서 정말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 녀석은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도 또 명함을 쳐다보더니 약간 놀라면서 내게 머라머라 되 묻는것이었다.
“난 또박또박하게….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카우터다! 널 스카웃하려고 온거야!” 하고 말했다.
“너 잠깐 나있는 호텔로 따라올래?”
녀석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몰라도 고개를 끄덕거린다. 녀석과 대화를 해야 했기 때문에 난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통역을 부탁했다.
“이 소년과 대화 하려고 합니다만… 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네 그렇게 하죠.”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카우터고 유소년팀에 입학을 시키고 싶다고 말해주세요.”
종업원이 소년에게 말하고 다시 소년이 종업원에게 다시 말한다.
“맨체스터의 스카우터라는 것을 잘 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별로 가고싶지 않다고 하는군요.”
아니… 유나이티드에서 관심을 보였는데 그게 싫다고? 이곳에 있는 녀석들은 대체 어떻게 된건지….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 주시겠습니까?”
둘은 또 대화를 했다.
“자기는 맨체스터의 유소년팀에 입학할만한 돈이 없다고 하는군요.”
나는 웃음을 짓고 다시 종업원에게 말했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되면 모든 것이 학비는 필요없다고 말해주십쇼.”
종업원이 말을 들은 소년은 그제서야 웃음을 지었다.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봐 주시겠습니까?”
소년은 대답했다.
“하비에르 호세 로드리게스”
많은 재능을 가지고있던 소년의 이름은 하비에르 호세 로드리게스… 그저 그런 평범한 이름이었다.
그리고 종업원을 통해 내가 1년간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과 또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니 집으로 가자고 말을 했다.
하지만 소년은 혼자 가서 허락을 받겠다고 말했고 호텔을 나갔다.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은지 3시간이 지났을 때 녀석은 짐을 싸가지고 내가 있는 방으로 올라왔다.
녀석은 내게 배가고프다는 시늉을 했다. 참 넉살도 좋은녀석이었다.
집에서 먹고 오면 되지…… 나도 저녁을 하지 않은터라 같이 호텔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이곳에 있으면서 먹어본 아르헨티나 음식은 타말레스나 아사도, 엠빠나다 정도였다.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는 맛있는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난 녀석이 내가좋아하는 타말레스를 먹기를 원했지만 녀석은 로크로(우리나라로 치면 부대찌개??)를 자꾸 먹자고 한것이다.
P.s: * 유럽인들은 국물요리는 싸구려요리다는 인식이 되어있습니다. 국물요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먹기위해 양을 늘린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유럽인들은 집에 혼자 있을 때 이외에는 절대로 남과 같지 먹으려 하지 않고 손님을 대접할 때 국물요리를 대접할 경우 다시는 그 사람과 친하게 지내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답니다. 케빈도 유럽사람이니 그렇겠죠…. 하지만 포도주를 넣고 끓인 스프 같은 경우는 예외이겠죠?*
결국 녀석은 로크로를 먹었고 난 타말레스를 먹었다.
저녁을 먹고 같이 호텔로 가던 도중 난 잠시 고민에 빠졌다. 녀석을 맨체스터에 데려다 주어야 하나 아니면 같이 데리고 다녀야 하는것이다. 하지만 난 데리고 다니기로 결심을 했다. 혼자 다니는 것은 너무 심심하고 또 난 나 아직 스페인어에 서툴렀기 때문이다.
전화가 왔다. 난 퍼거슨경인줄 알았다.
“여보세요.”
“아 로마노비치인가?”
낯익은 목소리…. 가드너경이었다.
“아… 네…”
“일이 어느 정도 진척이 되었는지 알고 싶어서 말이네.”
“네… 현재….”
난 적합한 1명을 찾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말하지 않았다.
“아직입니다만…”
“알았네….. 내가 아직 자네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2명정도의 적합한 녀석들로 데려다 주길 바라네.”
“알겠습니다.”
젠장…. 이사라는 작자가 이런일에 까지…. 너무 관심을 갖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시간이 몇시야? 시간은 밤10시를 넘어섰다.
다음날 나는 하비에르와 함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조금 떨어진 로사리오로 향했다.
로사리오는 아르헨티나 제3의 항만도시로써 부에노스 아이레스보다는 떨어지지만 상당히 발전한 도시였다. 센트럴 레일웨이의 연고지인 로사리오 역시 부에노스 아이레스처럼 길거리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비교한다면 그 수는 더 적은 것 같았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많은 사람들에 비해 뒤 떨어지지 않았다.
하비에르의 말에 의하면 보카와 센트럴의 경기가 아로이이토 스타디움에서 열릴때면 거의 폭동수준이라고 한다.
로사리오에 사는 사람들이 아마 전 아르헨티나 중에서 가장 거친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자꾸 훌리건 훌리건~ 하고 내게 말해주고있다.
로사리오를 거쳐 남은 시간동안 산타페, 코르도바, 라플라타 등을 거쳤지만 로드리게스같이 눈에 들어오는 아이는 없었다.
아르헨티나를 떠나야 할 시간은 다가왔고 결국 2명이라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로드리게스 1명만 데려가게 되었다. 다른 새로운 재능을 찾는데에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난 녀석을 데리고 공항으로 데려갔다.
녀석이 잉글랜드 살려면 비자가 필요했다. 난 아르헨티나 주재 영국대사관으로 찾아갔고 레지던스 퍼밋(Residence Permit) 발급을 요청했다. 여권은 4일이면 금방 나오지만 비자는 3주정도 기다려야 한다는것이었다. 나는 급하다며 사정을 이야기 했고 내가 맨체스터의 스카우터라고도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나는 3주를 더 호텔에서 보내야했다.
하비에르는 이곳 아르헨티나에서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집안에 아버지의 농장일을 도왔고 또 그것을 물려받으려고 했다는것이다.
“너도 다른 아이들처럼 리버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싶니?”
녀석은 서투른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가면서 내게 답했다.
“아뇨… 전…. 리버..의 팬.. 아니라 보카…팬이에요. 지금… 은… 그럴수… 가…없잖아요… 하지..만… 반드.. 시 커리어는… 보카..에서 마감할꺼.. 에요.”
역시 리버의 팬과 보카의 팬은 나뉘어져있다. 부유층은 리버를 좋아했고 빈민층은 보카를 좋아했다. 바람의 아들 카니자 그리고 황제펠레와 비교되는 마라도나, 팔레르모, 리켈메, 카바에로… 전부 어렸을적에 가난했었다.
녀석의 마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단지 보카 주니어스로 향해가는 정거장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녀석을 맨체스터로 데려가는데에 대한 나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바로 저런 아이들처럼 더 크게 될 보석이라는 것을 잘 알고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주 잘………
그렇게 3주는 훌쩍 지났고 9개월이라는 예정시간을 넘긴채 나는 맨체스터에 도착했다. 난 맨체스터에 도착하자 마자 가드너경이 날 급히 찾는다고 하여 가드너경을 찾아갔고 내가 1명밖에 데려오지 못한 것을 예상외로 생각하였다. 예정으로 2명을 데려오지 못했단 이유로 질책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난 기한을 넘긴것에 대해 질책을 받았고 이번이 처음이니 벌금은 내리지 않겠다고 했다. 다행이다.... 얼마받는다고....
난 이사가 유망주 하나 찾는데 이런 관심을 갖는것에 대해 놀랐다.
난 가드너경과의 면담을 끝난후 감독실로 찾아갔다.
퍼거슨경은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 이녀석이 그 아인가?”
“네. 아직 왼발을 아주 잘쓰는 아이입니다. 이름은 하비에르 호세 로드리게스입니다.”
“비자 같은 문제는 잘 해결했나?”
“네 레지던스 퍼밋 발급을 받아왔습니다. 그것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걸렸고요.”
“알았네. 녀석의 나이는…”
그렇고 보니 그것을 물어보지 않았다.
“녀석은 제 나이를 묻는 영어대화를 듣고 12살이라고 대답을 했다.”
“12살? 그래… 그럼 13세이하 반 아이들의 교실로 집어 넣게! 그런데 문제인걸… 기숙사는 15세 이상의 아이들만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네만….
“그럼 제가 데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게.”
퍼거슨경은 녀석이 공다루는 모습을 보지도 않았다. 그냥 나를 전적으로 믿고있던 퍼거슨경은 녀석을 데리고 13세이하 반 아이들의 교실로 데려갔다.
다시 돌아온 나는 피곤함에 이끌려 집으로 갔다.
첫댓글 이제 어떻게 스토리를 해 나가야할지 까먹어 버렸다는.....
최고입니다!!! 진짜 이거야말로 자선전이네요!! 제가본 최고의 자서전인듯...중단하면 테러합니다. !! ^^
정말 베리베리구뜨에여...정말 잘 쓰십니다...계속 건필해주세요...요즘 이거보는 낙에 카페들어온다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런글 쓰는사람 미워요!너무 글을 잘쓰셔서;;;ㅠㅠ
아.. 정말 잘봤습니다. 스토리 진행 생각나지 않으실때는 그냥 며칠 쉬는것도 괜찮을것 같아요~ ㅋㅋㅋㅋ 계속 건필해주세용~ ㅋㅋㅋㅋ
네!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