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9.2.20.10:00-13:30 (점심 13:30-14:30)
참가: 회장덕촌,여산,혜종,춘성,매암,흰내,매일생한
간길: 신선동유림아파트앞-체육공원입구-청봉동약수터-헬기장-정상-자봉-손봉-75광장-영선동R식당
우리들의 마음을 숙성시켜주던 겨울도 저 만큼 물러나고 나뭇가지에 새싹이 움터기 시작한다는 우수가 지난지도 몇일. 아파트화단에 매화도 만발하였지만 봄은 아직보이지않아 산삼회는 오늘 봄을 찾으러 영도 봉래산으로 간다
10 시 남포동지하철역에 나온친구들은 7명이다. 오늘까지 비가온다는 예보도있었고 황사영향도 있는 모양이라
지나번 산행때 보다 인원이 적다. 흰내가 얼마전 모임에서 안 온사람들은 어찌됐나 한다고 해서 이제 모이는 곳에 못갈때는 건재함을 신고해야겠다. 여산은 우리가 지금 매이는 곳은 손자보기일지도 모른다고 했다.유치원 갔다 잘 찾아오라고 하면 `할아버지가 오면 좋은데`라는 말에 마음약한 할아버지는 꼼짝없이 마중가야하니 그것이 손자사랑인가보다.
6번 출구로 나왔다. 영도행 버스정류소에서보는 남포동골목길은 옛날 그대로다.어망이나 선구점이 건강식품과 한약건재상으로 바뀌었다. 옛시청자리에 롯데월드건물이 올라오고있다.헤종이 장학사시절 바쁜업무를 늦게 마무리하고 교감단(주로2기)이 초청한 목장원에 갔다.후래자 3배 술을 겁없이 여러사람에게서 급하게 마신것이 화근이다. 그것도 빈속에, 대취했는데도 괜찮다고 호기롭게 태워주는 차를 타고 시청앞에 내렸는데 순간 뺑돌아 계단에서 뒹굴었다.지나가는 아줌마 몇이 큰일 났다 파출소에 연락하란 말은 들었는데 그후기억이 없었다.새벽에 정신차려보니 영도어느병원이고 이마에는 반창고가 붙어있었다.의사가 안 죽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그러고도 그날 출근하여 문지방에 부딪혔다고 했다니 알아줘야 할 체력이다. 후래자 3배술은 조심하자.
10시30분 82번 버스를 타고 신선동 유림아파트 앞에서 내렸다. 어제 부산에는 비가왔지만 먼산에는 눈발이 비치기도하여 기온은 높지않고 바람도 제법강했으나 떠나가는 겨울바닥이라서인지 이른 봄기운이 느껴지기도 했다. 길가집 담안에 홍매화가 만발했다. 백사가 보낸 메일에 퇴계선생이 매화를 읊은 시가 있어 옮겨본다.
陶山月夜詠梅
步섭(밟을 섭)中庭 月진(쫓을진)人 (뜰을 거니노라니 달이 사람을 쫓아오네)
梅邊行요(드릴요) 幾回巡 (매화꽃 언저리를 몇번이나 돌았던고 )
夜沈座久 渾忘起 (밤 깊도록 일어나기를 잊었드니)
香滿衣巾影滿身 (옷가득 향기스미고 달그림자 몸에 닿네)
철망울타리문을 지나 숲길로 들어섰다.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산길은 먼지하나 안나고 코끝이 시원한 솔숲을 걸으니 머리도 상쾌하고 눈도 맑아지는 것같다.
신선1동체력장을 돌아 바다건너 북항과 감만,용당부두를 보며 봉래동 산촌마을 을 지나갔다. 이 고지대까지 집이 올라온것을 보면 그 옛날 이 영도바닥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았을지 짐작이 간다.
낮은 산허리쪽은 철망 울타리가 쭉쳐져있고 곳곳에 문이 있어 들고나게 해두었다.청봉동약수터를 지나 조금오르니 임도가 나왔다. 좀쉬어가자. 10분간 휴식이다.
이제우리는 급행열차를 타서는 안되는 나이다. 천천히가는 완행열차가 맞다.급경사는 피하고 완만한 8부능선을 빙빙돌아서가자.먼산도 한번보고 하늘을 안고 크게 한번 웃어도 보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자. 지금아니면 언제 할긴데. 춘성이가 한달만에 왔다고 한다(자기 말로 자주온다고 뭐라하더라나?) 영감이할멈을 집적인다 `헐껴`허먼` 헌기는 헌기요`여산이 요즘TV 연속극이 뭐가 재밌냐고 물어도 시원하게 대답하는 사람이 없으니 뒷방늙은이가 다된모양이다.워낭소리는 본기여. 할배와 소 뿐이더만. 워낭이 뭐여.`워워 하는기 워낭이여.감자탕은 뭐여-돼지 뼈다귀국물에 삶은 감자아니여-등뼈속에 있는 물렁뼈여(덕촌). 청와대는 대학이름이고 몽고반점은 중국음식점 상호다(춘성).
웃고 농담하는 사이에 봄은 오리나무 새싹끝에 와있었다. 긴겨울 나무색 외투를 벗고 연두색 실눈을 살며시 뜨려고 한다. 조금올라가니 헬기장이다. 산불감시초소와 등산안내판이 게시되어 있었다. 우리가 온길을 보니 천천히 잘온것이다.근무하는 분이 코스도 안내해주고 정상까지는 30분거리란다
정상(祖峰)에 올랐다. 신선이 살고 불로,불사의 영약이 있다는 중국의 상상의 靈山에서 이름을 따와 신령스러움이 담겨있다는 뜻으로 남항과 북항의 태풍을 막아 주는 산이기도하다.내친김에 子峰을 거쳐 孫峰을 지나 75광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하산길이 좀가파르다. 무릎이 약한 매암이 약간 고전이다. 늦게 오는 친구보고 춘성이 약올린다.`대강하라캉이 말안듣고 무릎보호대차고 해` 철망울타리가 나오니 다온것이다. 길은 목장원을 지나게 해놓았고 고기 굽는 내미가 입맛을 돋군다. 75광장 앞에서 버스를 타고 영선R에 내렸다. 춘성이와 덕촌이 아구찜유명한 집이라고 해서 고성아구찜집에 갔다.들어가자 할매가 `이교장 아인교`하고 반갑게 맞는다. 40년을 이 집에서 손님을 맞았으니 알아주는 사람이 얼마겠나.김형오의장과 문정수전시장도 자주온다니 전통과 관록이 붙은 집이다.
혜종이 `이렇게 걸을수 있는 것에다 한잔까지 할 수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것이다` 그렇다 산행의 즐거움중一盃가 百樂之長이요 산행으로 인한 피로회복에 一盃또한 百藥之長이라. 그래서 추사도 인생 3락중 즐거운 벗들과 한잔술을 나누며 세상사와 인간사를 논하며 풍류를 즐기는 것을 그 하나로 삼아았을 것이다.
아구찜 맛은 맛집답게 일품이다.맵지도 않고 간이 맞아 모두가 짱이라고한다. 그래서 음식점은 아는데, 여관은 모르는 데라야 한다(춘성). 노인人口 500만 젊은 백수 500만 어린이 빼면 실제 경제 활동인구는 1500만 되나?
어렵고 힘들 그들을 돕는 뜻으로 우리라도 이렇게 참여해야 한다니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합시다.
놋그릇은 주인의 손이 닿으면 닿을 수록 빛이 난다고 한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정겨운 곳에서 항상 만날수 있는 고마운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
수많은 안타까운분들이 `아아 님은 가셨지만 우리는 님을 보내지 않았습니다`고 가슴을 쓸어 내리는 가운데 오늘 평생 감사와 사랑을 나누시고 가신 추기경님이 모든이의 마음속에 영원히 잠드시는 날이다. 하느님곁으로 가셔서 편안히 영생하리라고 믿으며 , 오늘 하루 우리는 봉래산을 찾은 신선이 되었다가 다음의 인연을 생각하며 각자의 쉼터로 발길을 놓는다.
첫댓글 산행기가 점점 품격을 갖춰갑니다. 적절하게 고사도 인용하고 현대적인 유머도 곁들이고 거기에 한시까지 원용하니 사진 보는 즐거움에 배움까지 보너스를 얻으니 고맙게 읽지 않을 수 없네요. 감사 감사!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매일상한 수고 많았고 고맙소. 못간 것이 죄가 되어 후회해도 소용 없으리....
용기를 주어 감사합니다.
梅一生寒님..post 제목이 너무 너무 멋져요*^*물론 '버드나무'님이 언급한 바와 같이 내용도 멋지지만..봉래산에서 내다 본 大洋의바다는 정말 웅비의 기상을 심어주기에는 최적.. 시간내어 한번 가 보렵니다.. 속이 후련해져요..글 잘보았습니다..
우리 동기들이 보는 공간이니까 부그럼없이 옮겨 본것입니다 동박새님이 응원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봄은 오리나무 새싹끝에 와 있었다. 긴겨울 나무색 외투를 벗고 연두색 실눈을 살며시 뜨려고 한다" 이 멋진 문장에서 충분히 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산행기!! 정말 반갑네요. 매일생한 덕분에 산행에 참석한 것보다 더 생생히 체험합니다. 고맙습니다.
참석한 동기들의 이야기를 적어 본 것인데 읽을만 하다니 감사합니다.
영도 봉래산 등산을 갔다고 하니 영도대교학교에 있을때 봉래산에 등산한 생각이 나네요. 앞으로 보면 태평양이 보이고 뒤를 보면 부산의 도심 남포동과 대신동 용두산 공원이 다 보이며 동쪽으로는 중앙부두를 시작으로 북항 그리고 광안리 해운대를 볼 수 있는곳이지요. 봉래산 코스도 많지요.중간으로 영선동 신선동쪽으로내려 오는곳 목장원쪽으로 내려오는 길 그리고 고신대 방향들 다양한 코스를 정할 수 있지요. 즐거운 등산을 축하하며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