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사도 순방 로고
교황
바레인 사도 순방 세부일정 공개... 동서양의 평화와 대화를 위한 순례
오는 11월 3-6일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바레인 사도 순방과 관련해 교황청 공보실이 공식 세부일정과 로고, 표어를 발표했다. 이번 순방의 표어는 “땅에서는 선한 이들에게 평화!”이며, 루카 복음서에서 영감을 받았다. 아왈리와 마나마를 방문하는 동안 교황은 바레인 국왕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을 만날 예정이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김호열 신부
바레인 사도 순방은 비록 짧지만 의미 있는 만남과 연설로 가득 찬 여정이 될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약 한 달 후인 11월 3일부터 6일까지 전쟁과 분열로 상처받은 세상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39번째 해외 순방지인 바레인을 방문한다. 순방 표어는 “땅에서는 선한 이들에게 평화!”이며, 루카 복음서에서 영감을 받았다(루카 2,14 참조). 교황이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바레인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11월 4일 동서방이 한자리에 모여 ‘더불어 사는 인류’를 주제로 열리는 “대화를 위한 바레인 포럼” 참석차 바레인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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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9/2022
교황, 오는 11월 바레인 사도 순방
바레인 국왕과의 만남
교황은 11월 3일 오전 9시30분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을 출발해 바레인 왕국의 중앙에 위치한 작은 마을 아왈리에 도착할 예정이다. 교황청 공보실이 발표한 순방 일정에 따르면 교황 전용기는 11월 3일 오후 4시45분(현지시간) 바레인 사키르 공군기지에 도착한다. 공식 환영행사 이후 교황은 오후 5시30분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국왕을 만난다. 지난 2021년 12월 10일 아왈리의 ‘아라비아의 우리 어머니’ 주교좌성당 축복식에 참석한 당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현 복음화부에 통합)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Luis Antonio Tagle) 추기경은 바레인 국왕에게 교황의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아라비아의 우리 어머니’ 성모님은 페르시아만의 주보성인이며, 바레인 왕국이 이 성모상을 바레인 가톨릭 교회에 선물했다. 당시 교황의 서한을 받은 국왕은 “언젠가 바레인에서 교황을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표했다.
이 소망이 사키르궁에서 실현될 예정이다. 사키르궁에서 바레인 국왕을 만난 교황은 첫 공식 일정으로 바레인 정부 관계자들, 시민사회 대표단 및 외교사절단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첫 번째 연설을 한다. 순방 기간 동안 총 다섯 번의 연설, 한 번의 강론, 한 번의 삼종기도가 예정돼 있다.
교회 일치를 위한 모임과 평화를 위한 기도회
교황은 11월 4일 오전 10시 사키르궁 내 알피다 광장에서 열리는 “대화를 위한 바레인 포럼” 폐막식으로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한다. 교황은 포럼 폐막식에서 연설한다. 오후 4시에는 교황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 아흐메드 알타예브의 비공개 만남이 잡혀 있다. 이 만남은 사키르궁 인근의 교황 숙소에서 진행된다. 알아즈하르의 대이맘을 항상 “친구”이자 “형제”로 부르는 교황은 최근 몇 년 동안 그를 여러 차례 만났다. 가장 최근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제7차 세계·전통종교지도자 대회에서 그를 만났다. 오후 4시30분에는 사키르궁 내 모스크에서 “무슬림원로위원회(Muslim Council of Elders)” 구성원들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도 교황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날 마지막 순방 일정은 오후 5시45분 ‘아라비아의 우리 어머니’ 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교회 일치를 위한 모임과 평화를 위한 기도회다. 이 자리에서도 교황의 연설이 있을 예정이다.
순방 셋째 날인 11월 5일 일정은 오전 8시30분 아왈리 “바레인 국립경기장”에서 미사를 거행하며 시작한다. 오후 5시에는 “예수 성심 학교”에서 젊은이들을 만난다.
마나마 일정
교황은 바레인 순방을 마치기에 앞서 11월 6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를 방문한다. 마나마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고 있는 바레인의 가장 큰 도시다. 교황은 마나마의 예수 성심 성당에서 주교, 사제, 축성생활자, 신학생, 사목위원들과 함께 기도모임을 하고 삼종기도를 바친다. 이어 사키르 공군기지로 이동해 환송행사에 참석한다. 그런 다음 오후 1시 사키르 공군기지를 출발해 오후 5시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순방 표어와 로고
교황청 공보실은 순방의 세부일정과 함께 순방 표어와 로고도 발표했다. 표어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루카 복음서가 전하는 주님 탄생 이야기에서 목동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알린 천사들의 찬미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로고는 바레인 왕국과 교황청 국기를 형상화한 두 손이 하느님을 향해 열린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형제자매”로 만나겠다는 약속을 상징한다. 형제적 만남의 열매는 형상화한 “두 손”의 중심부에 그려진 올리브가지로, 평화의 선물을 상징한다. 아래에는 파란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는 텍스트가 배치됐다. 성모님을 상징하는 파란색은 ‘아라비아의 우리 어머니’라는 호칭으로 칭송받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구에 이번 사도 순방을 의탁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아왈리의 주교좌성당도 같은 호칭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