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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럽자동차여행과 카미노 원문보기 글쓴이: 까치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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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프랑스 인기 극작가 보마르셰는 젊은 이발사 ‘피가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세비야의 이발사>라는 희극을 썼다. 프랑스 대혁명을 앞둔 유럽에서 자유와 평등의 정신이 오븐 속의 찐빵처럼 부풀어오르고 있을 때였다. 지금이야 <효자동 이발사>라는 영화 제목도 별로 희한하게 들리지 않지만, 보마르셰의 시대에는 이발사가 연극의 주인공이라는 것 자체가 눈에 번쩍 띄는 일이었다. 이발사가 더 이상 귀족의 하인으로 어느 궁정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자기 가게를 차려 자영업자로 독립했다는 사실은 신분 질서가 무너지는 새로운 시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 시대의 이발사는 머리 깎고 면도하는 일만 했던 게 아니라 현대의 헤어디자이너나 코디네이터처럼 머리 손질과 가발, 화장, 옷단장 등 몸치장에 관계된 온갖 일을 맡아 했고(당시에는 남자들도 가발을 쓰고 화장을 했다), 급할 때는 의사 대신 응급조처도 했다. 또 파티 때마다 이 집 저 집으로 출장을 다니다 보니 자연히 인맥이 생기고 발이 넓어져, 남녀를 이리저리 엮어주는 ‘커플 매니저’ 역할까지 척척 해냈다. 보마르셰의 주인공 피가로 역시 모든 면에 능력 있고 수완이 뛰어난 이발사로, 스스로를 ‘마을의 해결사’라고 부른다. <피가로의 결혼>은 이 <세비야의 이발사>의 속편이자 ‘피가로 3부작’의 제2부.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피가로는 사랑에 빠진 젊은 백작 알마비바를 도와 백작이 사랑하는 평민 처녀 로지나와의 결혼을 성사시킨다. 물론 그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장사꾼답게 백작에게 두둑한 대가를 요구한다. ‘반짝이는 금화만 보면 저는 활화산처럼 힘이 솟구쳐 무슨 일이든지 해낼 수 있답니다’라는 피가로의 아리아는 그의 성향을 한마디로 요약해주는 노래다. 늙고 욕심 많은 후견인의 손에서 로지나를 구해내 백작부인으로 신분 상승을 이루게 해준 셈이기도 해서, 피가로는 로지나에게도 절대적인 신임을 얻는다. 여기까지가 <세비야의 이발사>의 스토리. 이는 훗날 로시니가 작곡한 동명(同名)의 오페라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물 좋고 신분 높고 재산까지 있는 젊은 귀족 사내에게서 성실한 남편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다. 갖은 계략과 매수를 통해 결혼에 성공하자 ‘사랑의 유효기간’은 속절없이 지나가버렸고, 백작은 곧 총각 시절 바람둥이의 ‘명성’을 되찾는다. 급기야는 자신의 결혼을 성사시켜주고 자기 하인이 되어 한 집에 사는 피가로의 약혼녀까지 넘보는 백작.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이런 기막히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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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W. A. Morzart, 1756-1791)의 4막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중에서
Che soave zeffiretto questa sera spirera
포근한 산들바람이 오늘 밤 불어오네
Sotto I pini del boschetto Ei gia il resto capira
숲의 소나무 아래 나머지는 그가 알거야
Canzonetta sull`aria Che soave zeffiretto
소리맞춰 노래해 포근한 산들바람아
Duettino - Sull Aria - Che Soave Zeffiretto
Gundula Janowitz(La Contessa), sop.
Edith Mathis(Susanna), sop.
Karl Bohm - Orchester des Deutschen Oper Berlin und Chor
쇼생크 탈출(Shawshank Redemption,1994)
첫댓글 쇼생크의 탈출을 보면서 의미심장하게 들었던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