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행복합니다.
장마비 때문에 실컷 쉴 수 있습니다. 영양분 많은 장마비 덕분에 내가 심은 옥수수와 감자와 고구마와 고추와 상추와 그리고....(꽤 많이 심었군요.ㅋ) 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나는 북동분교 그늘막 아래 평상에서 비를 바라보며 막걸리를 마시거나 책을 읽습니다. 가끔 옥계면내에 나가서 장떡을 사다가 안주를 하기도 합니다. 장마비에는 장떡이 최고로 맛이 있답니다. 이럴 때 농부가 된 것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시간이 많아서 진보신당 게시판에 들락거리며 글을 읽고 올립니다. 조금 있음 당이 개판이 될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원래 진보신당 게시판은 시끄럽기로 유명했지만, 지금의 사태는 심각하군요.
그런데, 저는 이 지점이 좋습니다. 좋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뭔가 새로운 길이 보인다는 겁니다.
진보 좌파는 어지럽고 불안하고 불행할 때 그 힘을 발휘합니다. 그때부터 개혁이 시작되고 새로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민주노동당에서 나올 때도 그랬지요. 지금도 당이 새로운 도약을 할 때입니다.
그때도 새로운 진보를 추구했지만,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 진짜 진보 좌파인지 결단이 나야 할 때입니다. 어떤 것이 진정 사회주의인지, 무엇이 이 난국을 해결할 열쇠인지.......
전, 장마비 속에서 가만히 생각을 해 봅니다.
장마는 농부에게도 행복했지만, 과거의 사람들에게도 하나의 행복한 문화였습니다. 장마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많죠. 저가 즐겨 먹는 장떡, 만화, 감자 옥수수 쪄먹기, 막걸리, 홍수, 부추전 등등....우리의 장마에 대한 추억은 우리 동북아시아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장마는 농부가 쉴 수 있듯이, 사람들의 행복한 공간입니다. (물론, 집 떠려가는 서민들의 아픔도 있었죠)
우리 당원들이 이 지점에서 한번 호흡을 가다듬을 때입니다.
장마가 문화이듯이, 정치 또한 문화이어야 합니다.
정치가 권력이 되는 이상, 진보 정치는 없습니다.
정치가 선거 표 계산의 얄팍이 되는 순간 진보 정치는 없습니다.
권력을 위해, 선거를 위해, 국회의원을 위해, 진보 정책을 위한 법과 제도를 위해, 보수당과 합치는 것은, 야합입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불륜입니다.
정치가 장마와 같은 문화가 된다면 그렇게 서두르지 않습니다. 조급하지도 않습니다. 국회의원 몇 자리 내주면 어떻습니까?
전, 사회를 변혁 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에 회의적인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인다면, 차라리 국회의원보다 기초의원이 진보적 과제를 실현할 길이 더 많다는 겁니다.
작은 공동체 속으로 더 다가가는 것이 진보의 길입니다.
노회찬과 심상정이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출마하는 순간부터 진보정치는 사라진 겁니다.
시선을 좀더 작은 곳으로 돌려야 합니다. 평범하고 가난하고 소박하고 진실되고 힘 없는 곳에 진실과 진보 정치가 숨어 있고, 그것이 진정 道입니다.
우리 조금 쉬어가면서, 즐기는 정치를 합시다. 배고픈 정치도 할 만합니다.
차라리 배 고픈 정치가 더욱 마음 편하고 배가 부를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욕심들이 많은 지.
첫댓글 굿